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뷰터뷰의 특별 번외 버전! 아이돌의 헤어 컬러는 누가 정하나요? 아주 중요한 촬영 당일에 거대한 뾰루지가 나면 어떻게 하나요? 톤다운 메이크업은 하는 건가요? 무대 뒷편에 들어가보지 않고는 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아이돌 담당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이미지와 답변 내용은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Photo by Chung Sung-Jun/Getty Images

Q1. 톤다운 메이크업을 하는 기준이 따로 있나요? 무조건 피부톤이 밝으면 하는 건가요?

그룹일 경우 사진 단체 촬영 때 멤버들끼리 톤 차이가 너무 나면 혼자서 튀어보일 수가 있어요. 그럴 땐 바로 뛰어들어가서 톤다운을 시켜줍니다. 특히 발표회나 시상식처럼 플래시가 많이 터지는 사진 촬영은 스포트라이트 때문에 목과 톤차이가 많이 나보이기 때문에 평소 톤업 메이크업을 하는 멤버도 이때 만큼은 톤을 좀 다운시켜서 메이크업을 하는 편이에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A

 

가끔 데일리 메이크업이나 화보 촬영 때는 톤다운 메이크업을 하기도 하지만 음악 방송이나 콘서트에서는 절대 하지 않아요. 모니터링을 해보니 톤 다운을 한 날엔 피부가 칙칙해 보여 별로 안 잘생기게(?) 나오더라고요.. 항상 베이스 메이크업은 여러 톤의 파운데이션을 사용해 컨투어링을 하기 때문에 굳이 톤다운 메이크업을 하지 않더라도 얼굴의 입체감을 충분히 살릴 수 있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C

 

Photo by Frazer Harrison/Getty Images for The Recording Academy

Q2. 뮤직비디오와 같은 중요한 촬영 혹은 공연 당일에 난 뾰루지나 트러블은 어떻게 가리나요?

하얗게 올라온 뾰루지의 경우, 스킨케어 전에 알코올이나 스킨으로 그 부위를 소독 후에 뾰루지를 압출하고 여드름 패치를 붙여 진정시킵니다. 그 다음 뾰루지 부분은 제외하고 베이스 메이크업을 진행해요. 메이크업과 의상, 헤어까지 모두 마무리를 하고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기다렸다가 패치를 제거한 뒤 비비 크림으로 톤을 맞춰 커버합니다. 이렇게 하면 웬만한 붉은기나 뾰루지는 거의 가려지는 편이에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C

 

이제 막 올라오는 중인 여드름이나 뾰루지는 제일 솟은 중앙 부분에 어두운 톤의 베이스를 바른 뒤 경사 부분에 밝은 톤을 칠해 착시 효과를 줘요. 여기서 중요한 건 일반 리퀴드 컨실러나 파운데이션이 아닌 ‘트윈 케이크’ 타입을 사용하는 겁니다. 다른 베이스 제형보다 더 무거워서 커버력이 좀 더 오래가기 때문이죠. 트러블 중 가장 힘든 커버는 좁쌀 여드름이에요. 차라리 좀 영근(?) 뾰루지나 여드름일 경우에는 바로 압출 후 패치를 붙여 진정시킨 뒤 메이크업을 할 수 있지만 짤 수 없는 트러블, 특히 좁쌀처럼 넓은 부위에 조그맣게 여러개 난 뾰루지는 굴곡이 많아 커버 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마에 난 트러블은 그냥 헤어로 슬쩍 가려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B

Q3. 거의 일년 내내 탈색을 하는 아티스트의 두피 상태는 안녕한가요..? 특별한 관리법이 있나요?

특별한 방법보단 꾸준한 케어만이 답!

잦은 탈색으로 아티스트의 두피와 모발은 항상 고통 받습니다. 보통 염색하기 전 미리 트리트먼트를 진행한 뒤 염색 일정을 잡는 순으로 진행해 손상을 최소화 시킵니다. 꼭 염색을 하지 않더라도 시간날 때 마다 트리트먼트는 물론 갖가지 좋다는 제품들을 구해 홈케어를 시키는 등 꾸준한 노력을 해요. 너무 심할 경우에는 두피샵을 따로 다니기도 하고요. 아무리 노력해도 모발 상태가 심각한데 컴백하는 시기와 겹치게 되면 너무 밝지 않은 컬러로 유도해 최대한 데미지를 낮추는 편입니다. -헤어 아티스트 A

 

 

Q4. 도저히 메이크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피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어떻게 하나요?

피부 상태가 극도로 예민할 때는 메이크업 전에 알로에 겔이나 녹차팩, 쿨링 기계를 이용해 피부를 진정 시켜줘요. 최대한 자극이 가지 않도록 메이크업 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에 컨실러와 파운데이션을 믹스해서 처음 부터 커버력 있게 베이스를 진행해요. 원샷 원킬에 끝낼 수 있도록요! 도구도 많이 사용하지 않고 라텍스 두들김도 최소로 줄여서 합니다. – 메이크업 아티스트 A 

 

팩도 하고 각질제거도 하고 기초를 꼼꼼히 바르고 베이스를 정성스럽게 해도 안 먹을 때는 (거의 없는 일이지만) ‘에어브러시’를 사용합니다. 예민해진 피부나 각질이 올라와 들떴을 때 스펀지나 브러시를 계속 사용해서 자극을 주는 것보다 에어브러시를 뿌려 베이스를 하면 훨씬 더 빠르고 쉽게 피부 표현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너무 과하게 분사하면 베이스가 두꺼워져서 부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역효과가 날 수 있어요. 적당량을 적절히 조절해서 사용해야 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C

 

Photo by Andreas Rentz/Getty Images for MTV

Q5. 헤어 스타일과 헤어 컬러는 어떤 과정으로 결정되나요?

해당 활동의 컨셉, 소속사 의견, 아티스트 의견, 헤어 스타일리스트의 의견, 아티스트의 연차 등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조합되어 정해져요.

먼저 앨범을 준비할 때 컨셉회의를 통해 추구하는 이미지, 컨셉을 잡아 전반적인 이미지를 설정해요. 그 다음 노래의 느낌과 의상, 뮤비의 전체적인 색감을 따져보고 최종적으로 비주얼은 어떻게 갈 것인가 정하죠. 여기에 멤버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과 컬러를 조합해서 한 번 더 의견을 맞추기도 하고 헤어 스타일리스트가 컨셉에 맞는 방향성을 제시해주기도 해요. 의상에 따라 헤어 컬러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고요. 헤어 컬러는 최대한 같은 그룹 내에 컬러가 겹치는 친구들이 없도록 하는 편이에요.

멤버 본인이 확실히 원하는 컨셉이 있을 때는 멤버 의견이 100% 반영되는 편이고, 신인 때 컨셉을 막 구축하기 시작한 아이돌은 소속사 80%, 헤어 스타일리스트 20%, 아티스트가 헤어스타일리스트에게 조언을 구하는 경우에는 아티스트 20%, 헤어스타일리스트 70%, 소속사 10% 비율로 의견이 조정되는 편입니다. -헤어 아티스트 A

 

 

Photo by Justin Shin/Getty Images

Q6. 평소 헤어 스타일링을 쉽고 빠르게 하기 위한 컷트나 펌, 시술이 특별히 있나요?

이미 지나친 탈색 횟수로 두피와 모발이 많이 상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펌은 잘 하지 않아요. 아니, 사실 하기 힘들죠.. 헤어 피스를 자주 이용하는 아이돌에게는 피스를 붙였을 때 더 자연스러워 보이고 스타일링이 쉬운 레이어드 컷을 해주기도 합니다. -헤어 아티스트 A

 

Photo by Roger Kisby/Getty Images for YouTube

Q7. 담당 아티스트들에게 스킨케어에 대한 노하우나 가이드를 따로 주시기도 하나요?

전 잔소리를 좀 하는 편이에요. 매일 매일 두꺼운 화장을 하는 직업이다 보니 관리를 소홀히 하면 저와 아티스트 둘 다 힘든 상황이 되거든요.  특히 신인들은 뷰티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제의 화장을 하고 다음날 스케쥴 오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죠.. (클렌징을 했으나 방법을 제대로 몰라 잘 지워지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 그래서 잔소리와 함께 화장품 선물도 많이 주고 각질제거는 꼭 하라고 당부하는 편입니다. 연차가 좀 쌓인 친구들은 저보다 관리에 관심이 더 많아서 피부과, 피부 관리실을 매우 열심히 다니기도 해요. 물론 이것도 사바사(사람 바이 사람)이긴 합니다. 제 담당 아티스트 중 피부가 좋기로 소문난 남자 아이돌이 2명 있는데 한 명은 자기 관리가 정말 철저한 편이고 나머지 한 명은 타고 나기를 피부가 좋아서 상대적으로 관리를 많이 하지 않아도 피부가 늘 좋아요.. 부러워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B

 

Photo by Roy Rochlin/Getty Images for NYFW: The Shows

Q8. 콘서트나 공연 등 준비시간이 매우 짧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요? 특별히 빨리 작업을 끝내는 노하우가 따로 있나요?

콘서트에선 시간이 너무 촉박하기에 스타일을 내는 것보다는 땀에 젖은 머리를 말려주는 게 최우선이에요. 때문에 퀵체인지 룸에서는 온갖 선풍기와 쿨티슈, 얼음 물 등 땀을 말리는데 필요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있죠. 콘서트 전에 각 멤버와 스텝이 조를 짜서 작전 회의를 하기도 해요. 누구는 바지를 먼저 탈의하고, 누구는 상의를 먼저 탈의하고 이런 것들을 서로 미리 맞춰 놓고 섹션별로 헤어 변형과 악세사리를 전부 미리 정해놓죠. 짧은 시간안에 모든 것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콘서트가 시작될 때 스텝들도 실전같이 멤버들과 리허설을 같이 해보는 편이에요. 투어 마지막 쯤에는 서로 합이 잘 맞아 오히려 시간이 널널해 지기도 합니다! – 헤어 아티스트 A

 

짧게는 3분에서 길어야 8분 안에 모든 멤버들의 메이크업, 헤어, 의상 교체까지 모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메이크업 제품이나 베이스 방법 등이 평소와 조금씩 달라져요. 꼭 메이크업 픽서로 마무리하고 땀으로 지워지기 쉬운 눈썹이나 눈 화장을 한 부분은 아이 실러를 여러 번 발라 땀을 많이 흘려도 눈썹이 없어지거나 눈 화장이 번지지 않게 잡아줍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C

 

립스틱 뚜껑을 열 시간 조차 모자라 립 제품은 모두 투명 케이스에 덜어 놓고 메이크업 제품을 묻힌 온갖 브러시, 퍼프를 손가락 마다 다 끼워놔요. 무대에 내려오자 마자 바로 가져다 대기만 해도 수정할 수 있도록요! – 메이크업 아티스트 B

 

Photo by Chung Sung-Jun/Getty Images

Q9. 해외 투어나 해외 로케 촬영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끔찍한 캐리어 사건

제 작업 캐리어가 다른 캐리어와 아예 바뀌어서 실린 적이 있어요. 이 사태를 비행기 탑승하고 알게 되서 부랴부랴 주변 스태프 분들이 갖고있는 화장품을 모조리 모으고, 기내 면세에서도 살 수있는 건 다 샀어요. 타국에 도착해서도 다행히 여유시간이 남아서 편의점, 약국 다 들러서 필요한 거의 모든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일은 차질없게 진행했어요.. 정말 악몽이죠 ㅎㅎㅎ – 메이크업 아티스트 A

 

고산병 걸리는 줄..

고산지역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산소 부족으로 스태프와 아티스트 모두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 고산병 약도 챙겨 먹었어요 ㅜㅜ – 메이크업 아티스트 C

 

Photo by Michael Loccisano/Getty Images

콘서트 내내 흘렀던 빨간 땀..

해외콘서트에서는 언제나 돌발상황이 많아요.  짧은 시간 안에 머리도 봐주고 옷도 갈아 입혀주고 메이크업도 하고 모든 것을 다 끝내야하기 때문이죠. 헤어 고데기, 드라이기 등 기구들의 전압이 맞지 않는 경우는 다반사. 머리를 빨리 묶어줘야하는데 시간이 촉박해 제대로 못 묶어서 춤추다가 다 풀려버린 적도 있었어요.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건 한 남자아이돌 해외 콘서트에선  1회성으로 머리를 빨갛게 염색을 했었는데 아무래도 샵이 아닌곳에서 급하게 하다보니 샴푸가 제대로 안되었나 봐요.. 땀과 염색약이 만나 마치 피처럼 빨간 땀을 콘서트 내내 흘리더라고요. 정말 공포스럽고 울고 싶었습니다… -헤어 아티스트 A

 

너무나 뜨거웠던 자카르타

자카르타처럼 뜨겁고 습한 나라에서 공연을 할 때면 정말 울고 싶습니다. 콘서트 오프닝을 멋있게 한 후 무대에 내려와 아티스트의 얼굴을 봤는데… 내가 과연 이걸 ‘수정’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습이 불가할 정도로 땀에 줄줄 녹아 흘러내린 메이크업을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가 새하얘지는 기분이에요. – 메이크업 아티스트 B

 

 

 

Q. 일을 하며 가장 보람된 순간이 있다면?

입금.

ㅋㅋㅋ 농담이에요. 평소 서치를 많이 하는 편이라 활동할 때는 마치 그들 팬처럼 검색해서 좋은 피드백을 발견하면 그걸 원동력을 삼아요. 팬들이 좋아하는 아이템 기억해놨다가 실제로 적용하기도 하고요. – 메이크업 아티스트 C

누군가를 메이크업이라는 수단을 통해 더 매력적으로 변화시켜주고 그로 인해 작던 크던 긍정적인 효과가 일어날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 메이크업 아티스트 A

메이크업을 너무  좋아해서 현장에서 메이크업 할때나 메이크업을 하는 자체가 너무 좋기도 하지만 모니터에 제가 메이크업한 아티스트가 멋있고 예쁘게 나올때 보람을 느낍니다. 주변에서 이번 컨셉 너무 좋다 메이크업 너무 예쁘다 칭찬해줄때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 – 메이크업 아티스트 B

몇날 며칠을 고민하고 고생해서 찍은 결과물들이 인정 받을때, 그러한 일의 결과물을을 대중들이 좋아해줄때, 나의 일로 하여금 아티스트들이 외적으로 예뻐짐을 느낄때! – 헤어 아티스트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