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바람을 타고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카락. 추운 겨울에 대비해 털옷을 갈아입는 동물처럼 나도 털갈이를 하는 걸까?

 

CHECK LIST 

☐ 모발이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진다.
☐ 뒤 모발과 앞 모발의 굵기 차이가 심하다.
☐ 새로 자라나는 모발이 이전 모발보다 가늘다.
☐ 아침에 머리를 감아도 오후만 되면 번들거린다.
☐ 두피가 자주 가렵고 뾰루지가 난다.
☐ 두피 열감이 심하고 붉은색을 띤다.

 

털갈이 카더라

얼마 전 샤워 중 막힌 수챗구멍 때문에 머리를 채 헹궈내지도 못하고 쪼그려 앉아 수습에 나섰다. 초라하게 빠진 머리카락을 손에 쥐고 이걸 세어볼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씁쓸한 맘으로 쓰레기통에 툭. 머리카락이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지면 탈모라는데, 언뜻 50개는 거뜬해 보였기에 드라이를 하면서도 내내 빠진 털 찾기에 바빴다. 한창 붙임머리를 뗐던 한여름에도 머리카락이 속절없이 빠지길래 탈모를 의심하다가 그간 인조모에 묶여 있던 모발이 한꺼번에 탈락하는 거라기에 가슴을 쓸어내렸던 적이 있다. 그땐 친구들만 만나면 탈모가 시작된 것 같다며 하소연하고, 매일같이 빠진 머리카락 뭉치를 사진 찍어 보내다가 단톡방에 나 홀로 남기 일쑤였다. 이후에 서서히 빠지는 머리카락 양이 줄어 잊고 살았건만, 요즘 들어 또 방바닥이 시꺼매지기 시작하는 거다. 속상한 마음에 다시 한번 친구들에게 털어놓았는데 이번엔 반응이 달랐다. 하나 둘씩 조심스럽게 공감하더니 빠진 머리카락 개수로 대결하듯 인증 샷을 보내는 게 아닌가. 우리는 서로의 어마어마한(?) 사진을 보며 위안받았지만 결코 티 내진 않았다. 최대한 침착하게 가을 환절기 탓을 해대면서 만만한 핑곗거리를 찾아 나설 뿐. 그때 한 친구가 확신에 차서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겨울 오기 직전에 우리 몽크 목욕시키다 보면 털 엄청 빠지거든? 동물들 털갈이하는 거 있잖아. 그거야. 우리도 지금 털갈이를 하는 거지. 건강한 머리카락이 나려고!” 꽤나 들뜬 말투였는데 슬퍼 보인 건 기분 탓일까. 처절한 현실 부정 같았지만 그 친구는 아랑곳 않고 머리카락의 생성 주기를 예로 들며 진지하게 설명해나갔다. 어? 좀 그럴싸한데. 그럼 우리가 지금 털갈이를 하는 거라고?

발모를 부르는 탈모

동물은 여름 전, 겨울 전에 한 번씩 털갈이를 한다. 다가올 계절과 환경에 맞는 털옷으로 갈아입기 위해서다. 이때 모든 털이 한번에 빠지고 모든 털이 다시 자라난다. 그렇다면 이맘때쯤 우리 머리카락이 걷잡을 수 없이 빠지는 것도 새로운 모발을 만들어내려고 털갈이를 하는 과정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을 환절기에 사람도 ‘휴지기 탈모’가 진행되며, 전문가들은 이를 털갈이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여름내 뜨거운 태양열을 받느라 아직 추위에 익숙지 않은 두피가 갑작스러운 가을 온도 차에 당황해 빠질 준비 중이던 휴지기 모발들을 밀어내는 것. 머리카락은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를 반복하며 빠지고 자라나는데, 빠지기 직전 휴식을 갖는 상태의 휴지기 모발은 7월 말에 가장 많이 생긴다.
이 휴지기 모발이 실제로 탈락하기까지 약 3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10~11월 사이 눈에 띄게 많은 양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다. 휴지기 탈모 기간엔 모발이 밀려나오면서 모낭 안에서 새로운 모발이 자라날 준비를 하고, 자연스레 바통 터치가 이루어지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동물의 털갈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 빠지고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다면 얘기가 다르다. 동물은 모든 털의 주기가 비슷해 한꺼번에 털갈이가 되는 반면, 사람의 모발은 각각 독립적인 생존 주기를 가지고 있어서 휴지기 탈모라 하더라도 50개 이상이 몽땅 빠지지는 않는다. 이 경우 방치해도 괜찮은 휴지기 탈모가 아니라 스트레스성, 호르몬 이상에 의한 탈모일 가능성이 높다. 오른쪽 탈모 증상 중 3~4가지가 해당된다면 두피 센터에 방문해 전문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휴지기 탈모 대처법

털갈이의 일종인 휴지기 탈모는 환절기에 일시적으로 발생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꼼꼼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심각한 탈모로 발전하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지금 유독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면 일단 샴푸 선택에 공을 들여보자. 무조건 탈모 전용 샴푸를 고르는 건 옳지 않다. 일반적인 탈모 샴푸는 피지를 제거하는 데 주력하기 때문에 오히려 두피를 푸석푸석하고 건조하게 만들기도 한다. 중요한 건 ‘자신의 두피 타입에 맞는가’이므로 내 두피의 피지 분비량과 수분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샴푸 후 2~3시간이 지났을 때, 손가락으로 정수리를 톡톡 두드려 번들거리고 냄새가 난다면 지성두피, 가렵고 각질이 일어난다면 건성두피, 따끔따끔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민감성 두피라고 볼 수 있다. 약산성 저자극 샴푸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두피는 피부와 마찬가지로 pH5.5의 약산성을 띠며, 이 산도를 건강하게 유지할 때 복원력도 향상된다. 두피에 자극이 가는 향료나 강한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는 제품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또 샴푸는 아침보다 저녁에 하는 걸 추천한다. 온종일 쌓인 피지, 땀, 미세먼지, 노폐물 등을 깨끗하게 세정해야 밤사이 두피와 모발의 재생이 원활히 이뤄진다. 드라이 시, 두피에 뜨거운 바람이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것도 필수다. 너무 뜨거운 바람은 피하고 송풍을 이용해 두피 속까지 완벽히 말린다. 곰팡이 균이 서식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고 모근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털갈이 방지템

려의 자양윤모 9EX 탈모증상전문케어 두피 쿨링 토닉
시원한 쿨링 효과로 탈모를 부르는 두피 열과 유분감을 완화하며 모근을 강화한다. 145ml 2만원.

 

리치앤영의 플러스텐 샴푸
풍부한 산소와 아미노산을 함유해 손상된 세포를 복원하고 모발 성장을 돕는다. 260ml 3만3천원.

 

르네휘테르의 트리파직 리액셔널 앰플
환절기 등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로 약해진 두피와 모발을 진정시켜 본연의 건강함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준다. 5mlX12개 8만6천원.

 

정샘물 뷰티의 살롱집 단백질 리차징 샴푸
모발 속에 단백질을 채워 튼튼하게 가꾸고 영양감이 날아가지 않도록 코팅한다. 400ml 2만8천원.

 

실크테라피의 볼륨 리프트 앰플 트리트먼트
프로폴리스 추출물이 두피에 영양감을 불어넣고, 따뜻한 온열감으로 스팀팩을 한 듯 빠르게 흡수된다. 150ml 3만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