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이 발매한 일렉트로닉 앨범

비닐장갑을 끼고 선거에 참여하는 진풍경은 난생처음 겪는 코로나 시대의 단상으로 역사에 남을 일이다. 정치의 시대, 아니 정치가 무력한 시대에 일민미술관은 새로운 전시 <새 일꾼 1948-2020: 여러분의 대표를 뽑아 국회로 보내시오>를 통해 오늘날 민주사회 선거가 지닌 의미를 골똘히 생각한다. 한국 최초의 근대적 선거였던 1948년 5.10 제헌국회의원 선거부터 올해 4.15 총선까지 73년 선거 역사와 의미를 다루며 400여 점에 달하는 아카이브에 동시대 예술가 21팀의 작품이 더해져 갈등과 경합, 축제의 장을 펼친다. 전시와 연계로 제작된 컴필레이션 앨범 <도래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노래>는 대부분 1990년대생으로 구성된 밀레니얼 세대 전자음악가 키라라, Y2K92, 살라만다, 장명선, HWI 등 전자음악가 다섯 팀이 자신들이 기성세대로 불릴 근미래를 상상하고 미래세대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도래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노래>는 더 이상의 변화를 꿈꿀 수 없을지조차 모르는 다음 세대에게 지금 우리는 어떤 말과 노래를 물려줘야 좋을지 묻는다. 전시는 6월 21일까지, 앨범은 온라인 음원 사이트와 일민미술관 1층 기둥 서점, 서울 시내 레코드 숍에서 바이닐로도 살 수 있다.

BTS와 함께하는 한국어 공부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케이팝 팬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됐다.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런 코리안 위드 BTS>라는 이름으로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공개했다. 방탄소년단의 기존 콘텐츠를 재구성해 멤버들이 자주 쓰는 표현을 듣고 따라 하면서 쉽고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익히는 방식이다. 영상은 간단한 한국어 문법, 표현과 함께 다양한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구성했고 회당 3분 내외로 총 30회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어교육과 허용 교수와 한국어 콘텐츠연구소가 커리큘럼 개발과 감수에 참여했다니 더 믿음이 간다.

스포티파이가 온다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이 임박했다. 2008년 스웨덴을 시작으로 현재 전 세계 79개국에서 서비스되는 스포티파이의 유료 이용자는 1억2400만 명에 달한다. 무료 이용까지 합치면 무려 2억7100만 명이다. 참고로 애플뮤직의 이용자가 6000만 명이다. 스포티파이의 가장 큰 강점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의 취향에 꼭 맞는, 내가 모르는 미지의 음악을 추천하는 센스에 있다. 몇 년 전부터 이런저런 우회 경로를 통해 미리 스포티파이를 이용하고 있는데 ‘메이드 포 유’와 ‘디스커버리 위클리’ 서비스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음악과 뮤지션이 상당하다. 통신사와 포털 중심, 음원 제작사와 유통사가 고구마 줄기처럼 하나로 이어지는 국내의 기형적인 시장 구조에서 스포티파이 성공의 키는 케이팝 음원을 얼마나 수급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 멜론, 지니, 플로, 바이브, 벅스, 애플뮤직까지 지금 긴장하고 있는 건 어느 쪽일까.

    에디터
    최지웅
    포토그래퍼
    COURTESY OF ILMIN MUSEUM OF ART, SPOTIFY, BIG HIT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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