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팬데믹의 영향권에 있는 전 세계. 새로운 시즌을 알리는 2021 봄/여름 컬렉션이 열렸지만 백스테이지의 모습은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컬렉션 속에서 엿본 올봄 메이크업 키워드를 꼽아보았다.

 

UNDER MASK LIPS

“마스크는 2020년에는 물론 2021년에도 가장 중요한 액세서리가 될 거예요.” 니콜 펠프스 쇼의 디자이너 마리아 코르네조가 말했듯 여전히 우리는 필마스크 시대에 살고 있다. 한동안 마스크 속에서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채 방치되었던 ‘베어 립’이 이제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대범하게 표현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라 아크수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앤드류 칼리모어는 비치는 마스크 밑으로 볼드한 컬러의 립 메이크업을 번진 듯이 연출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평소 바르지 않을 것만 같은 특이한 컬러를 바르거나, 립 라인을 과감하게 그리거나. 그동안 시도해보고 싶던 립 메이크업이 있다면, 지금이 기회일지도 모른다! 어떤 컬러도 어떤 방식으로도 연출 가능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밀착력은 필수라는 사실.

DRAMATIC EYES 

그 어느 때보다 서로의 눈을 보며 대화할 일이 많아졌다. 그게 마스크를 쓰고 눈만 빼꼼히 내놓은 일상생활이거나, 혹은 줌 화상 회의와 같은 가상 공간이거나의 차이일 뿐이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아이 메이크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계속되고 있다. 가장 대세는 그래픽적인 블랙 아이라인을 활용하는 방법. 디올에서부터 프란체스카 리베레이토레 등 다수의 컬렉션 쇼에서 강렬한 눈빛을 발휘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이 밖에도 안나수이 쇼에서는 눈가 주위를 꽃 패턴으로 장식하기도 했으며, 요지 야마모토 쇼의 모델들은 눈썹결을 러프하게 살리고 속눈썹을 극대화한 메이크업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NATURAL SKIN 

마스크로 인해 쉽게 뭉개지고 묻어나기 쉬운 피부는 더더욱 민낯에 가깝게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거듭나고 있다. “다들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죠. 우리는 모든 모델의 피부를 숨쉴 수 있도록 표현했어요.” 발렌시아가와 지방시, 뮈글러 등 다수의 컬렉션에서 물먹은 촉촉한 피부를 표현해낸 ‘듀이 스킨’의 퀸, 메이크업 아티스트 잉게 그로나드의 말이다. 그녀는 이것이 더욱 똑똑해진 메이크업 제품 덕분에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즉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고 아무것도 바르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 베이스 메이크업을 생략한 채, 톤업 크림이나 컬러 프라이머 등만 발라 피부결과 톤만 보정하고 잡티까지 그대로 살려야 피부를 투명하게 표현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