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화장품 패키지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

 

소비자가 원하는 친환경 화장품

소비자들의 인식은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그린 컨슈머들은 SNS에 #화장품어택 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화장품 재활용 등급 표시 예외 적용을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2021년 3월 13일 기준) 7020여 명이 운동에 서명했으며, 빈 화장품 용기를 모아 녹색연합 사무실로 보내면 이를 통해 화장품 회사에 제대로 재활용되는 용기를 만들 것을 요구하는 활동 역시 펼쳤다. 이렇게 모은 화장품 용기는 지난달 기준 무려 8000여 개에 달한다. 그리고 ‘재활용 우수’ 등급을 받는 화장품 용기를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많은 소비자가 적극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세상이 달라졌다. 다행스럽게도 말이다. 그러니 화장품 회사들 역시 표기를 유예해주는 기간 동안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로션이나 크림 같은 제품은 PP, HDPE, PET 등 단일 소재 용기에 담거나, 쓰레기를 줄일 수 있도록 고안된 고체 화장품이나 리필 제품을 제작하는 등 방법은 다양하다.

친환경이라는 이름의 포장

그 어떤 산업 분야보다 그린 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화장품 시장. 많은 브랜드가 ‘친환경’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리 용기나 100%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고, 단상자에는 콩기름 등으로 친환경 인쇄를 하기도 한다. 포장 역시 간소화하고 무접착 친환경 패키지를 이용해 분리배출을 보다 쉽게 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한때는 푸르게 푸르게 우리 강산을 지키자고 종이를 아끼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플라스틱의 대체품으로 종이를 사용하면서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유리병을 사용한다면? 안전한 배송을 위해 완충재를 가득 넣은 과대 포장을 하게 되는 것이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우리는 과연 허울 좋게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미지를 구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화장품 패키지를 과연 친환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재활용 어려움’ 화장품

환경부가 지난해 12월 재행정 예고한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 및 분리배출 표시에 관한 고시’ 개정(안)에서 화장품이 빠진 것이 이슈가 되고 있다. 환경부는 용기 재활용 난이도에 따라 용기 겉면에 ‘재활용 최우수-우수-보통-어려움’ 등급을 표시하도록 했는데,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화장품 용기의 90%가 재활용 어려움 등급에 해당하는 만큼, 이 법이 실질적으로 적용되기가 어렵다고 판단된 것. 그 이유 중 하나는 화장품의 고기능성 성분이 변질 우려가 크기 때문에 차단성이 높은 복합 소재의 용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고, 대부분의 화장품에 거울, 펌프의 스프링 등이 포함돼 있어 이 역시 재활용 어려움 등급 대상이다. 무엇보다 ‘외관’이 아름다워야 소비자들에게 선택되는 뷰티 제품의 특성상 단일 소재로 용기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도 한몫한다. ‘재활용 어려움’ 등급 판정을 받으면 최대 30%의 환경부담금이 추가 부과되는데 자칫하면 이로 인해 제품 가격이 올라가고, 소비자들의 몫으로 고스란히 전가될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이유들로 일단, 환경부는 ‘화장품 용기 회수 촉진 및 재생원료 사용 확대’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5년까지 협약에 참여한 화장품 업체가 생산한 제품에 한해 ‘재활용 어려움’ 등급 표시를 면제해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