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사용하는 치약이 입속을 건조하게 만들고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 이는 입이나 체내에 쌓이는 치약의 화학 성분 때문이다.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고르는 것만큼 치약의 성분을 살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치약, 신중하게 고르기

전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을 함유한 치약 논란 사건을 기억하는가? 가습기 살균 성분인 CMIT/MIT는 인체에 미미할 정도로 극소량이라 위험도는 낮다고 판단되었지만 소비자들의 충격은 꽤나 심했다.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로부터 4~5년이 지났고, 요즘 소비자들은 훨씬 똑똑해졌다. 가격이 싸거나 유명한 브랜드의 치약을 구매했던 과거와 달리, 치약 성분을 확인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 치약을 선택함에 있어 성분을 체크하는 것은 본인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고르기 위해 성분을 확인하는 것과 비슷하다. 구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성분이 들어 있는지, 유해한 성분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모든 치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허가를 통해 출시되기 때문에 안전하긴 하지만, 대부분은 비용 절감과 효과를 위해 화학 성분을 첨가하는 경우가 많다. 구강 세포는 신체에서 가장 흡수력이 높은데, 치약은 직접적으로 입안에 닿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천연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좋다. 매일 사용하기 때문에 구강점막에 자극을 줄 수 있고, 칫솔질 후 입안의 모든 잔여물을 아무리 깨끗이 헹구어낸다고 해도 남아 있는 성분이 혀 위에 잔존하면서 체내에 흡수 및 축적될 수 있다.

성분 바로 알기

앞서 말했듯이, 현재 국내 유통 중인 치약은 식약처를 통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 최근 식약처의 치약에 대한 기준은 미국이나 유럽 등 외국보다 엄격해졌으며, 국내에서 제조한 치약 중에 소비자가 확인하고 피해야 하는 정도의 위험한 성분은 없다. 하지만 성분에 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파라벤, 계면활성제, 불소 등 유해 성분으로 의심되고 분류되는 성분을 대체한 치약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짜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치약은 방부제와 보존제가 꼭 들어간다. 방부제가 없으면 미생물이 번식해 상하기 때문. 보통 파라벤을 보존제로 많이 활용하는데, 소량은 문제되지 않겠지만 입안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자극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이를 대체할 만한 안전한 자연 유래 방부제가 많이 개발되었으니 이러한 제품을 주목해봐도 좋다. 천연 성분인 유칼립투스 오일과 편백 오일 등이 그것이다.
합성계면활성제(SLS)도 천연계면활성제로 대체할 수 있다. “양치질 후, 신 과일을 먹을 때, 떫거나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합성계면활성제(SLS) 때문입니다. SLS는 거품이 많이 나고 효과가 좋은 데다 가격이 싸서 많이 사용되고 있죠. 그런데 이 염기 성분과 과일의 산성 성분이 만나면 맛의 충돌을 일으킵니다.” 닥터미니쉬 나선혜 원장은 천연계면활성제를 사용한 치약은 양치 후에도 음식의 맛이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양치질 후의 개운한 느낌이 시간이 지나면서 급격하게 텁텁해지는 것 또한 SLS 때문이다. 게다가 잔여물이 남으면 입속을 건조하게 만들고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위드마이 치약의 민승기 대표는 특정 계면활성제는 치약의 성능에 도움이 되는 향이나 성분이라기보다는 단지 보기 좋고 깨끗한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피하라고 제안한다. “일반 치약에서 느껴지는 화한 느낌은 계면활성제가 혀의 미각세포를 3분가량 마비시키기 때문인데, 이를 상쾌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죠.”

무불소와 저불소

무불소와 저불소를 내세우는 치약의 등장이 잦아졌다. 불소는 충치를 예방하는 성분이지만 체내에 쌓이면 유익한 성분은 아니다. 따라서 치약을 삼킬 수 있는 어린아이일 경우, 무불소 치약을 권한다. 계속해서 불소 치약을 삼키면, 설사 구토를 일으킬 수 있고, 치아에 반점이 생기는 불소증이 생기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2~6세의 아이는 치과 방문 시 충치 예방을 위해 불소 도포를 하며, 필요할 경우엔 불소 함량 1000ppm의 치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임산부가 불소 치약을 사용하는 것 또한 위험할 수 있다.
불소를 대체할 수 있는 천연성분으로는 자일리톨이 있다. 자일리톨은 충치균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충치균은 당을 먹고 살아가는데, 자일리톨을 당으로 잘못 인식해 계속해서 먹다 뱉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결국 굶어 죽게 된다. 이런 자일리톨을 함유한 치약을 시중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충치의 원인이 균 때문이 아니라, 치아 자체가 약해서 생기는 것이라면 치아의 방패막을 생성하는 불소가 필요할 수 있다. 양치질을 잘하는데도 충치가 많이 생기는 2030의 연령대가 이에 해당한다. 이 경우 불소 치약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1500ppm 이하의 불소 함량 치약을 권한다(우리나라에 판매되는 불소 치약은 600ppm 정도가 일반적이며, 최대 1450ppm의 불소를 함유하고 있다). 매일 불소 치약을 사용한다면, 깨끗이 헹궈서 입안에 남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소의 경우 30분가량 치아에 닿아 있어야 효능을 제대로 발휘하는데, 치약을 통해 불소의 효능을 100% 얻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가글 형태의 구강세척제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0.05%(230ppm) 불소를 함유한 가글이 매일 사용하기 적당하며, 사용 후 30분 동안 음식과 음료를 섭취하지 않아야 불소가 치아에 스며들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충치가 많이 생기면 불소를 더 많이 함유한 가글을 처방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이, 충치 발생 빈도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치과에서 상담받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치약 마케팅의 진실

인공화학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100% 천연 성분 치약’, ‘온가족 안심 성분 치약’이라고 홍보하는 브랜드 제품이 종종 보인다. 맞는 말일까? 100% 천연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민승기 대표는 “‘천연’이라는 단어 대신 천연 유래 성분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습니다. 스피어민트를 함유한 치약이라면 스피어민트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넣을 테니까요”라고 지적한다. 또 “직접 제품의 안정성을 확인하고 싶다면 EWG 인증 제품을 추천합니다. 한국에선 ‘EWG 초록 등급’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실제 EWG 안전성을 언급할 수 있는 제품은 직접 EWG로부터 인증 절차를 거친 제품들에만 허용됩니다. 미국 단체이기에 실제로 국내 도용 사례가 많죠”라고 덧붙였다.
대체 성분으로 무얼 사용했는지도 중요하다. 무파라벤, 무불소라는 말에 현혹되어, 또 다른 좋지 않은 성분이 첨가되지 않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대체할 수 있는 모든 성분이 과연 천연 성분인지 말이다. 천연치약을 강조하면서 착향료와 감미료를 사용한 치약도 있다. 아이부터 임산부, 노인까지 모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치약이 되려면, 천연계면활성제, 천연방부제, 무불소 치약이어야 하며, 그 외 성분도 모두 천연 유래 성분으로 이루어졌는가를 따져보아야 한다.

 

입안 헹구기

입에서 뱉은 물에 거품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맑을 때까지 헹군다. 자연 유래 성분으로만 구성되었다고 해도 치아 표면을 세척하기 위한 가루 형태의 연마제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깨끗이 헹구는 것이 좋다. 합성계면활성제, 파라벤 혹은 불소를 함유한 일반 치약의 경우엔 더 여러 번 헹군다.

청결한 구강 관리

⦁ 치아 사이와 잇몸의 건강을 지켜주는 치실을 꼭 사용할 것.
⦁ 6개월마다 치과를 방문해 주기적인 검진을 받을 것.
⦁ 취침 시 침이 마를 수 있어 구강이 건조하지 않게 잠자기 바로 전에 칫솔질할 것.
⦁ 커피, 콜라 등 착색 우려가 있는 음료를 마실 때는 빨대를 사용할 것.
⦁ 치면 세균을 혀에 묻힐 수 있으므로 칫솔 대신 혀 클리너를 이용할 것.

 

닥터미니쉬의 T치약과 G치약
불소 대신 자일리톨 성분을 넣은 무불소 치약. 천연 성분의 방부제(유칼립투스 오일, 편백 오일 등)와 코코넛 유래 천연 계면활성제를 함유했다. 96~98% 자연 유래 성분 치약으로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특히 G치약은 잇몸이 약해진 임산부가 사용하기 좋다. 각각 100g 1만2천원, 1만5천원.

 

위드마이의 스피아민트 치약
EWG 인증을 획득한 안전한 치약. 소듐라우릴설페이트,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 등의 계면활성제와 알레르기나 입마름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색소, 향, 보존제를 모두 배제했다. 계면활성제를 포함하지 않은 대신 스피어민트 오일로 상쾌함을 유지하도록 했다. 100g 8천9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