창신동의 오늘
낙산 성곽과 채석장 절벽, 복잡한 봉제 거리. 옛 서울의 모습을 간직한 가운데 창신동이 변화하고 있다. 좁은 골목 사이사이를 누비며 다다른 창신동.
A QUEST’ORA
주소 서울 종로구 지봉로17길 29
문의 010-8364-1720
창신역에서 이어지는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다 보면 회색벽돌의 협소주택이 눈에 띈다. 이탈리아어로 ‘이 시간’이라는 뜻의 아께스토라는 이곳에서 와인바와 보틀숍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와인을 좋아하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언제든 와인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2층 보틀숍에는 대표가 직접 맛보고 들여온 200여 종의 와인이 빼곡하다. 가격대는 1만원대부터 1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는데 와인 구매 후 와인바를 이용하고 싶다면 병당 1만5천원의 콜키지를 지불하면 된다. 다정한 아지트를 연상시키는 와인바에서는 식사로도 충분한 라지 디시와 올리브볼, 감자튀김 등 간단히 곁들일 수 있는 스몰 디시를 판매한다. 특히 프랑스식 화이트 소시지가 메인인 부당블랑을 추천한다. 담백하면서도 진한 고기맛과 부드러운 식감에 눈이 번쩍 뜨이는가 하면 어느샌가 와인잔을 비우게 된다.
CHACHA TEACLUB
주소 서울 종로구 종로46가길 13
문의 070-4239-0713
온라인 티숍 ‘차차’의 잎차를 직접 우려 마실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다. 한옥을 개조한 공간은 천장이 개방된 작은 중정과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서까래로 고유의 정취가 가득하다. 주로 백차와 홍차, 우롱차, 보이차 등을 소개하는데 메뉴판에 그 맛과 향이 상세히 쓰여 있어 차를 잘 알지 못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주문할 수 있다. 잎차와 작은 다기들이 준비되면 차를 우리고 마시는 방법을 친절히 안내해준다. 잎차를 바로 구매할 수도 있는데 작은 용량부터 판매해 선물용으로도 좋다. 함께 맛볼 수 있는 다과 역시 전통적인 느낌을 살려 이곳의 공간과 잘 어울린다. 감말랭이와 여러 가지 견과류를 볶아 버무린 곶감 살라미와 헤이즐넛과 다크 초코를 섞은 초코 살라미가 같이 나오는 곶감 초코 살라미의 인기가 높다.
DONGMYO MOON
주소 서울 종로구 종로52길 43-9
문의 070-8836-8641
붉은 조명과 화려한 네온사인이 강렬한 동묘문은 먹을수록 술 한잔이 생각나는 중화음식을 내어준다. 바삭하게 튀긴 면 위에 큼직한 깐쇼새우를 올려주는가 하면 탐스러운 청경채 다발 사이에 윤기가 흐르는 동파육을 담아낸다. 대표 메뉴인 동파육은 삼겹살을 각종 향신료와 간장을 넣고 푹 삶아야 하기에 예약제로만 판매한다. 한입 맛보면 달착지근한 소스와 함께 입안에 녹듯이 사라지는데, 여운처럼 남는 감칠맛이 예사롭지 않다. 서울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중화비빔밥도 인기메뉴다. 새우와 오징어, 각종 채소를 두반장과 고춧가루에 매콤하게 볶아 계란프라이까지 얹어 먹는 덮밥 형태로 사이사이 스며든 불맛이 일품이다. 파인애플과 꽃향이 청량한 고량주 하이볼까지 곁들이면 미식과 분위기에 고루 취할 수 있다.
TERTRE CAFE
주소 서울 종로구 낙산5길 46
문의 02-742-5689
옛 채석장의 흔적이 내려다보이는 창신 숭인 채석장 전망대 바로 옆, 서울의 전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카페가 들어섰다. 재작년 오픈한 테르트르는 오픈과 동시에 창신동의 분위기를 통째로 바꿔놓았다. 건물의 구조는 물론, 가구와 컵홀더까지 이곳의 모든 것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된 결과물이다. 1층부터 4층까지 전면이 시원한 통창으로 뻥 뚫려 있고, 그날의 날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테라스 공간까지 구비되어 있다. 어느 곳에서든 낮부터 밤까지 변화하는 서울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며 커피와 와인, 간단한 칵테일을 마시기에 좋다. 시시각각 색이 변하는 핑크에이드와 로투스 사이 두꺼운 팥앙금과 버터를 겹친 로투스 앙버터가 인기메뉴다. 톡톡 그을린 설탕층을 깨어 먹는 재미가 있는 크림브륄레 라테는 겨울 한정 메뉴인 만큼 봄이 오기 전에 부지런히 맛보길 추천한다.
DONUTJUNGSU
주소 서울 종로구 창신12길 40
문의 02-744-5775
전통한과와 도넛의 연결점을 찾아 도넛을 한국적이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찹쌀을 기름에 지져 만든 개성의 ‘주악’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쫀득쫀득하면서도 폭신한 식감이 특징이다. 강원 감자, 영월 옥수수, 논산 딸기, 우도 땅콩 등 전국 각지의 특산물을 활용한 재미있는 맛이 많다. 도넛마다 다른 맛으로 채운 필링은 진하되 느끼하지 않아 한국식 도넛과 잘 어울린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우유 메뉴의 인기도 높다. 황치즈, 아몬드 대추, 바닐라빈 등 이색적인 재료를 활용해 도넛과 함께 일찍 매진되는 편이다. 낙산성곽과 동대문 일대가 보이는 전망까지, 도넛뿐 아니라 뷰 맛집으로도 유명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MILLIM
주소 서울 종로구 창신6나길 17-6
문의 070-4120-2005
좁고 어두운 통로를 지나면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다른 세계가 나타난다. 자욱한 안개 한가운데 신비로운 돌상이 반겨주는 이곳은 치앙마이의 맛과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온 태국식당이다. 조금 더 넓은 2층 공간에는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팟도 있다. 창 너머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보이는 창신동의 전경이 시원하다. 밀림이라는 상호가 아쉽지 않을 정도로 무성하게 공간을 채운 식물 덕분에 휴양지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음식 또한 아주 화려해 연신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다. 팟타이와 코코넛 커리 등 익히 알려진 태국 음식부터 큼직한 뼈를 통째로 쪄낸 치앙마이 뼈찜처럼 특색 있는 메뉴까지 다양하다. 치앙마이 오리엔탈 3단 배스킷은 핑거푸드로 먹기 좋은 그라탱과 춘권, 잎밥과 과일로 구성되었다. 전반적으로 향신료가 강하지 않아 태국 음식 입문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WOOYOUSO
주소 서울 종로구 창신6나길 17
문의 070-7706-3553
고려시대부터 조선 세종까지, 동대문 동산 일대에는 왕과 귀족을 위해 우유를 수급하는 낙산목장이 있었다. 이를 관리했던 관청인 ‘우유소’에서 이름을 본뜬 이곳은 화덕과 우유, 치즈를 이용한 남프랑스 풍의 메뉴를 선보인다. 1층은 유럽의 어느 가정집을, 2층은 푸근한 외양간 정경을 콘셉트로 삼아 전혀 다른 분위기다. 화덕에서 갓 구운 빵과 신선한 우유로 만든 치즈의 맛은 잊고 있던 여행의 기억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리코타 치즈와 구운 채소를 곁들인 치킨 칼초네는 치즈의 고소함과 채소의 단맛, 치킨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꽤 큼직함에도 금방 동이 날 정도로 계속 손이 간다. 상큼하게 입맛을 돋우고 싶다면 페타치즈와 라임드레싱을 뿌린 사과샐러드를 추천한다. 아주 얇게 썬 사과를 여러 겹 겹쳐 아삭아삭한 식감이 시종일관 경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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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정지원
- 포토그래퍼
- OH EUN B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