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기록

방탄소년단이 또 다른 기록을 썼다. 지난 5월 싱글 ‘버터’를 발표하고 국내 초동 1위를 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미국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무려 10주간 1위를 유지했다. 이어서 애드 시런과 함께한 ‘퍼미션 투 댄스’, 콜드 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까지 연속 ‘핫 100’에 올랐다. 음원뿐 아니라 퍼포먼스를 빼놓을 수 없는데,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엔 총회를 방문해 총회장을 배경으로 선보인 ‘퍼미션 투 댄스’ 퍼포먼스는 신선함과 화제성을 모두 증명했다. 한 해 동안 화려하게 기록을 세운 BTS는 이제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AMA로 향한다. 최고의 상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에 드레이크, 아리아나 그란데, 위켄드 등과 나란히 후보에 올랐다. 아시아 가수로는 최초로 이름을 올린 것이기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Z’ GENERATION

<쇼미더머니>가 이전 시즌만 못하다고 해도, 음악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신인 뮤지션을 배출하는 창구임은 분명하다. 작년 연말까지 방송된 <쇼미더머니9>는 우승자 릴보이, 준우승자 머쉬베놈보다 원슈타인과 미란이가 돋보였다. 미란이가 함께한 음원 미션곡 ‘VVS(Feat.Justhis)’는 레전드 무대로 등극. 장기간 음원차트 톱을 차지하고 한국 힙합 어워즈 ‘올해의 힙합 트랙’을 받으며 시리즈 중 가장 성공한 여성 래퍼가 되었다. 방송 내내 프로듀서와 릴보이에게 리스펙트를 받은 원슈타인에게는 러브콜이 쏟아졌다. 독보적 음색과 감성적인 가사,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예능, 광고, 협업 등 2021년을 종횡무진했다.

 

역주행

브레이브걸스
4년 전 발매된 ‘롤린’이 하루아침에 멜론 월간 차트 1위에 올랐다. 과거 위문 공연 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으며 이루어낸 역주행이었다. 해체를 논하는 미팅 직전에 이루어진 극적인 역주행이란 비하인드가 알려지자, 브레이브걸스를 기억하는 이들의 응원은 더욱 커졌다.

SG워너비
오랜만에 완전체로 <놀면 뭐 하니?>에 출연하며 ‘Timeless’ ‘라라라’ ‘살다가’ 등 이전의 명곡들이 줄줄이 차트에 재진입했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추억에 젖게 되니 역시 시절을 기억하기엔 음악만 한 것이 없다. 의외의 전성기를 다시 맞은 SG워너비는 3년 만에 새로운 싱글을 발매하기도 했다.

2PM
‘우리집’ 무대 영상을 한 번만 본 사람이 있을까? ‘1일 1 우리집’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영상의 조회수는 빠르게 늘었고, 군복무로 자리를 비운 멤버들을 떠올리며 ‘있을 때 잘할걸’ 후회조의 농담도 나왔다. 이에 응답하듯 모든 멤버가 군 복무 이행을 마친 후, 5년 만에 정규 7집 <MUST>로 서둘러 컴백했다.

 

처음 선 무대

솔로로선 처음인 무대였다. 하지만 처음이라기엔 너무나 능숙했던 모습 그대로이기도 했다.

 

블랙핑크 리사
첫 솔로 앨범 <라리사>로 케이팝 여자 가수 최다 초동 기록을 경신했다. 블랙핑크 정규 1집의 기록마저 넘어선 리사의 기세는 압도적이다. 타이틀곡 ‘라리사’는 뮤직비디오 공개 48일 만에 3억 뷰를 돌파, 케이팝 여성 솔로 아티스트 중 최단 기록이다.

 

블랙핑크 로제
싱글 앨범 <R>을 발표하며 타이틀곡인 ‘온 더 그라운드’는 발매 당일 51개국 아이튠즈 송 차트 1위에 올랐다. 첫 솔로 앨범인 만큼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로제 역시 작사와 앨범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샤이니 키
예능 속의 키가 익숙해질 무렵, 작정한 모습으로 본업에 집중했다. 미니앨범 <Bad Love>의 동명의 타이틀곡은 강렬한 비트와, 1980년대 서브컬처를 구현한 비주얼 콘셉트까지 오감을 만족시켰다. 음악 방송의 엔딩포즈까지 매번 다르게 준비하니 괜히 만능열쇠가 아닌 것.

 

데이식스 영케이
미니 앨범 <Eternal>로 데뷔 6년 만에 솔로로 나섰다. 타이틀곡 ‘끝까지 안아줄게’는 물론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프로듀싱 능력까지 증명했다. 10월 입대하며 무사히 군복무를 마치는 날까지 더욱 성숙한 아티스트로서의 만남을 기약했다.

 

티케팅 전쟁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이 올해도 티켓 판매 시작 직후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새 음반 발매를 기념하며 시작한 리사이틀은 지난해 투어 이후 9개월 만에 국내 팬들과의 만남이었다. 전주를 시작으로 7개 도시에서 야나체크와 라벨, 쇼팽 등을 연주했다. 모든 공연은 동반인 외 거리두기로 객석을 운영했으며,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했던 서울 앙코르 공연은 국내 처음으로 실황 중계가 이루어졌다.

 

2021 월간 1위의 주인공은?

➊월 VVS 미란이, 먼치맨, 쿤디판다, 머쉬베놈

 

➋월 Celebrity 아이유

 

➌월 Rollin’ 브레이브걸스

 

➍월 Rollin’ 브레이브걸스

 

➎월 Rollin’ 브레이브걸스

 

➏월 Butter 방탄소년단

 

➐월 바라만 본다 MSG워너비

 

➑월 신호등 이무진

 

➒월 Stay The Kid LAROI, Justin Bieber

✽출처 멜론 월간 TOP 100 차트

 

‘초동’ 순위

올해도 어김없이 기록은 다시 쓰였다.

197만 
방탄소년단 / BUTTER / PERMISSION TO DANCE

136만 
세븐틴 / YOUR CHOICE

101만 
NCT DREAM / HOT SAUCE

92만 
NCT 127 / STICKER

90만 
EXO / DON’T FIGHT THE FEELING 

✽출처 한터차트(11월 12일 기준)

 

돌아오는 페스티벌

코로나 시국, 페스티벌이 연이어 취소되었으나 우리는 언제나 답을 찾듯 각자의 방에서 비대면 라이브를 즐겼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무산되었지만,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은 온라인 중계로 진행됐다. 특히 시가렛애프터섹스와 코스모스 미드나잇의 사전녹화 무대가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과 2021 월드디제이 페스티벌 또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페스티벌과 공연은 점차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 백신패스가 적용된 첫 대규모 야외 공연이었던 제18회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진행을 발표한 연말 콘서트가 다수. 지난 7월 예정이었지만 연기되었던 2021년 어게인 테스형 나훈아 콘서트도 연말에 재개된다.

 

끝과 시작

지난 5월 여자친구가 해체 소식을 전했다. 2015년 데뷔 후 6년 차가 되는 올해 계약이 만료된 것. 갑작스러운 소식에 아쉬움은 어쩔 수 없지만, 배우와 솔로 활동 등 멤버들이 앞으로 보여줄 새로운 행보를 응원하게 된다. 러블리즈 또한 11월 전속계약이 만료되며 지난 7년의 추억에 마침표를 찍었다. 2020년 9월 앨범 발매를 마지막으로 1년 2개월여의 공백기를 가진 이후의 발표이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짙다.

 

자신의 세계

자기 자신을 음악에 담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의 활동이 돋보였다. 아이유는 정규 5집 <LILAC>으로 자신의 이십대에 인사를 고했다. 전곡 작사에 참여하되 이전에 비해 자작곡의 비율은 줄였다. 보다 다양한 작곡가들의 곡으로 다채로운 장르를 담았고, 그만큼 보컬리스트로서 집중했다. JTBC <싱어게인>으로 이름을 알린 이무진은 묵묵히 신흥 음원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5월 발매한 ‘신호등’은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반응을 얻어 8월 멜론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악뮤가 4년 만에 발표한 <Next Episode>는 전곡 피처링진이 참여한 첫 컬래버레이션 앨범이다. 이선희와 아이유, 자이언티, 빈지노 등이 참여한 음악은 한 곡 한 곡 모두 전형에서 한 끗씩 벗어나 있어 들을수록 신선하다.

 

밈과 음악 사이

콘셉트도 이렇게까지 진심이면 당해낼 수가 없다. 올해의 슈퍼루키는 단연 매드몬스터다. 탄과 제이호로 구성된 듀오 그룹으로 어쩐지 볼수록 자꾸 바뀌는 인상이 매력적이다. 캐럴 시즌도 아닌 4월에 과감하게 ‘내 루돌프’를 발표하며 모두를 빨간 코에 중독시켰다. 안 그래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저스틴 비버의 ‘Peaches’가 한국에서 다시 한번 차트에 오른 것은 다름 아닌 한사랑산악회의 구수한 커버 덕분. 막걸리를 몇 병 비운 듯한 들뜸과 세상 정직한 발음이 킬링 포인트로 한 번 들으면 원곡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다. 스눕독까지 자신의 SNS에 공유했으니 가히 세계적인 중독성이다.

 

깜짝 내한

작년부터 미루어졌던 그린데이 내한 공연이 지난 3월 결국 취소되었다. 팬데믹 상황에서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투어 또한 예외없이 발목을 잡혔다. 큰 기대 없이 그저 무사히 한 해가 지나가길 바랄 무렵 콜드플레이가 단독 콘서트 일정을 발표했다. 비록 온라인 콘서트이지만, 2017년 내한 공연 이후 4년 만의 단독 공연에 국내 팬덤은 환호했다. 쿠팡플레이 단독 주최로, 역시 쿠팡플레이에서 12월 4일 생중계한다.

 

바이닐의 매력

소유의 행복과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바이닐. 이제 바이닐 시장은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듯하다. <화양연화>를 비롯한 왕가위 영화 사운드트랙 바이닐은 발매 즉시 품귀다. 백예린의 밴드 더 발룬티어스의 정규 1집 LP의 선주문량은 1만 장을 돌파했고, 작년 백예린 1집의 LP 역시 1만5000장 이상이 팔렸다. 바이닐의 인기에 따라 리세일 가격이 치솟자 김동률, 이적 등도 ‘선주문 후제작’ 방식으로 재발매에 들어갔다. 2011년 시작해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아온 서울 레코드페어도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10번째 서울 레코드페어는 코로나19 상황이라는 여러 변수 속에 2022년 1월 개최될 예정이다.

 

I’M A SAVAGE

올해 에스파는 확실한 흐름을 탔다. 대세곡인 ‘Next Level’에 이어 첫 미니앨범 <Savage>까지 연타로 좋은 성적을 거둔 것. 특히 <Savage>는 발매 15일 만에 51만 장이 판매돼 하프 밀리언셀러로 등극했다. 국내 차트는 물론 미국 ‘빌보드 200’에 20위로 안착했고, ‘아티스트 100’ 차트에는 20위에 오르며 케이팝 걸그룹 첫 앨범 사상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유튜브가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갖춘 아티스트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아티스트 온더 라이즈’에도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선정되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던 AI와 메타버스 기반의 세계관도 이제는 SM 컬처 유니버스로 진입하는 ‘떡밥’의 원천이 되었다. 광야는 이제 에스파의 홈그라운드다.

 

사랑받는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단을 뽑는 크로스오버 경연 프로그램 JTBC <팬텀싱어> 방영 후 국내에서 클래식, 오페라 시장은 이전보다 낯설지만은 않다. 특히 우승팀인 포르테 디 콰트로, 포레스텔라, 라포엠을 중심으로 팬덤이 유지되어 클래식 시장 성장에 주춧돌이 되고 있다. 시즌3의 우승자인 라포엠은 지난 6월부터 단독 콘서트를 올리고 11월에는 시즌3에서 함께 겨루었던 준우승팀인 라비던스와 함께 ‘2021 그레이트 콘서트 시리즈’를 꾸몄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완전체 오케스트라 공연인 만큼 경연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다양한 곡들과 그동안 더 돈독해진 팀워크로 심혈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