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N DEMONS, 더 보이즈 주연과 현재

소년이 다 자랐다고 더는 소년이 아닌 게 될까. ‘더보이즈’의 주연과 현재는 영원한 소년이면서도 소년으로 착각하라는 듯 내내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고 <얼루어>는 그들의 손톱까지 색으로 채웠다.

현재가 입은 니트 베스트는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주연이 입은 니트 톱은 푸시 버튼(Push Button). 스마일리 젤네일 스트립은 유유유유유(UUUUU).

현재 씨는 네일을 말끔히 지웠고 주연 씨는 그대로 하고 있네요. 그냥 갈 작정이에요?
현재 어, 진짜 그러네요. 저는 뭐 지워주신다고 해서 그래야 하는 줄 알고.
주연 태어나서 이런 거 처음 해보거든요. 바로 지우기 아깝기도 해서 그냥 둬보려고요.

손톱을 그렇게 하고 화보 촬영 해보니까 어때요?
주연 화보 촬영은 뭐든 자유롭게 시도할 기회니까 재미있어요. 이럴 때 한번 해보는 거죠. 뭐.
현재 매니큐어처럼 바르는 것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간편한 스티커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어릴 때 봉숭아 물들인 거 말고 손톱에 뭘 한 건 또 처음이네요.
주연 오, 저도 그거 했어요. 봉숭아 물들이는 거랑 비슷한 거네요.(웃음)

봉숭아 물을 들여본 세대인지는 몰랐네요. 뭔가 괜히 정겹군요.
현재 저희 봉숭아 물 세대입니다.(웃음)

‘더보이즈’의 데뷔 일을 정확히 기억해요?
주연 당연하죠. 12월 6일.
현재 2017년이요.

정확히 2017년 4월 4일에 우리 만난 적이 있어요. ‘더보이즈’라는 이름이 생기기도 전, 멤버들의 첫 프로필 촬영장에 제가 있었거든요. 그때 자료가 남아 있는데 폴더명이 ‘크래커 엔터 신인 그룹’이에요.
주연 우와. 그때 만난 거 기억해요. 그때 찍은 사진들은 최근까지 공개된 적이 없는 사진들이에요. 얼마 전에야 아주 살짝 공개됐어요.
현재 저는 이상하게 그날의 기억이 통째로 날아가버린 거 같아요. 아무것도 기억나질 않아요. 엄청나게 긴장했었나 봐요.

공식적으로 제게는 ‘더보이즈’와의 첫 촬영이 오늘이죠. 하지만 주연 씨와는 다른 촬영장에서 종종 마주쳐서 그런지 꼭 아는 사람 같아요. 
주연 맞아요. <얼루어>에서 김하온 님 촬영한 날 스튜디오에서 마주쳤죠. 제가 그 다음 촬영이었어요.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님 팬츠는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 링은 희수월드(Heesooworld).

서글서글한 태도로 여기저기 인사를 하거나 처음 보는 스태프와 서슴없이 대화하는 건 여전하던데요.
주연 함께하는 스태프에 관해서 미리 찾아보고 오는 편이에요. 어떤 분과 함께 작업하는지 궁금하니까요. 다음에 만났을 땐 먼저 인사하려고 해요.

현재 씨는 낯을 좀 가려요? 
현재 초반에 낯을 많이 가려요. 그게 느껴지셨어요? 전 진짜 그런 사람이 아닌데 첫인상이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듣곤 해요. 얼마 전에 다른 촬영장에서도 그런 말을 들었는데 신경을 써야겠네요.

처음 보는 사이에 낯가리는 건 당연해요. 그나저나 둘 다 참 잘생겼네요.
현재 전 제 얼굴을 잘 모르겠어요. 딱 봤을 때 별 특징이 없는 얼굴인 거 같아요. 여러 번 봐야 그나마 눈에 익는 얼굴이라고 생각해요.
주연 서로 가지지 못한 걸 가진 거 같아요. 저는 얼굴선이 날카롭거든요. 현재 형은 부드럽고 예뻐요. 이목구비도 그렇고 특히 손이나 다리가 진짜 고와요. 되게 다른데 또 같이 있으면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현재 주연이 별명이 고양이예요. 날렵하게 생겨서. 저는 좀 맹숭맹숭하게 생긴 것 같아요. 별명도 곰이에요. 팬들이 그렇게 불러요.

레더 슬리브리스 톱은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이어커프는 희수월드.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렇게 자기 이야기를 하는 자리는 어때요? 익숙해졌어요?
주연 인터뷰는 아직 힘든 거 같아요. 특히 제가 어떤 사람인지에 관해서 말하는 건 참 어렵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현재 형에 대해서 말하는 건 쉬워요.
현재 정작 제가 어떤 사람인지 말할 기회는 잘 없는 것 같아요.

데뷔한 지도 좀 됐죠. 어때요?
주연 데뷔 초에는 확실히 힘들었어요. 즐기지를 못한 거 같아요. 지금은 상황도 많이 나아진 것 같고, 멘탈도 강해진 걸 느껴요. 뭐든 즐겁게 하려고 해요.

데뷔 초에 마냥 좋지만은 않았어요?
주연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늘 격차가 존재하잖아요.(웃음) 연습생 때 상상하던 모습이 있거든요. 데뷔하면 다 좋을 줄 알았어요. 막상 데뷔하고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힘들기도 하고 서러운 일도 많고요.

내가 이러려고 힘든 연습생 시절을 버텼나 싶고?
주연 그런 생각도 했죠.(웃음) 이제 자리 잡은 거 같아요. 저희를 좋아해주는 팬들이 많아진 것도 느껴지고요. 그게 제일 큰 힘이죠.
현재 초반에는 자신감, 자존감이 다 낮았던 거 같아요. 최근에서야 좀 뻔뻔해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게 제 직업이잖아요. 제가 더 당당하고 뻔뻔해져야 일도 더 잘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더보이즈’는 데뷔 초부터 화보와 다양한 형식의 영상을 지속해서 유튜브에 공유했죠. 일종의 아카이브인 그 기록을 지금 보면 어때요?
주연 요즘에야 그걸 다시 보는데 벌써 좀 새삼스럽더라고요. 추억에 젖어요. 시간이 더 흐른 다음에 보면 또 다르겠죠?
현재 그땐 10대인 멤버도 있었는데 지금은 다 20대를 훌쩍 넘었어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의 기록을 보면 기분이 이상해지죠. 모든 순간이 행복하지만은 않았을 거예요. 좋지 않은 상황일 때도 있었어요. 그 모든 게 하나로 합쳐져서 마음을 다잡게 돼요. 앞으로도 더 많은 사진, 영상 기록을 남기고 싶어요.

참 다양한 패션 스타일을 시도했어요. 그런 경험은 어때요?
주연 워낙 새로운 걸 시도하다 보니 음, 좀 그런 옷도 있긴 했죠.(웃음) 좋은 것도 있었지만 아닌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흑역사도 있어요.
현재 앞을 내다본 거죠. 두 수 앞 정도?(웃음) 패션은 늘 앞서가야 하잖아요. 여러 스타일을 시도하면서 부쩍 패션에 눈을 뜨게 된 것 같아요.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직접 구입하고 싶은 옷도 있었는데 아직 실천한 적은 없어요. 지금은 이렇게 편한 옷이 더 좋아요. 이게 저인 것 같아요.

피케 셔츠는 다잉 브리드(Dying Breed). 데님 팬츠는 리바이스 바이 리볼트(Levi’s by Revault).

이제 비싼 옷도 살 수 있게 됐나요?
현재 아직은 아니에요. 그냥 먹고 싶은 음식은 마음껏 사 먹을 수 있는 정도?
주연 사치 좀 해볼까 싶은 날 맥도날드 대신 쉐이크쉑을 먹는 정도는 됐어요. 하하. 그럼 된 거 아닌가요? 막상 비싼 옷 입고 갈 데도 없고요. 저희는 연습이 일상이라서요. 트레이닝복을 제일 좋아해요.

주연 씨의 곱창 사랑은 유명하던데 현재 씨는 뭘 좋아해요?
현재 요즘 튀김에 미쳤어요. 튀긴 거면 다 좋아요.

주연 씨는 심플한 사람인가요?
주연 네, 저는 완전히 그래요. 너무 심플한 사람입니다.

현재 씨는 어때요?
현재 뭐든 처음엔 걱정이 많은 편인데 그걸 지나면 심플해지는 것 같아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게 명확해요.

메시 소재를 덧댄 슬리브리스 톱은 더 그레이티스트(The Greatest). 데님 팬츠는 다잉 브리드.

‘더보이즈’의 이름으로 한 장의 정규 앨범과 여러 곡을 냈죠. 지금 어디쯤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 369 법칙이라는 게 있다고 하잖아요. 그 주기로 권태가 온다고 해야 하나 그런 거요. 데뷔한 지 이제 3년이 지났거든요. 딱 힘이 빠질 수도 있는 시기인데 오히려 새로운 시작 앞에 선 느낌이 들어요. <로드 투 킹덤>을 만난 게 커요.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라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주연 프로그램의 힘이 엄청나더라고요. 그 영향도 많이 받았어요. ‘유입’이라고 하죠. 방송을 통해서 새로운 팬이 많이 생겼어요. 피부에 확확 와 닿을 정도로요.
현재 <로드 투 킹덤>에서 총 5개의 무대를 했는데 연출의 규모나 완성도가 역대급이었거든요. 진짜 대단했어요. 좋은 무대를 완성해갈수록 더 잘하고 싶어지더라고요.

레더 슬리브리스 톱은 보테가 베네타. 이어커프는 희수월드. 스마일리 젤네일 스트립은 유유유유유.

목소리와 눈빛에서 힘이 느껴지네요. <로드 투 킹덤>에서의 무대는 ‘더보이즈’의 자랑거리인가요?
주연 좋은 무대를 남긴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죠.
현재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처음인데요. 확실히 승리욕을 자극하더라고요. 딱 승부를 걸게 돼요. 그 스릴이 주는 묘한 흥분이 있어요.

아드레날린이 막 솟구칠 테죠. 그게 또 자존심이니까. 
현재 이기고 지고 가 핵심은 아닌데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죠. 근데 중요한 건 ‘져도 상관없으니까 우리가 준비한 거 제대로 잘하자’ 그거예요. 멤버들끼리 그렇게 다독여요. 이번에 출연하는 <킹덤>에서도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예요. 순위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래도 꼴찌 하면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남겠지만.(웃음)

그렇게 앞으로 가는 거겠죠. 좋은 걸 보고 듣고 또 맛있는 거 실컷 먹으면서. 처음 본 때랑 아주 다르지 않아서 좋네요. 이제 어디로 가요?
주연 연습실 가야 해요. 그게 저희 일상이에요. 지금은 무조건 연습에 올인할 수밖에 없어요.

니트 톱은 보테가 베네타. 레더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마일리 젤네일 스트립은 유유유유유.

    포토그래퍼
    Hyea W. Kang
    에디터
    최지웅
    스타일리스트
    이우민
    헤어
    박내주(빗앤붓)
    메이크업
    황희정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