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에 가지 못해도 구릿빛 피부는 포기할 수 없다. 여름날 햇살을 그대로 옮겨 담은 코로나19 시대의 건강한 태닝 메이크업 룩.

 

외출이 줄어든 만큼 피부색까지 덩달아 창백해진 올여름. 그렇다고 여름철의 전유물인 구릿빛 피부를 포기하기는 아쉽다. 다행히 이번 시즌 베어 스킨 트렌드와 맞물려 메이크업 아티스트 다이앤 켄달은 태닝 메이크업 역시 투명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조언한다. “피부톤을 인위적으로 어둡게 만들다 보면 텁텁하게 표현되기 쉬워요. 피부를 전체적으로 어둡게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태양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에만 컬러를 입혀준다는 느낌으로 표현해야 내 것 같은 태닝 피부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2020 봄여름 컬렉션을 위한 백스테이지에서도 이와 같은 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하이더 아커만과 미쏘니 쇼 모델들의 모습이다. 주근깨까지 투명하게 비치는 피부에 콧잔등과 광대 부위에 은은하게 빛나는 브론저를 얹어 연출한 것. “이때 피부 표현은 최대한 미니멀하게 하는 것이 좋아요. 촉촉한 질감의 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나 쿠션을 얇게 발라줍니다. 잡티 등을 커버하기보다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시크하고 건강한 느낌이 듭니다. 광대 밑으로 브론저를 쓸어주듯 바르면 얼굴에 자연스러운 음영이 생겨 윤곽이 또렷해 보이는 것도 장점이죠.”

다이앤 캔달은 2020 봄여름 컬렉션 쇼에서 다채로운 태닝 메이크업 룩을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톰 포드 쇼와 프로엔자 스쿨러 쇼의 백스테이지를 이끈 다이앤 켄달은 보다 도시적인 느낌의 세련된 태닝 룩을 소개했다. 톰 포드 쇼를 위해서는 모델들의 피부를 톰 포드 뷰티의 ‘트레이스레스 스틱 파운데이션’ 제품을 이용해 피부는 얇고 매끈하게 표현한 다음, 눈매를 길고 깊게 연출하고 메탈릭한 질감의 아이섀도를 눈두덩 중앙에 톡톡 얹어 세련된 태닝 룩을 완성했다. 이때 뺨과 입술에는 장밋빛 누드 컬러를 얹어 자연스럽게 마무리했다. 반면 프로엔자 스쿨러 모델들의 모습은 1980년대에서 영감을 얻어 보다 미니멀하게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그레이빛이 도는 차콜과 브라운 컬러의 섀도를 눈두덩에서부터 눈썹뼈까지 펴 발랐는데 여기에 밤 타입의 메이블린 뉴욕 ‘베이비 립’ 제품을 덧발라 컬러가 자연스럽게 퍼지면서도 촉촉한 질감이 더해져 신선한 느낌의 스모키 룩을 연출했다. 뺨에는 눈매와 연결되도록 부드러운 브론저를 살짝 얹어 완성도를 높였다.

다이앤 켄달은 피부가 흰 편이라 짙은 컬러의 브론저를 사용하기가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바로 제이슨 우에서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았던 룩이다. 일반적인 태닝 메이크업에서 사용하는 브라운, 골드 컬러에서 벗어나 밝은 핑크와 피치, 옐로 컬러 등을 활용한 것. 그녀는 블러셔를 평소보다 넓게 펴 발랐는데, 화사한 컬러 팔레트가 뺨에서부터 아이홀까지 이어지도록 연출해 여름철 휴가지의 낭만을 담은 메이크업 룩을 완성했다. 우선 메인 컬러인 피치 컬러를 아이홀을 시작으로 넓게 펴 바르고 광대 부위를 따라 뺨까지 이어지도록 바른다. 그런 다음 레모네이드 색을 아이라인을 따라 덧바르고 눈 안쪽 부위에 메탈릭한 옐로 컬러를 터치하면 로맨틱한 태닝 룩이 완성된다. 특별히 피부를 어둡게 연출하지 않아도 로맨틱하면서도 태양 아래 발그스레하게 달아오른 느낌을 더해주기에 훌륭하다.

“변형은 이번 시즌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더 근사해 보이는 방법으로 따라 해보는 거죠. 살짝 변형을 주고 잘 다듬어야 하겠지만 아주 최소한으로 해야 합니다.” 태닝 메이크업 하나도 일률적이지 않은 올여름. 선베드에 누워 햇볕을 마음껏 흡수하지 못하더라도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자. 이토록 다양한 태닝 메이크업 룩이 그 마음을 위로해줄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