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새삼스럽게 새로워지는 새해. 윤아의 처음 보는 얼굴.

 

드레스는 순일(Soonil). 슈즈는 닥터마틴(Dr. Martens). 헤어핀은 소피 부하이 바이 텐 꼬르소 꼬모(Sophie Buhai by 10 Corso Como).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윤아의 촬영마다 하는 고민이 있죠. 윤아가 해보지 않은 콘셉트가 있긴 할까?
소녀시대 때부터 따지면 없는 것 같아요.(웃음)

지금까지 다양한 이미지 촬영을 해왔는데, 매거진 화보의 매력은 무엇인 것 같아요?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스타일을 하니까 더 재미있어요. 못 해본 것도 시도해볼 수 있고요. 무대를 할 땐 방송 카메라의 앵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만, 화보의 앵글은 저의 집중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카메라를 쳐다보면 제 안에서 다른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거든요.

올해 영화 <기적>에 ‘뮤즈’라는 말이 당신의 입에서 나올 때 새롭더라고요. 영화에서 “내가 너를 만드는 거다”라고 하죠. 다른 사람을 막 상상하고 만들게 하는 사람.
하하! 감사한 말씀이에요.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사람들은 새로운 걸 원하죠. 새로운 얼굴을 찾고 싶어 하고요. 그래서 어려워요.
저도 새로운 거 하고 싶어요, 너무. 어떻게 해야 새로울까요?

재킷과 팬츠는 리바이스(Levi’s). 헤어핀은 미우미우(Miu Miu).

일찍 데뷔해 오랫동안 사랑받으면 그런 고민이 있군요? 이번엔 어떤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정해놓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가 있고 아닐 때도 있어요. 오늘은 좀 더 다른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시크’하자고 하면 슈트를 입지, 오늘처럼 믹스앤매치를 하면서 ‘시크’를 보여준 경우는 많이 없었어요. 브랜드와 함께하면 스타일링에 한계가 생기는데, 오늘은 특히 자유로웠던 것 같아요.

도전이라는 건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이고, 안전한 길을 택하면 지루해지기 쉬워요. 그럴 땐 뭘 선택해요?
그때마다 제가 하고 싶은 걸 택해요. 요즘엔 안 해본 걸 더 하려는 편이에요. 저도 맨날 보여지는 느낌들이 비슷하다 보니 한계가 생기는 것 같았어요. 시간이 지나며 제가 변하는 모습이 있을 텐데 그걸 그때그때 비추지 않으면 대중이 보는 저와 스스로 아는 저 사이의 갭 차이가 크게 나는 것 같더라고요. 어느 때는 ‘나 그 정도는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윤아를 생각할 때 활짝 웃는 얼굴이 떠오르는 것 같은 일 말인가요?
꼭 정해져 있는 모습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윤아’라는 사람을 떠올리면 밝은 느낌을 생각하시는 것 같긴 해요.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기도 했고 옛날엔 그런 모습을 더 많이 가지고 있기도 했어요. 그런데 늘 인터뷰에서 말씀드리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어두워졌다는 뜻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밝은 것도 결이 달라지는 것 같거든요. 오늘도 ‘시크’했으면 했지만 시크함도 다 똑같지 않잖아요? 핑크도 다 다르듯이, 저의 결이 바뀌는 걸 따라가고 싶어요.

카디건, 크롭트 톱, 스커트, 스타킹은 모두 프라다(Prada). 미니백은 미우미우.

이렇게 자주 찍히는 윤아는 뭘 찍어요?
폰을 바꾼 지 얼마 안 돼서 새로 찍은 사진이 얼마 없긴 한데, 하늘 보는 걸 좋아해서 하늘 사진이 많아요. 예쁜 구름이 있으면 찍고, 셀카는 거의 안 찍어요. 셀카를 찍는 순간의, 그 찰나의 민망함을 견디는 게 힘들어요. 그래서 다들 저한테 셀카를 못 찍는다고 해요.

최근에는 무대에서 춤을 추는 윤아를 별로 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있어요. 잠이 안 올 때 유튜브로 추천해주는 ‘소녀시대 레전드 영상’을 보면 시간이 훌쩍 가죠.
저도 봐요.(웃음) 직캠이 있던 시절이었으면 좋았겠다고 팬들이 많이 말하더라고요. 연말 무대에 MC를 보니까 그때 특별 무대로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팬미팅을 하면 춤을 준비할 기회가 있을 텐데 요즘에는 그럴 수가 없네요. 조만간 한번 춰야죠. 안 춘 지 너무 오래됐어요.

이렇게 춤을 잘 추는데 배우만 하긴 아깝다고 소녀시대 합류를 권했다는 말이 전설처럼 내려오는데 사실인가요?
저도 그 이야기를 알고 있어요. 저한테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건 못 들었어요. 그분들께 물어봐야 확실히 아는 건데, 그렇게 저를 봐주시긴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어떤 마음이었어요?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건가요?
가수를 해야겠다, 배우를 해야겠다고 정해두진 않고 그냥 다 하면서 지냈는데 기회가 그렇게 온 것 같아요. 팀 활동을 하면서 연기도 하게 되었죠. ‘가수를 포기하고 연기자의 길을 갈 거야’라는 확고한 마음은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된 거 같아요. 마음먹는다고 그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니까요. 작품도 그래요. 모든 건 타이밍과 운과 저의 약간의 노력이 맞춰져서 나오는 결과물 같아요.

재킷은 넘버 프로젝트(Number Project). 티셔츠는 아크메 드라비(Acme de La Vie). 바이크 쇼츠는 가니. 슈즈는 지미추(Jimmy Choo). 비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 결과물이 꽤 멋져요. 요즘 명절이면 윤아를 보는 게 일이 되었어요. <엑시트>가 특별 방송을 많이 하니 가족과 함께 또 보죠.
맞아요, 저도 또 봐요. 영화 작품이 몇 없지만, <공조>도 그렇고 <엑시트>도 그렇고 명절마다 볼 수 있는 게 정말 좋아요. 잘된 영화만 명절에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그래서 더 기쁘고, 명절이니까 가족들 앞에서 으쓱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방금 무척 자랑스러운 표정이었어요.
자랑스러워요! 이제 안 틀어주면 서운할 것 같아요.

올해 <기적>도 그렇고 영화에서 임윤아를 표현하는 방식이 좋아요. 현실적이면서 엄청 똘똘하죠. 그러면서 공동체 의식이 있고, 결코 남만 생각하지 않죠.
그런 캐릭터만 고집하는 건 아닌데 기본적으로 초반에는 저에게 주시는 대본도 그런 성격의 캐릭터가 많아요.

원래도 똑 부러진 사람인가요?
약간 피곤한 스타일이긴 하죠. 스스로 기준에 완벽히 하려고 하는 면이 있어요. 그런 성향을 똑 부러진다고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나중에 결과물이 나왔을 때 ‘어, 이건 내 최선이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면 그걸로 사람들에게 평가받는 게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순간순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보려고 하다 보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까도 제가 조금만 더 찍어주시면 안 되냐고 했잖아요? 뭔가 더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에게 그런 면이 있으니까 그런 캐릭터에 더 끌리는 것 같기도 해요.

전체 인터뷰와 화보는 <얼루어 코리아> 20221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