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BEAUTY GADGET
형사 가제트와 아이언맨의 힘은 프로펠러가 달린 모자와 티타늄으로 만든 슈트에서 비롯된다. 우리도 그들처럼 똘똘한 하이테크 툴의 도움을 받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실용화가 코앞인 지금, 뷰티 기술은 어디쯤에 와 있는지 알아봤다.
“매년 1월이면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가 열린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최신 스마트폰 기술이나 자율 주행 전기 자동차를 찾느라 혈안인 반면, 나는 하이테크 뷰티 기기를 물색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AI 화학 선생님과 로봇 강아지를 지나 립스틱 메이커와 치석과 플라크를 감지하는 칫솔이 있는 부스로 늘 발길을 돌리곤 했으니 말이다. 그곳에서 3일간의 여정을 통해 뷰티 기기도 자동차 못지않게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
– 제시카 크루얼(Jessica Cruel, <얼루어 US> 피처 에디터)
올바른 양치를 돕는 칫솔
일상에서 가장 모양 빠지고 원시적인 일을 꼽자면 양치질이 아닐까? 미국 치과 협회에서는 양치질을 최소 2분 이상 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양치질을 45초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장착한 전동칫솔이 있다면 정확히 2분 동안, 제대로 된 양치질을 할 수 있다. 그것도 우아하게. 바로 2020년 버전의 콜게이트 플라그리스 프로(Colgate Plagless Pro) 이야기다. 콜게이트 파몰리브의 글로벌 부사장 데렉 고든은 이렇게 설명한다. “블루 라이트 형광 기술을 칫솔에 적용했어요. 블루 라이트로 치아 어느 부위에 플라크가 쌓여 있는지 감지할 수 있거든요.”
이 칫솔은 치아 특정 부위에 박테리아에 의해 생긴 바이오필름(생물막)이 감지되면, 칫솔 손잡이에 파란색 불이 켜져 해당 부위의 칫솔질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플라크가 완벽히 제거되면 파란빛이 흰색으로 변한다.
올바른 양치질을 코칭해주는 칫솔도 있다. 오랄-비 연구팀은 수천 명의 칫솔질 패턴을 파악해 맞춤형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AI 전동칫솔 아이오(iO)다. 아이오는 사용자가 칫솔을 쥐는 각도와 압력을 감지해 더 많은 양치질이 필요한 위치를 알려주고, 앱과 연동하면 입안 칫솔질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7가지 양치 모드, 미세 진동 회전 기술의 탄탄한 기본기도 갖추고 있다. 이런 기기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구강 위생 관리를 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또 앱에 누적된 개개인의 구강 데이터는 새로운 의학적 발견의 토대가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매일 양치질을 합니다. 이론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칫솔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다면, 구강 건강과 특정 질병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게 될지도 모르죠.” 오랄-비 연구팀 셰리 킨더딘의 말이다.
– 제시카 크루얼(<얼루어 US> 피처 에디터)
친절한 수면 도우미
이젠 불면증은 꽤 흔한 일이 됐다. 잠드는 데 오래 걸리거나 너무 일찍 잠에서 깨는 경우도 불면증에 포함된다.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원의 연구원들은 이러한 사람들의 수가 팬데믹으로 가파르게 늘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집에 갇혀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활동량이 줄면 단기 불면증이 유발될 수 있어서다. 수면을 추적하는 웨어러블 기기는 다양한 기능을 통해 더 나은 수면을 약속한다. 핏빗 차지 4(Fitbit Charge 4) 스마트밴드는 첨단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갖췄다. 수면 시간, 수면의 각 단계, 밤사이 혈중 산소 포화도 등을 기록해 수면 점수를 계산해주는 것. 충분하거나 적절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경우엔 휴식 시간 늘리기, 취침 전 운동 피하기, 새로운 취침 및 기상 시간 만들기 등을 제안해주기도 한다. 또는 간단하게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화이트 노이즈 라이트(White Noise Lite)나 마이노이즈(MyNois) 앱 등은 다양한 백색소음을 제공한다. 고양이 코 고는 소리,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괘종시계 초침 소리 같은. 백색소음의 고음을 줄여 더 듣기 편한 핑크 소음이나 갈색 소음을 택하는 것도 좋겠다. 스마트 스피커 구글 네스트 미니(Google Nest Mini)가 있다면 앱을 다운로드하고 소리를 고르는 일도 필요 없다. 그저 음성명령으로 ‘헤이 구글, 릴랙싱이 필요해!’라고 말하면, 알아서 빗소리나 장작불 타는 소리를 듣기 좋은 볼륨으로 흘려보낸다. 또 잠들기에 적당한 은은한 조명을 맞추는 등의 굿나잇 루틴을 자동화할 수도 있다.
더 전용화된 기기를 원한다면? 해치의 리스토어(Hatch Restore)를 살펴볼 것. 연결된 앱에 원하는 수면 루틴을 저장해놓으면 원하는 수면 시간이 다가올수록 점진적으로 조도를 낮춰준다. 침대에서 책을 읽기 좋은 적당히 은은한 조명과 마음을 진정시키는 사운드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일어날 시간 30분 전에는 기기가 알아서 일출을 모방한 컬러 디스플레이를 시작한다. 우리는 그저 달콤한 꿈을 꿀 준비만 하면 된다.
– 애드리언 소(Adrienne So, <와이어드> 시니어 라이터)
스마트 시트 마스크
시트 마스크를 가벼운 스킨케어 루틴 중 하나라고 여기던 시대는 지났다. 서울대학교에서 만든 마스크로 유명세를 탄 프란츠의 듀얼 마스크는 갈바닉 기기를 사용한 것 같은 효과를 선사한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에센스를 머금은 일반 시트 마스크인 인리칭 마스크를 얼굴에 붙이고, 그 위에 미세전류가 흐르도록 설계된 임파워링 마스크를 덧붙이면 된다. 효과가 궁금하다고? 일반 마스크처럼 붙이고 25분 동안 기다렸을 뿐인데 마사지를 받고 나온 듯 피부가 말갛고 쫀쫀해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용할 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어요.” 프란츠의 장명훈 대표의 설명이다. 에디터의 경우가 그랬다. 미세전류가 흐른다고 하지만, 느껴지는 것은 없었다. 다른 사용자들은 미세하게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거나 약간 따끔함을 느낀다고 한다.
또 다른 시트 마스크의 혁명은 정확한 피부 상태 진단과 3D 프린팅 기술로 완성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에서는 매장 내 촬영 기기를 이용해 고객의 얼굴을 스캔, 고유의 얼굴 형태에 꼭 맞는 맞춤형 하이드로겔 마스크인 아이오페 랩 테일러드 3D 마스크를 제공한다. 모양만 맞춤이 아니다. 이마, T존, 볼, 턱 부위별로 다른 피부 고민별 성분 맞춤도 가능하다. 볼은 건조한데, 턱에는 여드름이 잘 생기는 피부라면 볼에는 보습과 진정 성분을, 턱에는 피지 조절 성분을 넣는 식. 현재는 한국의 아이오페 랩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지만, 조만간 미국에도 3D 마스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 이정혜(<얼루어 코리아> 뷰티 에디터)
최신의 명상 도구
1초도 휴대폰과 떨어지기 힘들다면 휴대폰을 들고 있는 시간을 잠시나마 릴랙싱 순간으로 바꿔보는 건 어떨까? 헤드스페이스(Headspace), 캄(Calm), 언플러그(Unplug) 등의 앱은 명상 전문가들이 안내하는 라이브러리를 제공한다. 현재 어디에 있든 헤드폰을 끼면 마음의 중심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 아니면 작은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코어(Core) 명상 트레이너의 주 기능은 명상 트레이너의 호흡하는 방식에 동조되어 기기가 부드럽게 진동한다는 것. 숨을 들이마실수록 강도가 세지고 잠시 멈췄다가 내쉬는 동안 약해진다. 이 기기를 통한 명상 라이브러리 프리미엄 접속비는 한 달에 19달러. 가격 대비 명상에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평이다. 또한, 툴 상단의 금속 센서가 맥박을 측정, 심박수 변동을 분석해 명상 중에 얼마나 침착함을 유지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첨단 명상 앱과 가제트들이 전통적인 명상을 대신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일상에 잠시라도 쉼표를 찍어주지 않을까. 언젠간 우리 뇌에 첨단 칩을 접목해 순식간에 명상에 몰입할 수도 있겠지만, 그전까지는 가상의 그룹 명상이나 더 많은 앱이 맞춤형 힐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 미디어 지오다니(Medea Giordano, <와이어드> 제품 분석가)
메이크업의 신세계
중요한 행사가 있는 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우리 집으로 와 완벽한 피부로 만들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첨단 뷰티 기기들은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휴대용 옵테(Opte) 프린터는 미래형 기기 컨실러다. 내장된 디지털카메라로 피부의 색소 침착 부위를 스캔하고 120개의 노즐을 통해 스킨케어 성분이 배합된 색소를 분사해 잡티를 감쪽같이 커버하는데, 이때 잡티 주변의 피부색에 온전하게 조화될 때까지 스캔과 인쇄가 반복된다. 이와 같은 피부용 프린터 기술에 대해 노팅엄 대학의 제조기술학 교수 필 디킨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기존의 메이크업 방법으로는 아주 정밀하게 잡티를 커버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숙련된 테크닉을 통해 더 자연스러워 보이게 할 수 있을 뿐이죠. 하지만 옵테 같은 프린터를 이용해 주변 색과 조화시키고 스킨케어 성분까지 더한다면 가능한 일이 되죠.” 기미, 주근깨, 흉터를 가리는 것뿐 아니라 포뮬러에 미백 성분인 나이아신아마이드를 함유해 궁극적으로 스팟이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이 기기는 페어, 미디엄, 딥의 세 가지 셰이드로 구성돼, 지구상에 존재하는 피부톤의 99%를 커버할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의 손길을 넘어 화장품을 내 마음대로 즉석에서 만드는 일도 가능하다. 일명 맞춤형 AI 화장품의 등장이다. 로레알에서 올해 출시 예정인 퍼소(Perso)가 그렇다. 예쁘장한 텀블러처럼 생겼지만 커피가 아닌 스킨케어 성분과 색소 카트리지가 들어 있는 화장품 제조 기기로, 스킨케어와 립스틱, 파운데이션을 만들 수 있다. 이 제품 역시 앱과 연동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앱에서 얼굴을 촬영하고 온도와 습도 같은 환경과 피부 고민을 체크해 당신에게 최적화된 포뮬러의 모이스처라이저와 파운데이션을 제공한다. 립스틱 또한 앱을 통해 피부색과 잘 어우러지는지 확인해보고 만들 수 있다. 세상에 화장품으로 존재하지 않는 컬러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연한 핑크빛 마카롱을 찍어 업로드하면 이 컬러로 블렌딩할 수 있는 색소 카트리지를 추천해준다. 그 카트리지를 퍼소에 장착하면 착탈식 캡을 통해 컬러들이 소량씩 올라오고 그 색을 섞어 사용하면 된다. 믿을 수 없겠지만, 이 모든 게 즉석에서 이루어진다. 화장품 화학자 니키타 윌슨은 이렇게 말한다. “퍼소와 같은 첨단 기술은 피부 분석기를 통해 개인에게 맞는 제품을 추천하는 것을 넘어 더 개인화된 조합과 창의적인 뷰티 세계를 열어줄 겁니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한 꿈의 도구가 되어줄 거란 이야기죠.”
– 제시카 크루얼(<얼루어 US> 피처 에디터)
DNA로 완성한 뷰티
“먼저 당신의 머리카락 한 올과 피부 상피세포가 필요해요.” 복제 실험실에서 오고 가는 대화가 아니라, 앞으로 뷰티 제품을 구매할 때 듣게 될 말이다. 이젠 이런 개인의 DNA 정보를 연구소에 넘겨줌으로써 완벽한 맞춤형 제품을 얻을 수 있다. 스트랜드 헤어 케어는 고객의 머리카락 샘플을 받아 큐티클의 품질을 조사하고 고배율 현미경으로 모발 두께를 관찰해 모발의 질감을 판단한다. 그러고 나서 각 모발에 맞는 개인 맞춤형 헤어 제품을 제공한다. 비올로지크 르셰르슈(Biologique Recherche)의 마이 뷰티 DNA(My Beauty DNA)는 한걸음 더 앞서간다. 고객의 유전자 구성을 분석해 콜라겐 분해, 광노화, 민감성 등 피부의 고유한 특징을 평가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아이오페에서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한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유전자 키트를 구매하면 약 2주 후 유전자 결과가 나온다. 입속을 몇 번 긁어 상피세포를 전달했을 뿐인데, 고가의 건강 검진에 못지않은 피부와 건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잡티와 주름의 위험도부터 카페인과 알코올 대사 능력, 아침형인지 저녁형인지까지도 알 수 있다. 마치 최신 의료 기기로 온몸을 스캔당한 느낌이 들 정도. DNA 분석 후엔 매장에서 연구원에게 컨설팅을 받게 되는데, 이때는 각종 피부 측정 기기를 통해 현재의 피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DNA와 현재 피부 상태를 비교하면서 평소 피부 관리나 생활습관을 돌아볼 수 있는 것. 이를 바탕으로 적당한 화장품을 추천받거나, 개인 맞춤형 세럼을 만들 수도 있고, 앞으로의 피부와 건강 관리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DNA 테스트를 통해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피부에 대한 많은 것을 알 수 있어요.” 윌슨의 말이다. 유전자의 정확한 해독이야말로 미래 뷰티 업계와 제약 회사가 나아갈 방향이 아닐까?
– 제시카 크루얼(<얼루어 US> 피처 에디터), 이정혜(<얼루어 코리아> 뷰티 에디터)
뷰티와 의학 사이
“키 작은 건 용서해도 대머리는 안 돼!” 종종 여자들 사이에 오고가는 결혼 상대 남자에 대한 조건으로 듣는 말이다. 그동안 탈모 관리는 비수술적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신의 영역에 속해 있었다. 개선이 아닌 관리에 그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이 더 이상 빠지지 않게 할 수는 있지만, 다시 모발의 양을 늘려준다고 말하는 제품이나 기기는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 LG전자에서 선보인 프라엘 메디헤어는 다르다. 식약처로부터 의료용 레이저 조사기 3등급에 해당하는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진짜 탈모 치료를 해주는 의료기기인 것! 핵심 기술은 LG전자에서 이전에 출시된 마스크와 같은 LED 광원이다. 광원의 복합 빛에너지가 모낭 세포에 흡수돼 전자 전달 반응을 가속하고, 이를 통해 세포의 전반적인 대사를 높이고 영양 공급이 원활해져 모발 수와 굵기를 개선하는 것이다. 임상을 통해 그 효과도 입증했다. “안드로겐성 탈모(유전성 탈모로 흔히 남성형 탈모하고 말한다)의 치료 효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레이저 빛을 더 넓은 면적에 분사해 피부에 골고루 침투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웨이브가이드’라 불리는 거울식 반사 장치를 활용한 기술을 개발했어요. 이는 레이저 빛을 조밀하게 반사시키는 자사만의 핵심 기술로, 쉽게 해결되지 않았던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에게 더 나은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LG전자 홈뷰티사업담당 리더 오상준의 말이다. 헬멧처럼 생긴 기기를 머리에 쓰고 27분 동안, 그저 휴식만 취하면 된다. 1백99만원이라는 가격도 머리카락 한 올이 절실한 이에겐 그리 사악하게 느껴지지 않을 듯하다. 한편, 두피 케어 제품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는 초기 탈모인이나 미래의 탈모가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바나브의 타임머신 골든 브러쉬 정도만 사용해도 탈모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화장품의 유효 성분 흡수를 돕기 위해 얼굴에 사용하는 갈바닉 이온 기기의 두피 버전이라 보면 된다.
– 이정혜(<얼루어 코리아> 뷰티 에디터)
가상 트레이너
부피가 큰 구형의 가정용 운동 기구는 보기에도 흉할 뿐 아니라, 사람이 앉거나 서기는커녕 옷걸이 또는 빨래 건조대로 전락하기 일쑤였다. 새로운 스마트홈 피트니스 시스템은 이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신거울처럼 생긴 미러(Mirror)와 포미 라이프(Forme Life) 등 홈 피트니스 시스템은 대형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스마트 미러를 통해 집에서 혼자서도 다양한 운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토날(Tonal)의 경우엔 디지털 웨이트와 스마트 바 등 돌출 운동 기구를 갖추고 있으며, 운동이 끝나면 트랜스포머처럼 접어 공간을 절약할 수도 있다. 더 좋은 점은 이러한 장비들이 평생 피트니스 회원권을 갖고 접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과 접속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전문 트레이너들이 화면에 등장해 자세를 코치하거나, 라이브 세션이나 일대일 트레이닝 중에 특정인을 지목하며 격려하기도 한다. 이런 소통은 혼자 운동할 때의 고립감을 완화해 더 자주 운동하고 싶게 만들어준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에, 미래의 홈 피트니스 시스템은 우리가 이용 가능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스마트 거울 앞에서 땀에 강한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트레이시 앤더슨의 홀로그램에 맞춰 PT 체조를 하지 않을까? 우선 각자의 집에 깨끗한 타월을 넉넉히 준비해두길!
– 분 애시워스(Boone Ashworth, <와이어드>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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