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마주칠지 모르는 간식 덕에 3천원을 품고 다니는 계절이다. 돌연한 이벤트도 좋지만 아늑하게 집에서 부쳐 먹는 호떡 맛도 달다. 시판 중인 여섯 개의 호떡을 직접 구워봤다.

 

한만두의 씨앗가득한 꿀호떡 만두ㅣ420g 5천원

작고 얄쌍한 만두 형태의 호떡이다. 일반적인 호떡에 비해 피가 얇아 적은 기름으로도 바삭하게 구워낼 수 있다. 이때 튀기는 게 아닌, 바싹 지져낸다는 생각으로 구워야 좋은 식감을 낸다. 속은 걸쭉한 설탕시럽 대신 전분기가 섞인 흑설탕 소로 채워져 있어 부담스럽지 않은 단맛을 낸다. 식기 전,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작게 한 스푼 곁들이면 그럴듯한 디저트가 완성된다.
달콤함 ★★★  고소함 ★★  쫄깃함 ★★★★

 

풀무원의 모짜렐라 호떡만두ㅣ600g 약 8천원

꿀이나 설탕 대신 모차렐라로 속을 채운 호떡만두로, 쭉 늘어나는 짭조름하고도 쫀득한 치즈스틱을 생각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고소함보다 달콤함에 집중한 치즈볼이 떠오른다. 몽글몽글한 치즈와 고구마 무스가 적절히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보들보들한 식감이다. 전분과 쌀가루, 밀가루가 섞인 피는 연한 찰떡과도 같아 구워낼 때 서로 철썩철썩 잘도 붙는다. 떼어낼 때 속이 터지지 않도록 살살 굴려가며 굽는 것이 포인트.
달콤함 ★★★  고소함 ★★  쫄깃함 ★★★★★

 

밀클레버의 전통견과 녹차호떡ㅣ400g(5개입) 4천9백원

누군가는 기름에 부쳐 먹는 호떡에 녹차를 넣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물을지 모른다. 그러나 끝에 풍기는 은은한 녹차향이 기름기를 중화시켜 더 담백한 맛을 낸다면? 속에 가득 찬 견과와 어우러지며 구수하고 고소한 맛을 증폭시킨다면? 녹차가루가 빚는 맛의 나비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고소한 맛이 강한 만큼, 기름기를 최대한 줄이는 조리법이 어울린다. 와플메이커와 에어프라이어와의 궁합이 좋은 제품이다.
달콤함 ★★★  고소함 ★★★★★  쫄깃함 ★★★★

 

사옹원의 씨앗 호떡ㅣ400g(4개입) 4천5백원

부산의 명물로 꼽히는 씨앗 호떡을 집에서도 간편히 맛볼 수 있다. 설탕에 계핏가루를 더한, 익숙한 호떡베이스에 해바라기씨와 호박씨, 잘게 부순 땅콩과 아몬드도 넣었다. 견과의 고소함보다 설탕의 달콤함이 더 진하게 느껴지는 편인데 호떡피가 아주 부드럽고 쫄깃해 실제로 길에서 사 먹는 겨울의 맛이다. 마가린이나 버터에 굽는다면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맛과 함께 폭발하는 칼로리는 덤이다.
달콤함 ★★★★  고소함 ★★★  쫄깃함 ★★★★★

 

피코크의 달콤쫄깃 찹쌀호떡ㅣ400g(5개입) 4천5백원

약불에 오래 구우면 아주 얇았던 찹쌀 반죽이 기분 좋게 부풀어오른다. 이내 겉이 과자처럼 바삭해지는데 중국식 호떡과 비슷한 식감이다. 진득한 꿀과 견과가 가득 차 있는 속은 다 식은 듯 보여도 매우 뜨거우니 주의할 것. 피는 담백하지만 단맛이 묵직한 편이기에 우유와 함께 먹을 때 균형이 맞다. 계피향이 강하지 않아 호불호가 덜 갈리고, 추운 겨울날 사 먹는 호떡에 가장 가까워 높은 만족도를 느꼈던 제품이다.
달콤함 ★★★★★  고소함 ★★★★  쫄깃함 ★★★★

 

호떡당의 잡채호떡ㅣ450g(5개입) 5천9백원

폭신한 찹쌀 호떡피 속을 야들야들한 당면과 짭조름한 야채로 채웠다. 언뜻 피가 도톰한 잡채만두가 떠오르는데 만두처럼 찌지 않고, 기름으로 노릇하게 구워내 고소하다. 양파, 부추, 당근으로 고르게 구성된 야채에는 베이스가 되는 간장소스의 달큼함과 감칠맛이 적당하게 배어 있다. 간이 약한 편이 아니기에 맥주에 곁들일 때 더욱 빛나는 겨울 야식이다.
달콤함 ★  고소함 ★★★★★  쫄깃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