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리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옥주현. 자신의 SNS에 62kg이라는 체중 인증 후 다이어트를 선언했다. 정확히 두 달 후 그녀는 <얼루어>의 카메라 앞에 섰다. 보정 없이 촬영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원래는 지난달에 촬영 요청을 했었는데, 포토샵에 의존하고 싶지 않으니 몸을 더 만들고 촬영하자는 답변이 돌아와서 놀랐어요.
워낙 굶으면서 다이어트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2주 만에 화보를 찍기는 솔직히 어려웠거든요. 동작도 더 다듬어야 했고요.

체중을 공개했어요. 아직도 45kg이 표준 체중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에 비해 보다 현실적인 숫자로 많은 여성에게 공감을 얻기도 했었지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요즘 ‘확찐자’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살이 쪄서 고민인 분들이 많은데 다 같이 건강한 다이어트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스스로에게 동기 부여가 필요하기도 했고, 몸무게의 숫자가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제 주변 친구들만 봐도, 몸무게에 엄청 신경 쓰고 유산소 운동 조금 하면 바로 체중계 위에 올라가는 식인데, 저는 거의 체중을 재지 않아요. 옷의 핏이 달라졌을 때, ‘이 팬츠가 이렇게 작았었나?’ 싶을 때 체중계에 올라가는데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공연도 많이 취소되고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어느새 62kg이 되어 있더라고요.(웃음)

두 달 사이에 변화가 있었나요?
지금은 57kg으로 돌아왔어요. 키도 크고 운동을 오래 해서 근육량이 많다 보니 평소에도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편인데요. 56~58kg 정도가 제게는 적당한 몸무게라고 생각하고 유지하려고 노력하죠.

체중을 더 줄일 생각도 있나요?
그럼 옷을 다시 사야 돼요.(웃음) 체중이 56kg 아래로 내려가면 지나치게 말라 보이고, 오히려 예뻐 보이지 않더라고요. 욕심 부리지 않고 적절한 체중을 오래 유지하는 걸 더 선호해요.

딥블루 컬러의 V넥 보디슈트는 코스(Cos), 그레이 튤 스커트는 YCH, 토슈즈는 개인 소장품.

자신의 다이어트 비법을 공개해줄 수 있나요?
오래 다이어트를 해보니 흔히 유행하는 ‘○○다이어트’ 같은 건 제게 맞지 않더라고요. 저는 체질의학을 믿는 편인데, 소화가 안 되거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음식을 피하고, 몸에 잘 맞는 음식을 섭취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체질의학의 핵심이에요. 제게는 소고기, 양고기 같은 붉은 고기와 고구마, 감자, 우엉 같은 뿌리 채소가 잘 맞는다고 하더라고요. 쌀보다 밀가루가 더 좋고요. 생선이나 닭가슴살, 잎 채소 위주의 다이어트 식단과 비교하면 열량이 높은 음식들이죠. 체질에 맞춰 적절한 칼로리를 섭취하되 그만큼 충분한 운동을 하는 게 건강하게 살을 빼는 저만의 방식이에요. 때문에 하루에 운동을 한 가지 이상은 꼭 해요. 오늘 촬영하기 전에도 수영과 탄츠플레이를 각각 한 시간씩 해서 몸을 깨우고 왔어요.

매일의 운동으로 체력을 다 쏟고 나면 힘들진 않나요?
전혀요. 몸을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에너지가 발현되는 타입이랄까? 하기 싫은 건 잘 못 하는 성격이라 재미를 느끼는 운동을 찾으려고 하는데 요즘은 무용이 그래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더 열심히 하고 발레 유튜브를 챙겨보죠. 집에 오면 폼롤러로 몸을 풀고 틈 날 때마다 기본 동작을 복습하죠. 아예 TV 앞에 매트랑 발레 바를 뒀어요.(웃음)

식습관과 운동 중 어느 쪽에 더 큰 비중을 두나요?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 혹은 식습관과 운동, 모든 것에서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해요. 요행을 바라면 안 되죠. 해로운 음식을 줄이되 굶지 않고, 늘 몸을 움직이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줄이려고 해요. 쉬는 날은 도예 공방에 나가 흙을 만진다거나 등산을 가는 식으로요.

크림 컬러의 보디슈트와 주얼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청키한 화이트 스니커즈는 리복(Reebok).

요즘 유행하는 셰이크나 디톡스 푸드, 방탄커피 같은 음식도 먹어본 적 있나요?
아니요! 대체식 같은 건 절대! 뭔가를 씹어야 포만감이 느껴지는 타입이라서 단백질 셰이크나 주스로 식사를 대신하지 않아요. 차라리 두부를 구워 먹을래요.

그래도 일반식에 비해 식단 관리를 하기가 편하잖아요. 
저라면 맛없는 다이어트 푸드를 먹는 것보다 맛있는 음식을 즐기되, 조리법에 신경 쓰고 적정량을 먹으라고 권하고 싶어요. 좋아하는 고기를 자주 먹되 살짝 데쳐 샤브샤브처럼 먹거나 기름 없는 팬에 구워 먹는 식으로요. 공연이 있는 날은 스테이크에 버터를 둘러 칼로리를 높여 먹지만 평소엔 칼로리 소비가 많지 않으니 조리법을 간단히 해요.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는 ‘치팅데이’도 갖나요?
물론요. 가끔 도넛도 먹고 빵도 먹죠. 버터가 많이 들어간 페이스트리 대신 심플한 빵을 고르는 게 방법이라면 방법이에요. 전 전골이나 닭갈비를 먹으면 무조건 밥까지 볶아 먹는 타입인데, 쌀이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이라고 해서 섭취를 줄이게 됐어요. 라면도 정말 좋아하지만, 끓이는 순간의 냄새가 유혹적인 거지 한입 먹고 나면 ‘우리가 아는 그 맛’이잖아요? 밤에 부지런 떨어가며 끓이고 상을 차리는 노력에 비해 감흥이 너무 작다고 생각하고 참는 날이 더 많죠.

요즘 가장 즐겨 하는 운동은 무엇인가요?
탄츠플레이, 자이로토닉, 발레 같은 무용과 관련된 운동을 좋아해요. 몸과 운동의 상관관계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해부학까지 관심을 갖게 됐는데, 나이가 들면 팔다리는 짧아지고 얼굴선은 무너져 프로포션이 망가지게 되더라고요. 몸의 노화를 늦추려면 척추의 기립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발레가 많은 도움이 돼요. 특히 다리를 구부려 양쪽 허벅지를 늘려주는 ‘쁠리에(Plie)와 ‘그랑 쁠리에(Grand Plie)’ 같은 기본 동작만 잘해도 자세가 좋아져서 집에서도 TV 보면서 꾸준히 해요.

타이다이 프린트의 보디슈트는 개인 소장품.

늘 관리하는 삶이 지겹진 않나요?
얼마 전에 여정이(배우 조여정)랑 수영을 다녀와서 점심을 먹는데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한 오십 세까지?”라고 묻더라고요. 저는 “아니, 평생!”이라고 답했어요. 저는 날씬한 게 미덕이라서 살을 빼는 건 아니에요. 제가 어릴 때 아버지가 병으로 일찍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몇 년 동안 옆에서 아버지를 돌보는 것을 보면서 건강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일찍 깨달았어요. 하고 싶은 일을 건강하게 오래 하고 싶고, 몸이 아파서 비참해지는 것을 견딜 수가 없어서 운동을 한다는 게 맞을 거예요. 몸이 가벼우면 공연할 때도 훨씬 컨디션이 좋아져 능률이 오르거든요. 지나치게 배불리 먹고 무대에 오른 날은 하루 종일 머리가 멍해서 무슨 노래를 어떻게 하고 내려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아요.

무리한 다이어트는 피부 탄력을 해치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요?
어머니가 알려주신 방법이 있어요. 피부에 좋은 음식을 골라 먹는 법, 과일이나 채소를 먹고 나면 남은 걸 손질해서 팩을 하는 거에요.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꼭 차가운 물로 세안을 마무리하는 것도 어머니께 배운 거예요. 덕분에 나이에 비해 목주름도 없고 피부가 매끈한 편이에요.

공연할 때 메이크업을 직접 할 정도로 메이크업도 수준급이라고 들었어요.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메이크업을 하는 것도 좋아하고 남에게 해주는 것도 좋아해요. ‘올리브영’이나 ‘시코르’ 같은 편집숍도 자주 가고요. 주변에서 운동이랑 메이크업 유튜브 채널을 하라고 농담을 할 정도로 관심이 많아요. 눈이 잘 부어 보이는데 아이라이너로 점막을 덮으면 인상이 세 보이고 답답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라이너 대신 은은하게 아이섀도로만 음영을 넣는다거나, 피부 표현을 가볍게 하고 입술에 생기를 더하는 정도로 내 얼굴의 장점을 살리는 데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블랙 컬러의 컷아웃 보디슈트는 자라(Zara), 주얼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마지막으로 <얼루어> 독자들에게 나만의 팁을 알려준다면요?
거부할 수 없는 동기를 부여해보세요. 저도 늘 부지런한 사람은 아니라서, 공연날짜가 잡힌다거나 이렇게 화보 촬영이 있는 날을 디데이로 잡고 열심히 운동하거든요. 친구들과 내기를 해도 좋고, 한결 예뻐진 모습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요즘은 셀프 촬영도 많이 하잖아요. 날씬한 게 행복의 척도는 아니니까 다이어트에 얽매일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스스로 가볍고 개운한 느낌을 알게 된다면 좀 더 즐겁게 다이어트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