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의 위험을 막아주는 ‘그 백신’에 대한 모든 것

팬데믹 이후 백신을 말하면 모두가 코로나19 백신을 떠올리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백신은 또 있다. 자궁경부암의 위험을 막아주는 ‘그 백신’에 대한 모든 것’

너무나 젊은 40세에 세상을 떠난 뮤지션이자 배우 매염방의 사망 원인은 자궁경부암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900여 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 2020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자궁경부암 발생은 3천500건으로 여성의 암 중에서는 8위이다.
당신은 언제 인유두종바이러스라는 게 있으며, 여성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걸 인지했나? 대부분 성인이 지나서야, 때로는 사회인이 되어서야 알게 된다. 성인이 된 여성의 건강검진항목에 포함되는 자궁경부암 검진은, 여성만이 가진 자궁이라는 것과 자궁경부암을 발생시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성관계로 전염된다는 사실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무엇이 되었다. 우리 몸에 무지한 사이, 자궁경부암의 위협은 점점 커지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자궁경부암의 원인과 발생 과정은 대부분 밝혀졌다. 자궁경부암의 99.7%가 고위험군의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성접촉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흔히 들어본 가다실, 서바릭스는 바로 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다. 그러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하더라도 영원한 것은 아니다. 서울라헬여성의원 김재원 원장에게 인유두종바이러스와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해 물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왜 필요한가?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이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자궁경부암 환자의 대부분에서 발견되어 이 바이러스 감염이 자궁경부암의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HPV 감염을 예방하여 자궁경부암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된 후에야 이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의 원인임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자궁경부암 검진의 목적은 검진을 통해 암으로 진행하기 전 단계인 자궁경부이형성증, 상피내암 단계에서 진단을 하고, 암으로 진행하기 전에 치료를 하는 것이다. 자궁경부세포검사에서 질환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일부 있을 수 있어, 액상자궁경부암검사, HPV 검사로 보다 더 정확한 검사를 할 수 있다.

바이러스를 파악하고 고위험군인지 알아보는 과정이 필요한가? 현재 고위험군으로 알려진 바이러스는?
100가지 이상의 HPV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 이중 자궁경부암의 99.7%가 고위험군 감염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6, 18, 31, 33, 35, 39, 45, 51, 52, 56, 58, 59, 66, 68번 등이 고위험에 포함된다. 이 중 16번과 18번이 가장 연관성이 높고 자주 발견된다. 저위험군에 해당하는 HPV로 인해 곤지름(성기에 생기는 성병성 사마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에게도 백신 접종이 필요한가? 
감염에 대한 치료 효과는 기대할 수 없으나, 재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백신 접종 효과가 있다. 모든 번호에 감염된 것이 아니라면, 백신에 따라 감염되지 않은 바이러스 종류에 대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영원히 지속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은? 
감염되었다고 해도 대부분은 6개월에서 2년 안에 자연적으로 바이러스가 소멸된다. 소멸되지 않고 지속되는 HPV 감염에서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아진다.

16번, 18번 등 고위험군에 감염되었다면 어떤 관리가 필요한가? 
주치의가 권장하는 기간(3개월에서 6개월)에 따라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추적검사에서는 고위험군 감염이 지속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HPV 검사,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병변이 있는지 확인을 위하여 자궁경부세포검사, 액상자궁경부암검사, 자궁경부확대경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백신 접종을 아직 받지 않은 경우, 재감염의 예방을 위하여 접종을 권유하고 있다.

건강검진 후 자궁경부에 이상이 발견되면 Cin1, Cin2, 비정형 편평세포 발견, 이형성증 등으로 표기가 된다. 의학적으로는 어떤 단계이고 어떤 관심이 필요한가? 
Cin1은 자궁경부이형성증 1단계(경증), Cin2는 자궁경부이형성증 2단계(중등도), Cin3은 자궁경부이형성증 3단계(중증)에 해당된다. ‘비정형 편평세포’는 자궁경부세포검사 단계에서 나오며, 이후 조직검사를 통해 ‘이형성증’ 여부를 확인한다. 위 소견은 모두 의학적으로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암성 단계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그중 일부만 암으로 진행한다. 조기 발견과 치료를 통해 암으로 진행하기 전에 치료가 가능한 것이다. 만약 Cin1 단계라면 추적 검사를 하며 경과 관찰을 할 수 있으나 2, 3단계로 진행하면 더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자궁경부원추절제술을 시행한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이 회복되지 않고 지속되거나, 다음 단계로 진행한다면 자궁경부원추절제술 등의 치료를 고려한다.

Cin1으로 진단된 단계에서 회복되기도 하는가? 무조건 악화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Cin1의 일부에서만 2, 3단계로 진행하며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통해 진행하는지 회복되는지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자궁경부원추절제술은 어떤 경우에 시술되고, 어떤 효과가 있나?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에서 이상이 있으면 질확대경 검사 및 자궁경부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자궁경부 조직 검사는 자궁경부에서 작은 조직을 떼어내어 검사하는 방법으로, 진단 및 침윤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더 많은 조직이 필요한 경우에는 자궁경부원추절제술을 시행한다. 원추절제술은 진단뿐 아니라 치료로도 이용될 수 있는데, 상피내암이나 미세침윤성 자궁경부암의 경우에는 원추절제술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절제된 부위에만 병변이 있다면 이로써 치료가 끝나게 된다. 이러한 검사에서 침윤성 암이 확진되면 CT, MRI, 방광경, 에스결장경 검사, 경정맥신우조영술 등의 검사를 통해 주위 조직에의 침범 및 전이 여부를 확인하고 암의 단계(병기)를 결정한다.

의학적으로 어느 단계부터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되나? 생존율은 어떤가? 
앞서 언급한 단계는 전암성 병변이다. 자궁경부 상피내암을 자궁경부암 0기라고 한다. 더 진행하면 침윤성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치료 후 5년 생존율은 1기 초의 경우 100%도 가능하지만, 1기 말은 80~90%, 2기 초는 70~80%, 2기 말은 60~65%, 3기는 35~45% 정도이다. 4기에 암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5년 생존율이 15% 정도이다.

자궁경부암 백신도 변화하고 있다. 만약 10년 전에 가다실 4가를 접종한 사람이 있다면, 이후 출시된 9가 백신을 권유하는가? 
4가는 16, 18, 6, 11번을 예방하고, 9가는 16, 18, 6, 11, 31, 33, 45, 52, 58번을 예방한다. 4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9가 백신의 추가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입장이다. 환자가 원하는 경우 접종할 수는 있다. 환자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의료진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백신 접종 권유 연령이 만 45세다. 그 이유는? 
백신의 임상 효과가 45세까지만 연구되었다.

최근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는 남성이 늘었다. 남성이 접종해야 할 이유는? 
남성의 경우에도 HPV에 감염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여성에게 HPV 감염을 전파하거나, 생식기사마귀, 항문암 등의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낮춰줄 수 있지만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콘돔으로 커버되지 않는 부위까지 감염될 수 있으므로 콘돔이 바이러스 감염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다. 또한 남녀 모두 한 명의 파트너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20, 30대 여성 중 성경험이 있다고 가정할 때 얼마나 자주 검진해야 하나? 
국가 자궁경부암 검진에서 만 20세 이상의 여성의 경우 2년 간격으로 자궁경부세포검사(Pap Smear)를 시행하고 있다. 짝수 년 출생자는 짝수 년에, 홀수 년 출생자는 홀수 년에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다면 의사의 조언에 따라 더 짧은 간격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더 알아두기

    • 자궁경부는 쉽게 말해 자궁과 질을 잇는 통로다.
    • 고위험군인 HPV16번은 세계적으로 자궁경부암 발병 사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16번은 자궁경부뿐만 아니라 질, 외음, 항문, 입과 목에도 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
    • 가다실과 서바릭스는 모두 HPV16번과 18번을 막아준다. 두 바이러스가 전체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70%를 차지한다.
    • <산부인과 의사가 알려주는 V존의 모든 것>에 따르면 여성의 80%이상이 생애 전반에 걸쳐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 세포변화가 확인된 시점부터 암이 확인될 때까지 평균적으로 소요되는 기간은 10~15년이다. 때문에 주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 비정상 세포가 발견되는 경우는 흔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국내에서 검진받은 500만 명 중 비정상세포가 발견된 경우는 13만4000건이며, 이 중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3천600명이었다.
    • 2018년 자궁경부암 발생 연령대는 40대가 24.7%, 50대 23.3%이며 30대가 18,3%를 차지했다.
    • 여성 누구나 자궁경부암에 걸릴 수 있다. 위험 인자로는 다수의 섹스 파트너, 섹스 파트너가 많은 남성과의 관계, 만 18세 이하의 첫 성관계 경험, 흡연, 자궁경부암 가족력, 면역력 저하 등이 있다.
    에디터
    허윤선
    포토그래퍼
    SHUTERSTOCK
    도움말
    김재원 원장(서울라헬여성의원)
    출처
    <질의응답>(열린책들), <산부인과 의사가 알려주는 V존의 모든 것>(니들북), 중앙암등록본부 자료(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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