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전쟁. 전문의 4인의 해법

지루하고 답답한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구하기도 어려운 마스크에 발을 동동 구르고, 떠도는 유언비어에 전전긍긍할 수만은 없는 일. 전문의 4명이 보내온 최선의 해법을 공개한다.

Q 사물에 의해서도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나요? 
A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입을 막고 재채기를 했을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그가 오염된 손으로 만진 사물이 교차 오염을 일으켜 새로운 감염자를 만들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어떤 바이러스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코로나19는 물체 표면에서 최소 몇 시간, 최대 며칠 동안 죽지 않고 버틴다고 해요. 이를 미루어보면 감염자의 침이 눈이나 코, 입 속으로 튀지 않았더라도 공공 시설의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같은 것들이 주된 감염원일 가능성이 크죠. – 조애경(WE클리닉 원장) 

Q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꼭 써야 하나요? 
A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마스크를 사용할 때는 실내에서 착용하지 않아도 괜찮았지만 바이러스와 감염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상황이 심각하다면 엘리베이터 안이나 회의실처럼 사람이 밀집된 공간에서는 마스크 사용이 필수라고 할 수 있겠죠. 코로나19는 기타 다른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과 증상 면에서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 모두가 조심하는 편이 좋아요. – 김세현(린클리닉 대표 원장) 

Q 손 소독제와 손 씻기, 무엇이 더 중요한 예방법인가요? 손을 씻는 것만으론 안 된다는 말도 돌고 있어 혼란스러워요. 
A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껍데기는 인지질로 이루어져 있어 계면활성제에 취약합니다. 따라서 손만 잘 씻어도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말을 믿으셔도 좋아요. 손에 비누 거품을 낸 다음 깍지 끼고 비볐다가 손바닥과 손등을 꼼꼼하게 문질러 닦습니다. 손가락 하나하나 돌려서 닦고 손바닥은 손톱으로 살살 문질러 씻으세요.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궈 종이 타월로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합니다. 물로만 씻기보다는 비누칠을 곁들여야 세균 제거 효과가 높고 40~60초 이상 깨끗이 구석구석 닦아야 효과적입니다. – 조애경(WE클리닉 원장) 

Q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우니 젖병 소독기 같은 살균 기기에 소독해서 재사용한다는 이야기도 들리네요. 
A 고열의 살균 소독기는 마스크의 필터를 손상시킬 수 있어 권장하지 않습니다. 일회용 마스크 필터가 정전기 능력을 상실하면 일반 부직포를 얼굴에 댄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마스크 재사용은 최대한 자제하는 게 기본 원칙이나 당장 사용할 새 마스크가 없다면 자외선 소독, 거즈 덧대기 등의 방법은 어떨까요? 햇볕에 말릴 때는 1시간 이상 충분히 건조시켜야 소독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김세현(린클리닉 대표 원장) 
A 1회용 마스크는 멸균 상태로 출시되지만 사용하면서 외부 오염을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은 없으니 당연히 재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침이나 콧물에 의해서도 세균이 번식하기도 하고 바깥쪽은 미세먼지 등의 외부 물질로 오염된 상태니까요. 그러나 마스크 품귀 사태인 만큼 외출할 때만 잠깐 사용했다면 소독용 스프레이를 뿌려 잘 말린 다음 3~4회 정도는 더 사용해도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단, 뒤집어 사용하는 건 절대 금지입니다. 미세 분진과 같은 오염 요소를 그대로 흡입하는 꼴이 되니 주의하세요. – 조애경(WE클리닉 원장) 

Q 일반 마스크나 면 마스크여도 괜찮은가요? 
A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함이라면 굳이 의약외품으로 등록된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 바이러스는 특성상 공중에 오래 머물러 있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죠. 면 마스크는 미세입자를 차단하는 기능성 마스크만큼 필터가 강력하진 않지만 큰 비말을 막는 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의료인이나 의료 관계자처럼 환자의 객담이나 비말, 분비물이 언제든지 얼굴이나 호흡기로 침투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면 예외입니다. 특히 코호트 격리 시설에 있거나 감염자와 접촉하는 의료진일 경우 KF94 마스크 사용이 필수입니다. – 조애경(WE클리닉 원장) 

Q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이 올라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A 마스크를 쓸 때는 얼굴이 습해지고 벗으면 건조해지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피부의 습도 변화 폭이 커지면 각질층이 불안정해져 좁쌀 여드름이 나거나 화농성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입술 라인에 바이러스성 포진이 올라오는 분들도 있을 테고요. 보습제가 염증을 악화시킬까 염려해 아무것도 바르지 않거나 너무 적은 양을 바르기도 하는데 피부 장벽이 약해진 상황에서는 오히려 유수분 공급에 충실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메이크업을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럴 수 없다면 마스크를 쓰는 동안 주기적으로 환기를 잘 시켜주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건조시켜주세요. – 정상욱(미래솔한의원 영등포점 원장) 

Q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2개 이상 겹쳐 사용하는 분도 있어요. 효과적인가요? 
A 마이크로 필터가 포함된 KF80, K94 마스크는 워낙 밀폐, 차단 효과가 뛰어나 그럴 필요까진 없어 보이지만 일반 마스크의 경우 2개를 겹쳐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러나 여러 개를 겹쳐 쓴다 해도 얼굴 굴곡에 맞춰 빈틈을 최소화하지 않는다면 차단 효과가 반감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 김세현(린클리닉 대표 원장) 

Q KF94 마스크가 아니어도 괜찮은가요? 
A KF는 ‘Korea Filter’의 약자입니다. 그 뒤에 표기한 숫자는 해당 마스크의 입자 차단 성능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고요. KF80 마스크는 600nm(0.6㎛)의 입자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평균 사이즈가 125nm으로 상당히 작지만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단독 침투하기보다는 비말, 즉 침 방울을 통해 감염된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해요. 비말은 평균 크기가 5000nm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600nm의 입자를 차단하는 KF80 마스크만 되더라도 코로나19를 포함해 꽤 많은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 김홍석(와인피부과성형외과 대표 원장)

Q 면역을 이야기할 때 늘 물을 충분히 마시라고 이야기하잖아요.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A 호흡기 감염은 코에서 시작되기도 하지만 입안과 식도 사이에 있는 소화 기관인 인두에서도 흔히 발생해요. 물을 자주 마시면 코와 인두에 있는 먼지와 같은 이물질이 오래 머무르지 못하게 돕는 효과가 있어요. 체내 수분 함유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물은 꼭 필요합니다. 우리 몸 곳곳에서 물은 다양한 역할을 해내거든요. 외부 환경의 변화로부터 체내 환경을 늘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항상성 확보 측면도 있고요. 소변과 땀을 통해 체내 불순물을 배출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독소가 쌓이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마련이죠. 갈증이 날 때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들이켜기보다 틈틈이 자주 마시라고 권유하는 이유예요. – 김세현(린클리닉 대표 원장)

Q 마스크를 오래 착용하다 보니 피부가 점점 예민해지는데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A 일회용 마스크는 폴리에스테르와 폴리에틸렌과 같은 합성 섬유로 만들어지고 소량일지라도 접착제 성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민감한 피부라면 트러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피부가 가렵고 붉은 반점이 나거나 심하면 발진이 일어나기도 하죠. 이럴 때는 스킨케어 단계를 최대한 줄이는 게 좋고 세라마이드나 판테놀과 같은 피부 장벽을 강화하는 성분, 센텔라아시아티카나 마데카식산처럼 진정 효과를 주는 보습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자외선 차단제 역시 무기자차 성분의 제품으로 자극을 최소화하세요. – 김홍석(와인피부과성형외과 대표 원장)

Q 면역을 위해 권장하는 음식이나 영양제가 있을까요? 
A 플라노보이드를 다량 함유한 푸른 잎 채소를 챙겨드세요. 활성산소와 독소를 제거하는 항산화효과가 뛰어나 면역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거든요. 시금치나 상추, 깻잎, 갓, 케일 같은 채소가 이에 해당합니다. 프로폴리스에도 플라노보이드가 풍부해 코로나19 사태가 있은 후 영양제로 복용하고 있습니다. 신체 면역 기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입안의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항균 작용을 돕는 효과도 있으니까요. – 정상욱(미래솔한의원 영등포점 원장) 
A 이미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듯 강력한 항산화제인 비타민C는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병원체와 독소에 대항하는 면역을 증가시키고 상처나 손상에 대한 치유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어요. 흡연 또는 과음을 자주 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유행하는 독감에 걸렸을 때 모든 영양소가 충분해도 비타민C가 부족하면 회복이 쉽지 않아요. 비타민C는 사람의 몸이 스스로 생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공급해줘야 하는데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양은 한정적이라 빠른 시일 내에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또, 체내에 쌓이지 않고 몇 시간 후면 몸 밖으로 배출되므로 하루에도 몇 번씩 섭취해 비타민C를 공급해주세요. – 조애경(WE클리닉 원장) 

    에디터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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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 HYE 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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