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을 물들여라. 바르는 느낌, 드러나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즐겨라. 그 중심에 있는 블러 립과 에지 립의 각양각색 연출 노하우를 공개한다.

 

헤어 스카프는 고로고라(Gorro Gorra).

BLURRED LIPS

“2021 봄/여름 컬렉션에서 내가 했던 메이크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블루마린 쇼를 위한 블러 립입니다. 경쾌하고 어려 보이게 하는 데다 모델을 마치 인형처럼 만들어줬거든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잉게 그로나드의 말이다. 그의 조언처럼 사랑스럽게 보이고 싶은 날엔 블러 립으로 연출해보자. 매트한 텍스처는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정석의 블러 립을, 샤인 텍스처 립스틱 중 스머징이 잘되는 것을 선택해 바르면 경쾌한 블러 립이 연출될 거다.

모델 회린의 입술엔 매트한 피니시의 지방시 뷰티의 ‘르 루즈 딥 벨벳’ #035 루즈 이니띠에를 발랐고, 주향의 입술엔 새틴 피니시의 로라 메르시에의 ‘루즈 에쌍씨엘 실키 크립 립스틱’ #202 푸시아 인텐스를 사용했다.

 

For BLURRED LIP MAKEUP

(좌) 지방시 뷰티의 르 루즈 딥 벨벳 #035 루즈 이니띠에 망고 버터 성분을 함유해 입술이 편안한 매트 피니시 립스틱. 3.4g 4만8천원대.
(우) 나스의 에어매트 립 컬러 #조이라이드 공기처럼 가볍게 발려 파스텔처럼 부드럽게 펴 발리는 웜 핑크 컬러. 7.5ml 3만9천원대.

 

(좌)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립 마에스트로 #308 얼굴에 생기를 더하는 핑크 코랄 컬러의 벨벳 리퀴드 립. 6.5ml 4만7천원대.
(우) 맥의 파우더 키스 립스틱 #유어 버긴 레이디 파우더를 덧바른 듯 압도적이고 가벼운 매트 피니시를 자랑한다. 3g 3만3천원대.

 

(좌) 힌스의 무드인핸서 리퀴드 마뜨 #얼루어먼트 입술에 완벽하게 밀착되는 스킨-핏 매트 텍스처로 마스크에도 잘 묻어나지 않는다. 5g 1만9천원.
(우) 에르메스 뷰티의 루즈 에르메스 매트 립스틱 #루즈 아쉬 85 도블리스 가죽의 질감을 연상케 하는 버건디 레드 립. 3.5g 9만원.

 

(좌) 투쿨포스쿨의 아트클래스 립 벨루어 쉬어 매트 #03 얼반로즈 베이지빛 필터를 씌운 듯한 차분한 매력의 매트 립스틱. 3.5g 1만6천원.
(우) 메이크업포에버의 루즈 아티스트 #400 풀싱 카민 입술은 매끈하게 외곽은 부드럽게 연출하는 밝은 레드 컬러. 3.2g 3만4천원대.

 

주향이 착용한 선글라스는 자라(Zara). 회린이 착용한 선글라스는 미우미우 바이 룩소티카(Miu Miu by Luxottica).

EDGED LIPS

가위로 오려낸 듯 날카롭게 입술 라인을 딴 에지 립은 립 메이크업 연출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블러 립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테크닉과 정성이 필요하지만, 아이나 치크 메이크업 없이 립 메이크업 단 하나만으로도 풀 메이크업 못지않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단 베이스 메이크업은 필수다. 특히 입 주변 피부톤을 균일하게 정돈해야 에지 립의 깔끔하고 차분한 느낌이 완성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회린의 입술엔 광채가 돋보이는 리퀴드 립 컬러인 샤넬의 ‘루쥬 알뤼르 라끄’ #66 퍼머넌트를 바르고, 주향의 입술엔 매트한 텍스처의 클래식 레드 컬러 립스틱 디올의 ‘루즈 디올 벨벳 피니쉬’ #999를 사용했다.

 

For EDGED LIP MAKEUP

(좌) 뽀아레의 루쥬 라휘네 #804 모네포크 한 번만 발라도 농밀한 컬러를 표현하는 세미-매트 제형. 3g 8만2천원.
(우) 디어달리아의 센슈어스 매트 립 수트 #보스 몸에 딱 맞는 슈트처럼 입술에 착 감기는 리퀴드 립스틱. 4ml 2만6천원.

 

(좌) 펜티 뷰티 by 세포라의 스터나 립 페인트 롱웨어 플루이드 립 컬러 #언베일 깔끔한 입술 표현을 위한 어플리케이터를 내장했다. 4ml 3만4천원.
(우) 에스쁘아의 립스틱 노웨어 벨벳 #비가일링 누드 크리미한 텍스처로 일상 방수 기능이 있다. 3.2g 2만2천원.

 

(좌) 로라 메르시에의 벨루어 익스트림 매트 립스틱 #팹 정교한 립 연출을 돕는 슬림한 디자인의 고발색 크림 매트 립스틱. 1.4g 3만8천원.
(우) 데코르테의 AQ 립스틱 #17 화사한 핑크 코랄 컬러. 버터처럼 입술에 녹아들 듯 발린다. 3.2g 6만8천원대.

 

(좌) 바이레도의 립스틱 #레드암체어 독보적으로 강렬한 느낌을 전하는 매트 피니시의 쿨톤 레드 컬러. 3g 6만7천원.
(우) 디올의 루즈 디올 벨벳 피니쉬 #999 디올의 아이코닉한 레드 컬러의 매트 피니시 버전. 3.5g 4만8천원대.

 

LIPSTICK GOES ON COLORFUL TASTES

한때는 눈치 보며 립스틱을 발라야 했다. 그만큼 립 메이크업의 트렌드가 뚜렷했다는 의미다. 누구나 피부톤에 상관없이 MLBB 컬러를 구입했고, 이를 열심히 그러데이션하듯 연출하는 것이 트렌디한 메이크업이라고 생각했다. 한동안은 매트 텍스처가 아니면 ‘요즘 쓸 만한 제품은 아니다’라는 취급을 당할 정도로 보송보송한 마무리가 트렌드를 주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트 특유의 건조함에 염증을 느끼는 이들이 생겼고, 매트와 샤인의 중간 정도 반짝임의 새틴 텍스처를 지나 또다시 유리알 광택의 샤인 텍스처로, 그리고 지금은 트렌드라는 강박에서 벗어나 ‘취향대로 마음껏’ 나의 립 컬러를 선택하는 시대다. 브랜드들도 다양한 컬러와 텍스처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덕분에 우리의 선택지는 넓어졌다. 다이애너는 그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90년대 바이브’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 눈에 띈다고 말한다. “요즘 90년대 유행하던 컬러가 재조명되고 있어요. 특히 틱톡 같은 SNS 플랫폼에서 더욱 두드러지죠.” 90년대 컬러라 함은 갈색 계열을 떠올리면 된다. 1994년 출시됐던 마몽드의 밀크 브라운 컬러를 아는가.

배우 이영애가 모델로 등장한 광고 비주얼을 보면 요즘 에르메스 뷰티나 펜티 뷰티에서 볼 수 있는 컬러와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다. 그리고 그 컬러는 21세기에 누군가의 트렌드로 되살아난다. 한마디로 지금은 ‘내맘대로’가 가장 트렌디하다.

마스크가 필수인 삶 속에서 우린 립스틱과 멀어졌다. 그러나 지금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다시 여자들은 립 컬러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이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미국. “미국 전역에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되고 있어요.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은 보건 당국의 지침에 따라 더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어졌죠. 제한적이지만 드디어 세상에 입술을 드러낼 수 있게 된 거예요!”

<얼루어 US> 시니어 뷰티 에디터 다이애너 매조니가 미국 현지 상황을 전했다. “메이크업의 르네상스가 다시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어요.” 그녀의 바람대로 미국 내 립 컬러 매출은 급속도로 오르고 있다. 최근 CNN 뉴스는 미국인들이 이번 여름을 준비하며 더 많은 립스틱, 드레스, 콘돔을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여자들이 원하는 립스틱은 어떤걸까. 미국, 한국 모두 접종을 마쳤다고 해도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의무다.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벗기를 반복해도 립 메이크업이 잘 유지되는 포뮬러의 립 아이템이 인기. 최근 디올에서 출시한 ‘디올 어딕트 립 글로우’의 활약이 이를 증명한다. “립 글로우는 원래 계절과 트렌드를 타지 않는 디올의 베스트셀러이지만, 이번 신제품 반응은 남달라요.” 디올 뷰티 코리아 커뮤니케이션 팀 기지혜 차장은 마스크 착용에도 무너지지 않는 텍스처의 특징도 한몫했다고 설명한다. 맥의 파우더 키스 립스틱, 디어달리아의 비건 틴티드 립스틱, 입생로랑의 루쥬 볼립떼 샤인 등도 같은 이유로 인기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