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는 것만으로 다른 맛을 내는 샌드위치 맛집 6

겹겹이 쌓는 것만으로 또 다른 맛을 내는 마법이 펼쳐진다. 입맛 없다는 말을 거짓말로 만들어버리는 6곳의 샌드위치를 소개한다.

더블트러블 유니온 | 슈림프 샌드위치

2013년 강남역에서 시작해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로 인기를 끈 더블트러블이 세 번째 리뉴얼을 거쳐 가로수길에 자리 잡았다. 지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샌드위치 문화를 제안하고자 한다는 리뉴얼 목표 아래, 샌드위치와 브런치, 잠봉뵈르 등의 올데이 메뉴를 마련했다. 30년 경력의 독일 인증 육가공 마이스터와 협업으로 깊은 풍미의 햄을 만나볼 수도 있다. 인기 메뉴는 도톰한 패티 가득하게 탱글한 새우살을 채운 슈림프 샌드위치다. 얇은 튀김옷을 입혀 육즙을 꽁꽁 가둬놨기에 한입 한입 먹을 때마다 새우살의 촉촉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타르타르와는 한 끗 다른, 살짝 알싸함이 감도는 마요네즈맛의 ‘Dt소스’와 루콜라가 패티의 육즙과 어우러질 때, 역시 샌드위치의 진가는 조화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가격 9천8백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4길 27-2 문의 02-545-3595

카사블랑카 샌드위치 | 램 칠 샌드위치

모로코인 형제가 운영하는 모로코식 샌드위치 가게다. 해방촌에서만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대표 맛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이국적인 향신료 향기가 느껴진다. 새우, 치킨, 양 등 메인 토핑에 알맞게 각기 다른 소스가 곁들여진다. 그중 램 칠은 다진 양고기를 향신료 듬뿍 넣은 매콤한 칠리소스에 달달 볶아 감칠맛을 끌어올렸다. 큼지막한 바게트에 채소도 고기도 가득한데 비교적 접근성이 높았던 할랄 푸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자 하는 대표의 바람대로, 두 명이서 나눠 먹어도 충분할 정도로 푸짐하다. 여름에는 맥주에 곁들일 근사한 샌드위치를 위해, 겨울에는 뭉근한 스튜에 찍어 먹는 듯한 샌드위치를 위해 테이크아웃 줄이 문밖으로까지 이어진다.
가격 8천원 주소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 35 문의 02-797-8367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 페어몬트 샌드위치

호텔 5층에 위치한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스펙트럼’에서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샌드위치로 캐나다 전통 음식인 스모크 미트 샌드위치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몰디브, 홍콩, 두바이의 5성 호텔에서 두루 경력을 쌓은 에티엔 트루터 셰프의 비밀 레시피로 2주간 훈연된 고기는 보다 진한 맛을 구현한다. 숙성된 고기를 아주 얇게 슬라이스해 겹겹이 두툼하게 쌓아 올리면 마치 결이 살아 있는 페이스트리처럼 근사한 샌드위치로 다시 태어난다. 호밀빵에 디종 머스터드를 바를 뿐 다른 재료는 첨가하지 않았는데, 구성을 과감하게 단순화함으로써 고기의 맛과 향에 집중한다. 룸서비스로도 즐길 수 있으며 맥주와 와인 등의 주류와도 샤퀴테리 플레이트 못지않은 궁합을 자랑한다.
가격 2만7천원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문의 02-3395-6101

큐뮬러스 | ACCA

‘아까 먹었던 게 뭐지?’라는 뜻의 유쾌한 메뉴로, 누구나 다시 생각날 샌드위치다. 좋은 재료가 좋은 맛을 준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영양소와 식감, 조화를 특히 신경 쓴다는 진유식 대표의 샌드위치 철학이 빛을 발한다. 메뉴마다 재미있는 요소가 하나씩 더해져 있는데, ACCA는 똑같이 생긴 두 조각이 전혀 다른 맛을 내는 것이 포인트. 한쪽에는 그린빈이, 다른 한쪽에는 아스파라거스가 들어있다. 농후한 브리치즈, 로스트 비프가 맛을 탄탄하게 채워주고 산뜻한 채소의 맛이 더해진다. 여기에 숨어있던 개복숭아가 깔끔한 산미를 더하니 화사하기는 봄 같고 활기 차기는 여름과도 같은, 이 계절의 샌드위치가 완성됐다.
가격 1만3천원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덕정9가길 6 문의 02-465-7587

시엠프레 꼬모 도밍고 | 에그 샌드위치

‘항상 일요일처럼’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 때문인지 이곳의 샌드위치는 한적한 주말 오후에 생각난다. 연한 노란색의 달걀샐러드는 입자가 아주 고와 크림처럼 부드럽고, 반숙 계란 하나가 통째로 들어가 하나만 먹어도 속이 꽤나 든든하다. 곁들여지는 말린 방울토마토가 별미인데, 쫄깃한 식감 뒤로 새콤달콤함이 은은하게 올라온다. 슴슴해 보이지만 의외로 짭조름하게 간이 되어 있어 화이트 와인, 맥주와 먹기에도 좋다. 일단 이렇게 귀여우니 먹기 전부터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취향에 따라 명란과 와사비소스가 더해진 명란에그샌드위치도 추천한다.
가격 7천5백원 주소 서울시 용산구 후암로34길 11 문의 070-4150-0123

트와블루 | 스매시드아보카도 토마토 루콜라 오픈 샌드위치

수많은 카페가 생겼다 사라지는 성수동 골목길, 2016년부터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트와블루는 처음과 같은 성실함으로 신선한 메뉴를 제공한다. 홈메이드 브런치를 표방하는 만큼 공간 또한 숲길의 오두막집을 닮아 곳곳에 아늑함이 묻어 있다. 썰어 먹기에도 들고 먹기에도 좋은 오픈 샌드위치의 맛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이곳에서 직접 만든 리코타 치즈다. 몽글몽글하면서도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는 시판 치즈보다 달지 않아 고소함이 더욱 잘 느껴진다. 빵에 살짝 발린 것만으로도 존재감이 뛰어나 커피뿐 아니라 와인과도 잘 어울리는 샌드위치를 완성했다. 잘 후숙된 아보카도의 눅진함과 마리네이드한 방울토마토의 달콤함, 레몬소스의 상큼함까지, 층층이 고운 빛깔만큼 다채로운 맛의 조합이다.
가격 1만7천원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길 50 문의 070-8886-5254

에디터
정지원
포토그래퍼
HYUN KYUNG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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