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TV 앞에 모이는 사람들이 늘었다. ‘본방사수’가 드문 시대라고는 하지만 JTBC의 <부부의 세계> 시청률은 6회 기준 약 19%에 육박했고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또한 10%를 돌파했다. 반면 왓챠플레이, 넷플릭스 등 OTT 시장의 이용자도 꾸준히 증가 중이다. 왓챠플레이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 무상 서비스를 지원하고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 종사자를 위한 1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하는 등 나름의 방식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가장 상황이 좋지 않은 영화의 경우, OTT 이용자가 늘어난 만큼 영화관 개봉을 무기한 연기하는 대신 플랫폼을 통해 공개하기로 결정하는 경우의 수도 있다.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은 영화관 개봉을 건너뛰고 4월 10일 넷플릭스를 통해 독점 공개된다고 발표했으나 릴리즈 시점을 앞두고 해외 판권 문제로 보류되었다. 아직은 추후 소식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 반면 이례적으로 날짜를 앞당긴 작품도 있으니 바로 드라마 <설국열차>다. 방송사 TNT는 기존 예정되었던 5월 31일보다 2주 빠른 5월 17일로 방영일을 앞당겼다. 사람들의 콘텐츠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상황을 반영한 것일까? 봉준호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하고 박찬욱 감독 또한 책임 프로듀서로 함께 작업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 있으나 17일 동시 공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얘기 좀 들어줄래요

우울함과 지루함이 뒤섞인 기묘한 봄이다. 사람은 저마다의 불안과 결핍을 안고 산다지만 요즘 같은 때는 누군가에게 속 시원히 털어놓아야 숨이 트일 것 같다. 아주 시의적절하게, 이야기를 참 잘 들어줄 것만 같은 신작 드라마들이 기다리고 있다. 5월 6일 첫 방영을 앞둔 KBS2 <영혼수선공>은 마음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게 아닌, ‘치유’하는 것을 믿는 정신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신하균은 까탈스럽지만 누구든 무장해제시킬 정도로 긍정적인 정신과 의사 이시준 역을 맡아 환자뿐 아니라 시청자에게도 안녕을 물을 예정이다. JTBC에서는 조금 더 유쾌한 카운슬링이 벌어진다. <쌍갑포차>는 신비로운 포장마차의 이모와 알바생이 손님들의 꿈속에 찾아 들어가 맺힌 한을 풀어준다는 판타지 드라마다. 각각 황정음과 육성재가 연기해 발랄한 케미와 손님마다의 이색적인 에피소드도 기대를 모은다. 포차 개점은 5월 20일.

 

괜찮아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지만 마냥 반길 수 없는 복잡한 심경이다. Mnet <로드 투 킹덤>은 작년에 호평을 받았던 <퀸덤>의 보이그룹 버전으로 4월 30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로드 투 킹덤>에서 우승한 팀만이 본선격인 <킹덤>의 출연 자격을 얻는 것으로 예선과 본선 출연자를 달리 섭외한다는 점에서 이미 임의로 ‘급’을 나눈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다른 프로그램은 2013년 이후 오랜만에 돌아오는 <보이스 코리아 2020>이다. 하지만 하필 방역 조치로 사옥이 폐쇄된 시기에 오디션 일정이 겹쳤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외부에서 참가자를 한 명씩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고 평가자와 참가자의 거리를 2m 유지하는 등 최선의 조치를 취했다고 하니 무탈하게 5월 첫 방송이 전파를 탈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