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에 취한다. 요즘 막걸리 7병
하늘이 끝없이 높아지는 계절에는 비가 오지 않더라도 막걸리 생각이 지극하다. 밥심만큼이나 든든한 술심을 챙겨줄 요즘 막걸리 7병을 직접 따르고 맛봤다.
국순당 생막걸리 | 도수 6%
두 번의 쌀 발효에 세 번의 유산균 발효를 더해 빚은 생막걸리다. 발효를 거듭했지만 효모의 쿰쿰함보다는 산뜻한 향미가 더 강조되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기존의 생막걸리 제품들보다 약간의 산미가 더 느껴지는데 단맛과 산미, 탄산이 모두 적당해 이상적인 균형을 이루는 막걸리가 되었다. 보디감 또한 너무 가볍거나 묵직하지 않아 음식에 반주로 곁들이는 막걸리를 찾는다면 제격이다.
단맛 ★★★ 신맛 ★★★ 탄산 ★★★
느린마을 막걸리 | 도수 6%
도심형 막걸리 양조장을 내세운 느린마을양조장의 유통제품으로 인공감미료를 배제하고 쌀과 누룩, 물만으로 빚은 순수한 막걸리다. 제조일로부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맛은 서서히 약해지고 산미가 도드라진다. 탄산은 6~9 일쯤 경과했을 때 가장 강하고 이후로는 점차 감소한다. 일자에 따라 그 변화가 확연한 편이기에 느린마을양조장은 맛의 변화를 4계절에 비유하며 소개하고 있다. 제조일로부터 5일이 지났을 때 맛보았는데 보디감이 가볍고 목넘김이 부드러웠다. 산미는 미미했지만 달큰한 맛에 입맛이 돌았다.
단맛 ★★★ 신맛 ★★ 탄산 ★
복덕방 내추럴 막걸리 | 도수 6%
마치 내추럴 와인을 연상시키는 막걸리는 망원동에 위치한 막걸리집 ‘복덕방’과 삼봉표 아리랑 양조장이 함께 만들었다. 옛 방식을 따르되 막걸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곁들여 어디에서도 맛본 적 없는 내추럴 막걸리가 탄생했다. 화학 감미료와 천연 감미료를 일절 넣지 않고 토종 밀 누룩만을 사용했다. 자연스러운 숙성과 발효만으로 낸 맑고 깊은 맛은 쿰쿰하면서도 과실향이 풍부하고 탄산감이 톡톡 터지는 펫낫과 꽤 닮았다. 음식의 맛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특유의 산미로 풍미를 더해주기에 한식에서부터 양식, 디저트와 치즈까지 내추럴 막걸리의 페어링 스펙트럼은 무궁무진하다.
단맛 ★★ 신맛 ★★★★ 탄산 ★★★
C막걸리 시그니처큐베 | 도수 12%
‘포스트모던 막걸리’를 표방한 C막걸리는 당근, 케일, 레몬그라스, 카카오닙스 등 기존 전통주에서 사용하지 않던 재료들을 활용한 새로운 막걸리를 계절별로 선보인다. 그중 상시 생산하는 시그니처큐베는 주니퍼베리의 산미가 특징이다. 12도에 달하는 고도수 탁주로, 쌀로 빚은 술의 끈적함을 과감하게 덜어내 입에 남는 텁텁함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와인을 마실 때처럼 디캔팅하거나, 원을 그리듯 잔을 돌리면 부재료의 향이 부드럽게 살아난다. 단맛과 산미가 강하지 않아 한식뿐 아니라 양식 등 다양한 음식과 좋은 페어링을 이룬다.
단맛 ★★ 신맛 ★ 탄산 ★★
지평생막걸리 쌀막걸리 | 도수 5%
1920년대부터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지평주조의 대표 막걸리다. 쌀의 구수함에서 온 은은한 단맛이 입안에 착 달라붙는다. 포르르 잘게 올라오는 탄산 덕분에 잔을 털어 마시는 재미가 있다. 막걸리의 특성상 마시는 날짜에 따라 그 특징이 달라지는데, 쌀막걸리 특유의 단맛과 탄산을 즐기고 싶다면 제조일로부터 5~15일이 지난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5 일 이전에 마시면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이 강하며, 1 5일 이후의 것은 걸쭉하다.
단맛 ★★★★ 신맛 ★★ 탄산 ★★★
나루 생 막걸리 | 도수 6 %
한강주조는 무감미료, 무첨가물을 원칙으로 서울의 지역특산주를 생산한다. 그 첫 번째 술로 나루 생 막걸리를 선보였는데, 곡물의 단맛과 깔끔한 산미를 두루 갖추어 입소문이 자자했다. 서울에서 제조되는 경복궁쌀만을 사용해 빚었는데 사과와 포도를 닮은 과실향이 팡팡 터지며 긴 여운을 남긴다. 한 모금 마시고 나면 다시금 라벨을 살피며 기억하고 싶은 맛이다. 6도는 목넘김이 부드러우며, 보다 높은 도수로 출시된 1 1.5도는 묵직한 질감만큼이나 더 깊은 단맛을 낸다.
단맛 ★★★ 신맛 ★★★ 탄산 ★
써머 딜라이트 청포도 | 도수 10%
연희동에 위치한 같이양조장과 대동여주도의 협업으로 탄생한 포도 막걸리다. 그 자체로도 향이 좋고 단맛이 도는 삼양주에 포도를 듬뿍 넣어 경쾌한 산미를 더했다. 한 잔 마시자마자 싱그러운 청포도의 향과 맛이 한가득 퍼지며 침이 고인다. 갓 만든 신선한 요거트가 떠오를 만큼 새콤달콤해서 단번에 기분 전환이 된다. 입맛을 돋우는 식전주 역할을 톡톡히 해낼 뿐 아니라 보틀까지 예쁘니 선물하기에도 좋다. 향을 극대화하기 위해 꼭 차갑게 해서 먹길 추천하며, 얼음을 살짝 띄우거나 탄산수를 더해 칵테일로 즐기는 방법도 있다.
단맛 ★★★★★ 신맛 ★★★★ 탄산 ★
- 에디터
- 정지원
- 포토그래퍼
- HYUN KYUNG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