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채용 시장의 키워드는 바로 ‘비대면’이다. 언택트는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AI 면접, 화상 면접 어떻게 준비하면 될까?

 

INSI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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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코로나19의 등장으로 새로운 변곡점이 된 해였다. 인류의 시간표를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누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니 말이다. 자연스럽게 언택트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시대에 가속이 붙었고, 이는 우리 삶 전반에 걸쳐 영향을 주게 되었다. 그리고 공기업과 사기업 모두 앞다투어 비대면 면접을 채용 절차에 도입하고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작년 기준 기업 인사담당자 224명을 대상으로 한 취업 정보 사이트 인크루트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상반기 언택트 채용을 진행한 기업이 44.9%이며, 하반기 언택트 채용 도입 의사를 밝힌 기업이 57.3%에 달했다. 최근 코레일 관광개발은 열차승무원 공개채용을 앞두고 유튜브를 통한 언택트 채용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세포라 코리아의 화상 면접

화상 면접 “작년 8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모두의 안전을 위해 비대면 영상 인터뷰를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1차 서류심사 이후 진행되는 두 차례의 면접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했습니다.”
선호하는 면접 환경 “휴대폰 또는 PC의 줌콜을 통해 화상 면접 접속이 가능합니다. 면접에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환경에서 진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배경에 시선이 가지 않도록 단색 배경의 벽 앞 등 본인에게 집중될 수 있는 환경을 미리 찾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선호하는 면접 룩 “비대면 면접이라고 메이크업, 헤어에 신경을 덜 써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입니다. 한 시간가량, 면접관이 본인의 얼굴을 줌인된 상태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카메라 화질에 따라 얼굴이 더 어두워 보이거나 잡티가 부각될 수도 있죠. 기본적으로 면접에서는 깨끗한 피부 표현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면접 복장은 자율입니다. 근무가 불가능할 수준의 그루밍이 아니라면 세포라는 직원들의 개성과 가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합니다.”
비대면 면접의 미래 “대면 인터뷰가 가능해지더라도 1차 면접은 영상 인터뷰 형태를 유지해 유연성 및 시간 효율성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후보자가 면접에 참석하기 위해 휴가를 내거나, 지방에서 장거리를 이동하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이은선(세포라 코리아 인사부 이사) 

공공기관의 화상 면접

비대면 면접 “작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하반기 채용부터 화상 면접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서류에 합격한 인원을 대상으로 15~20분간 직무 수행 등 종합적 평가에 대한 면접이 진행됩니다.”
대면 면접과 다른 점 “온라인상에서 면접이 이루어짐에 따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응시생의 모든 부분을 직접 체크하지 못하기에 아쉬움이 남는 점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수험생 입장에서도 답답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화상 면접을 위한 팁 “편안한 마음으로 면접에 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대면 면접과 대면 면접의 질문은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3~4명 정도 다수의 수험생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하므로 노트와 필기구를 준비하여 질문에 대한 답변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혹시라도 서버 접속이 지연된다면, 당황하지 말고 회사 인사담당에게 연락하도록 합니다. 보통 이런 경우엔 마지막 타임에 면접을 별도 진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니 차분히 대응하면 됩니다.”
선호하는 면접 환경 “특별한 기준은 없습니다. 그래도 화면상 보이는 뒤의 배경 부분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이 좋겠지요. 집이라면 옷장, 벽지 앞에서 진행하는 것이 어떨까요? 차 안 혹은 야외에서도 가능하나, 비대면 면접 특성상 소음이나 인터넷 연결의 끊김 등에 유의해야 합니다.”
비대면 면접의 미래 “회사에서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한 일이기에 대면 면접이 원칙일 수밖에 없습니다. 팬데믹 상황으로 특수한 여건 속에서 비대면 면접을 진행하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선호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앞으로도 전염병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그 기간 동안은 비대면 면접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 익명의 공공기관 인사 담당자 

닥터지의 AI 면접

AI 면접 “고운세상코스메틱 닥터지는 ‘Right People’ 채용을 위한 채용 프로세스를 활발하게 운영 중이며, 다양한 포지션에서 수시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식으로 AI 면접을 도입한 2019년 7월부터 마이다스아이티의 inAIR 서비스를 통해 AI 면접&인적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원자들의 입사지원서를 모두 데이터화하고, 조기이탈자/고성과자/저성과자 등으로 분류하여 비교 및 분석을 가능하게 만든 툴입니다. 면접관 개개인의 주관이 배제된 데이터이다 보니 모든 지원자를 동일한 기준에서 직무적합도와 각 역량별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죠.”
면접 진행 방식 “AI 면접은 지원자 개인의 노트북과 컴퓨터 카메라로 화면을 통해 질문과 답변을 진행하며 평균 소요시간은 60분입니다.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과 본인 식별이 가능한 사양의 카메라와 마이크 등이 필요합니다.”
AI 면접의 미래 “계속 진행될 예정입니다. 아직까진 실제 대면 면접의 평가에 더 비중을 두고 있지만, AI 면접 결과와 실제 사람이 진행하는 평가와의 상관관계를 더 심도 있게 분석해 향후 AI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과제입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정교해지고 표준화할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선호(고운세상코스메틱 인사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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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화면에 잘 나오는 법 “사람의 얼굴은 자연광에서 가장 건강하게 나옵니다. 집에 채광이 든다면, 창문 옆으로 노트북을 배치해보세요. 하늘하늘한 소재의 하얀색 커튼은 부드러운 자연광 효과를 주고 배경으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자연광이 없다면 LED 스탠드 조명을 모니터 위에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훨씬 밝아 보일 수 있습니다.”
시선 처리 “화상 면접에서는 카메라 렌즈를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요. 그렇지 않다면 면접관 입장에서 면접자가 허공을 응시하며 이야기한다는 느낌이 들 수 있거든요. 특히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노트북 카메라와 아이컨택한다는 느낌으로 바라보며 답해보세요. 강렬한 인상을 전달할 수 있을 겁니다.”
면접 추천템 “카페 등 외부 환경에서 면접을 진행할 경우에는 블루투스 이어폰과 초소형 마이크의 조합을 추천! 단, 구입 전 노트북 기종에 따른 호환성을 꼼꼼하게 체크해보길 권합니다.”
면접 팁 “대화를 나누는 상대와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감이 화상면접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카메라에 비치는 모습 외의 공간은 본인에게 가장 편안한 컨디션으로 만들어놓으세요. 가령 집이라면, 보이지 않는 화면 아래로 포근한 수면 양말을 착용하고 있을 수 있겠죠?”
– 황선미(<얼루어>디지털 에디터) 

에듀티지의 ‘ETM-001’ 초소형 마이크

 

OUTSI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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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코치들이 알려주는 비대면 면접의 스킬 모음! 

“영원한 취준생은 없다!” | 이원형 코치

“‘퇴사왕이코치’ 카페를 운영하며 3년째 취업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수십 번의 크고 작은 면접을 보며 겪었던 시행착오 현업에서의 직무 경험, 수년간 쌓아온 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들을 지도 중입니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대부분 공채 기업에 AI 면접이 도입되었고, 1,2차 모두 화상 면접을 보는 곳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최종면접(임원)만큼은 대면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업계, 기업마다 도입 속도와 선호에 따른 차이가 있습니다. 은행 채용의 경우 1,2차 모두 대면으로만 진행했으며, 같은 홈쇼핑 업계에서도 CJ오쇼핑, 현대홈쇼핑은 비대면으로 진행했고, GS SHOP의 경우 면접 날짜를 바꾸면서까지 대면 면접을 고수했습니다.”

비대면 면접 팁
1 “오히려 준비는 더 꼼꼼히! 비대면 면접이라고 해서 준비가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답변의 질과 내용이 중요합니다. 비대면 면접에서는 다른 지원자의 발언이나 분위기에 휘말려서 자신의 페이스를 잃을 염려가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에 모든 것이 집중되기 때문에 어설프게 준비하면 부족함이 부각되어 보일 것입니다.”
2 “실전처럼 화상 환경에서 연습할 것! 많은 회사가 ZOOM이나 MS 팀즈로 면접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의 연습은 실제 화상 시스템을 이용해 준비할 것을 권합니다.”
3 “주변 환경을 통제할 것! 스크린 뒤 배경의 어수선함,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 내 이미지에 투영될 수 있으니 환경 통제에 신경 쓰길 바랍니다. 특히 목소리가 잘 안 들릴 수 있으니, 음향을 조절하며 미리 테스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4 “지원하는 회사를 위해 시간을 할애할 것! 트렌드의 변화를 예측하고 나아가 지원하는 회사가 해당 산업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지원 직무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나의 경험을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담는 것이 자기소개서이고 말로 풀면 면접이 됩니다.”

“힘내! 거의 다 왔어.” | 허정은(스피치 컨설턴트)

“스피치 컨설턴트 허정은입니다. 아나운서로 활동하다가 제가 가진 것을 나누고 싶어 스피치 교육기관에서 10년간 몸담으며 후배들을 양성해왔습니다.”
비대면 면접 팁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금 추상적이지요? 다시 말해 신뢰감 있는 목소리로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해요. 컴퓨터상에 내 모습이 보이는 순간부터 시험은 시작입니다. 자세에도 주의하시길. 화면으로 면접을 보면 고개를 더 숙이기 마련인데, 노트북 배치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거북 목 자세로 면접을 보게 되면 화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어요. 정해진 화면 크기를 통해 면접자를 대면하기에 시선 처리나 태도가 한층 더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면접 준비 방법 “요즘은 휴대폰, 삼각대를 활용해 쉽게 영상을 찍을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말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짓는지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타인의 지적보다도 스스로 모니터를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면접 시뮬레이션을 휴대폰을 활용해 녹화하고 반복해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얼굴과 상반신까지만 나오는 화면으로 면접을 진행하면 결국 면접자의 이미지와 분위기에 시선이 더욱 집중된다. 긴장하지 않고 차분한 모습을 연출하는 방법, 화면에 더 예쁘게 나오는 법, 셀프 헤어&메이크업 비법까지 직접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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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R

단발 스타일링 “화면은 입체감을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볼륨이 주는 시각적인 효과가 크게 적용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죠. 평소 본인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얼굴 방향의 머리카락을 귀 뒤쪽으로 넘기면 장점을 부각시키면서도 세련되고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어요.”
긴 머리 스타일링 “자연스러운 볼륨을 넣어 포니테일 스타일을 연출하면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싶다면 ‘센터 파트’ 가운데 가르마 스타일을 추천해요. 스무딩 브러시 툴을 장착한 다이슨 ‘에어랩’을 이용하면 보다 쉽게 머리카락을 정돈할 수 있죠. 웨이브를 넣어주면 정갈하면서도 풍성한 헤어스타일링이 가능합니다.”
– 마준호(프리랜스 헤어스타일리스트) 

다이슨의 ‘스무딩 브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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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UP

기본에 충실할 것 “펄감이 있는 제품을 눈두덩에 올릴 경우 실제와 달리 화면에 비치는 모습은 답답해 보일 수 있습니다. 브로우와 라이너를 활용해 눈매를 또렷하게 만들고 섀도를 활용해 자연스러운 음영을 넣는 것이 낫습니다. 입술에 은은한 컬러감을 주어 자연스럽게 마무리합니다. 마지막으로 파우더를 사용해 번들거리는 유분기를 깔끔하게 눌러줍니다.”

어뮤즈의 ‘소프트 크림 치크 누디쉬’ #32 핑크토스트
어떤 입술에도 자연스럽게 발색된다. 치크와 립 메이크업에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바비브라운의 ‘아이섀도우’ #토스트와 #토프
눈두덩에 자연스러운 음영을 선사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디어달리아의 ‘파라다이스 드림 프시리전 프로 리퀴드 아이라이너’ #느와르
점막을 메워 또렷한 눈매를 연출한다.

 

비대칭 잡기 “다른 색조 메이크업보다 좌우대칭을 맞추는 것을 신경 쓰길. 화면은 실물보다 좀 더 부어 보이고, 윤곽이 느껴지지 않죠. 때문에 컨투어링 메이크업을 실제보다 과감하게 올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스틱 크림 타입과 파우더 제품을 차례로 이용해 윤곽을 잡아주면 또렷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죠. 브로우 제품을 활용해 양쪽 눈썹의 대칭을 맞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 유혜수(프리랜스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세포라의 ‘미네랄 파운데이션 컴팩트’ #D40
부드럽게 셰이딩을 넣어 자연스럽게 얼굴 입체감을 살린다.

 

아나스타샤 베버리 힐즈 by 세포라의 ‘루스 세팅파우더’
얼굴 전체 유분기를 잡아주어 보송하고 화사하게 마무리한다.

 

투쿨포스쿨의 ‘아트 클래스 바이 로댕 쉐딩’
턱과 코에 셰이딩을 넣어 한층 더 섬세하게 윤곽을 잡아준다.


TALKING ABOUT
UNTACT INTERVIEW

그래서 언택트 면접이 어쨌다고? 화상 면접, AI 면접을 경험해본 자들의 리얼 찐후기를 모았다. 

신입사원

2020년 4월경, 에어프레미아 객실승무원 지원. | Y(20대 중반/여)
면접을 위해 어느 스터디 센터의 세미나룸을 대여했다. 집에서는 깔끔한 공간을 찾기도 어렵고, 가족과 함께 살고 있기에 소리가 들리는 것도 신경 쓰였기 때문. 완전한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카카오톡의 페이스톡으로 면접이 진행됐기 때문에 핸드폰을 이용했고, 얼굴에 조명을 밝히기 위해 집에서 쓰는 LED 스탠드를 직접 가져갔다. 사전에 회사에서 스튜디오 촬영과 조명 등의 전문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공지했기 때문에 방 안의 불을 다 끄고 블라인드를 내린 상태에서 얼굴에만 스탠드 조명을 비춰놓고 면접을 봤다. 10분 동안 면접이 진행되었고, 간단한 스몰 토크와 한국어와 영어로 된 질문을 받았다. 다만 통신 연결에 시간차가 있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에 시간이 소요되더라. 면접관의 리액션이 없다고 당황하지 말 것! 답변 후 3초 후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받게 될 거다.
상반신만 나오기 때문에 복장 같은 경우 구두를 신지 않아도, 스커트를 입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편했다. 아무래도 승무원 면접이라 메이크업에 대한 것은 걱정이 많이 됐다. 카메라로 찍는 얼굴이 실물보다 별로이기에(눈은 작고 얼굴은 크게 나오는 기이한 현상이!) 꼭 전문가의 힘을 빌려야겠다고 느꼈다. 평소 대면 면접 때는 최대한 순한 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이번엔 셰이딩은 물론이고 눈도 크고 또렷하게 메이크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 과했나 싶은 것도 잠시, 화면 속에서는 이목구비가 날아가버린다. 메이크업은 평소보다 선명하게 받는 것을 추천한다.

이직 희망 2년 차

2020년 6월경 마이다스 아이티 지원. | K(30대 초반/남)
자소서(자기소개서) 전형이 없는 회사라 지원 서류 제출 시 1차 AI 역량 검사가 이루어진다. 혼자 거주 중인 회사 사택에서 홀로 조용하게 면접을 봤다. 노트북으로 진행했고, 노트북 마이크보다 무선 이어폰의 마이크가 더 좋을 것 같아 에어팟을 착용했다. 각 AI 면접은 음성으로 질문을 받으면 10초 동안 생각하고, 답변할 수 있는 60초가 주어진다. 화면의 타이머에 남은 시간이 크게 표시되어 있어서 다소 부담스럽기도 했다. 질문은 8개 정도로 실무에 관한 것이었고, 한 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사실 ‘AI가 어떻게 사람을 평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어 믿음이 가지 않았던 부분이 있긴 했다. 면접 평가자가 AI라고 생각하다 보니 질문에 대한 답이 정해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정답을 맞히려고 노력했다. 면접관이 앞에 있으면 흥미를 보이는 부분은 보강하고, 아닌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는 등 반응에 따라 답변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데, AI 면접은 면접관의 반응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약간 답답했다. 또 면접관의 피드백을 토대로 본인의 면접 스킬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사실이 아쉽더라. 다만 면접장에 직접 가지 않아도 되고 언제, 어디서든 면접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비대면 면접의 매력적인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타 업계 이직 성공

2020년 10~11월경 외국계, 국내 기업 다수 지원. | E(20대 후반/여)
10~11월 사이 세 차례나 비대면 면접에 응했다. 소셜 미디어 앱으로 잘 알려진 틱톡 같은 경우 1차 팀 면접, 2차 헤드 면접 모두 화상으로 진행했고, 인사이트는 서류 전형 후에 전화 면접과 네 차례 화상 면접이 있었다. 일반 면접 같은 경우는 그 회사에 직접 찾아가보고 회사 분위기를 잠시나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반면, 화상 면접은 그렇지 않다. 아무래도 면접관과 직접 아이컨택하면서 얘기를 나누거나 반응을 파악할 수 없어 소통한다는 느낌을 덜 받는다. 하지만 면접의 압박적인 분위기를 덜 느끼게 된다는 점, 할 말을 잊어버렸더라도 기록한 메모를 잠시나마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점은 좋았다. 한번은 다른 대면 면접과 일정이 비슷하게 겹쳐서 근처 카페에서 면접을 본 적이 있다.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지 않는 구석에 콘센트가 있는 자리에 앉아 면접을 진행했는데, 도중에 손님들이 갑자기 몰려들면서 대화 소리가 점점 커지고 면접관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아찔했던 기억이 있다. 질문을 되묻고 혹시나 내 소리가 묻혀 잘 들리지 않을까봐 걱정되어 목소리를 점점 높이게 되었다. 면접을 보게 된다면 꼭 집이나 조용한 스터디룸을 예약해서 보시기를 추천한다. 핸드폰보다는 노트북을 유용하게 사용했고, 가끔 화면에 비친 얼굴이 너무 어두워 보여서 핸드폰플래시 기능을 활용해 밑에서 비추기도 했는데, 눈이 부셔서 장시간 사용하긴 어려웠다.

동종 업계 이직 성공

2020년 7월경, 배달의민족 MD 지원. | J(20대후반/여)
서류합격 통보를 받고 거의 곧바로 면접이 잡혔다. 줌을 통한 비대면 면접이었고, 1시간 동안 면접관과 1:1로 진행되었다. 나의 경우에는 비교적 편안한 장소를 선호해 집에서 면접을 보는 것을 택했다. 원래는 면접관과 핑퐁식 대화를 통해 점점 친근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시선, 손짓, 미소 등 비언어적인 요소를 신경 쓰면서 긴장된 분위기를 점차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비대면 면접은 노트북 카메라를 보고 말하니 질의응답 그 자체에만 집중하게 돼서 면접관의 표정을 읽어내기 힘들었다. 또 면접관의 시선이 노트북의 채팅을 확인하는 것인지 나를 응시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서 둘 다 말없이 서로를 기다리고 있다가 이 사실을 알아챈 후 동시에 웃음이 터진 게 기억난다. 좋게 마무리되었지만, 비대면 면접은 아무래도 현장 분위기를 읽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더라.
무엇보다 지원하는 업계에 대한 관심과 직무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 유형과 상관없이 업계에 대한 관심과 전망을 깊이 있게 공부해가는 것이 좋겠다. 추가로 조금 어색하더라도 대면 면접처럼 노트북에 대고 밝게 웃고 자연스러운 제스처를 취해보는 것 어떨까? 면접에 임하는 진지한 모습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