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하고 시원한 빙수 한 스푼을 푸욱 퍼 올릴 때면, 그곳이 어디든 휴양지가 된다. 가장 가깝고도 손쉬운 한여름 낮의 작은 사치, 7개의 호텔 빙수를 맛봤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 모히토 빙수

최고층인 41층에 위치한 로비 라운지 바의 탁 트인 시티뷰에 벌써부터 시원해진다. 바텐더가 직접 제조한 모히토를 얼린 얼음은 사각사각한 셔벗 같은 질감으로 한여름의 무더위를 단번에 제압한다. 칵테일을 그대로 재현한 만큼 라임과 애플민트잎이 더해져 새콤달콤함이 일품이다. 여기에 탱글탱글한 청포도도 듬뿍 들었으니 몰디브에서 마시는 모히토 못지않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당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럽은 럼이 들어가 모히토 얼음과의 조화가 신선하다. 하루 전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으며, 한정 수량이 제공되니 여름의 태양이 저물기 전까지 후다닥 달려가는 것이 좋다.
가격 5만3천원 문의 02-2211-1740

 

파크 하얏트 서울 | 보타닉 망고 빙수

맛을 보기에 앞서 눈으로 먼저 즐기는 게 디저트의 묘미다. 푸릇한 정원을 그대로 옮긴 듯한 보타닉 망고 빙수는 인증샷을 찍을 수밖에 없는 비주얼을 자랑한다. 고운 잔디를 연상시키는 빙수 얼음은 새싹보리를 곱게 갈아낸 것으로 그동안 익숙했던 녹차와는 또 다른 구수하면서도 산뜻한 맛이 난다. 손수 장식한 밀싹과 비올라 꽃잎에, 신선한 망고로 화려한 정점을 찍는다. 빙수 안쪽에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숨겨져 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녹으며 자연스럽게 맛이 어우러지고, 더욱 부드러운 식감으로 변한다. 단품으로 즐겨도 좋지만 두 종류의 빙수를 선택해 즐길 수 있는 ‘빙수 콤비네이션’을 이용하면 인기 메뉴인 허니 골드 빙수, 홍시 빙수와의 조합도 맛볼 수 있다.
가격 5만원 문의 02-2016-1205

 

롯데호텔 서울 | 애플망고빙수

잘 익은 애플망고는 당도는 물론, 빛깔과 냄새부터 남다르다. 롯데호텔 서울에서는 엄선한 제주산 애플망고를 가득 올린 빙수를 맛볼 수 있다. 먼저 큼직하게 썰어낸 과육을 한입 가득 넣어 풍미를 즐긴다. 먹자마자 사르르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망고퓨레 얼음과도 한입, 망고의 맛을 더 깊게 느낄 수 있는 망고셔벗과도 한입, 차례로 맛보다 보면 어느새 이곳이 동남아인 듯한 행복한 상상에 잠긴다. 픽업 3시간 전까지 주문하면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선도 좋은 망고를 양껏 맛보고 싶다면 망고 빙수를 포함해 30여 종의 망고 디저트를 풍족하게 제공하는 망고 뷔페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가격 6만원 문의 02-317-7131

 

웨스틴 조선 서울 | 수박 빙수

수박이 ‘최애’ 여름 과일이지만 손질하기 번거로워서, 당도가 낮아서 실망하곤 했던 수박덕후라면 웨스틴 조선 서울의 라운지앤바로 향하길 바란다. 당도와 신선도가 월등한 제품을 선별한 만큼 깜짝 놀랄 정도로 달콤한 수박을 맛볼 수 있으니 말이다. 수박 과즙만으로 얼린 얼음을 산처럼 쌓아 올리고 구슬처럼 영롱한 수박토핑과 수박씨를 표현한 초콜릿을 콕콕 군데군데 더했다. 별도의 첨가물이 없어 갈증 해소에 탁월한 수박의 청량감과 깔끔함이 완연하다. 테이크아웃도 가능해 집에서 안전하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가격 3만8천원 문의 02-317-0365

 

그랜드 워커힐 서울 | 열대과일 빙수

매년 제철과일을 활용한 빙수로 계절의 싱그러움을 전했던 워커힐 호텔이 올해는 열대의 맛에 집중한다. 애플망고와 자몽, 청포도, 용과, 블루베리와 라즈베리 등을 한 그릇에 가득 담은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빙수가 도착했다. 저마다의 향과 식감도 모두 달라 먹을 때마다 새로운 빙수를 맛보는 듯하다.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자몽의 맛에 이어 톡톡 씹히는 용과의 식감을 즐기고, 이 계절에 빼놓을 수 없는 애플 망고까지 맛본다. 달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곁들이면 별도의 팥이나 연유가 없더라도 전혀 허전하지 않다.
가격 5만5천원 문의 02-455-5000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 동대문 흑임자 팥빙수

달콤함뿐 아니라 특별함까지도 맛볼 수 있는 것이 빙수의 묘미다. 오직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빙수라면, 그 특별한 경험을 위해 이 여름을 기다릴 수 있다. 옛 고궁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동대문 흑임자 빙수는 흥인지문을 형상화한 초콜릿 장식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흑과 백의 조화는 한 폭의 동양화를 옮겨온 듯하다. 소복한 우유 얼음에 고소한 풍미를 그대로 담은 흑임자 무스, 단팥 페이스트를 곁들여 전통의 맛을 구현했다. 단단해 보이는 초콜릿 장식의 안쪽은 부드러운 판나코타로 채워져 있어 식감의 허를 찌른다.
가격 5만4천원 문의 02-2276-3336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 스위트 비건 빙수

늘어나는 비건 수요에 발맞추어 호텔라운지도 변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메뉴에 비건 옵션이 가능해지고 있는데, 빙수 또한 예외가 아니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스위트 비건 빙수는 우유 대신 아몬드 밀크를 사용했다. 토핑으로는 프룬과 대추야자, 그래놀라를 얹어 담백함과 고소함을 한껏 끌어올렸다. 여기에 라임 소르베가 기분 좋은 산미를 더한다. 한국의 고급스러운 전통디저트를 먹는 것 같다가도 동남아에서 맛보는 별미 디저트가 떠오르기도 한다. 특히 대추야자의 쫀득쫀득한 식감과 씹을수록 느껴지는 기분 좋은 단맛 덕분에 자꾸 손이 간다.
가격 1인용 2만7천원 2인용 4만5천원 문의 02-559-7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