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안꾸’ 스타일을 위한 빗질 법
무작정 엉키고 헝클어진 머리가 아니라, 요즘 말로 ‘꾸안꾸’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다면? 뷰티 에디터가 머리 빗질부터 다시 배우게 된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도록.
“제발 빗질 좀 하세요.” 어느 날 에디터 뒤를 따라오던 후배가 슬쩍 한마디를 건넨다. 자신 있게 내 머리는 ‘헝클어진 게 컨셉’이라고 받아쳤지만, 뒤돌아서 뒷모습을 카메라로 찍어 보고서야 깨달았다. ‘아! 이건 컨셉이 아니라 그냥 헝클어진 머리구나.’ 더 이상 이렇게 엉킨 머리를 방치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디터가 머리를 안 빗게 된 건 결코 게을러서는 아니다. 변명을 좀 늘어놓자면 가늘고 힘없을뿐더러 심지어 숱도 없는 모발 때문이다. 덕분에 미용실에서 남들은 빌드펌을 한다, 똑단발을 한다 스타일을 논의하지만, 에디터의 단 하나의 요구 사항은 봉긋하게 살아난 볼륨이다. 그렇다고 아침에 애써 고데기로 돌돌만 듯한 소라 머리는 싫어서, 꾸미지 않은 듯하지만 볼륨이 살아 있는 일명 ‘공기반 헤어반’ 스타일을 표방하며 지내왔다. 이 공기반 헤어반 스타일의 최대의 난관은 머리카락이 찰랑찰랑 비단결 같으면 오히려 공기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늘 머리를 빗지 않고 일부러 머리를 구기고 다니게 된 것. 이렇게 머리를 잘 빗지 않는 것은 비단 에디터만의 일은 아니다. 많은 여성이 머리를 잘 빗지 않는다는 사실. 에디터가 그랬듯 다들 제각각의 이유가 있다. “빗질을 할 때마다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카락이 너무 아까워요.” “기껏 비싼 돈을 들여 펌을 했는데 머리를 빗으면 탱글탱글한 펌이 풀릴 거 같아요.” “머리를 빗으면 자꾸 두피에 뾰루지가 올라와요. 머리에 기름이 끼는 느낌도 있고요.” 사실 빗질은 아무런 죄가 없다. 이러한 모든 현상은 올바르지 못한 빗질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 것이다.
“머리를 빗는 것은 헤어 관리의 기본이죠. 그 어떤 모발에도 빗질이 나쁜 경우는 없어요. 다만 제대로 하는 방법을 몰라서 벌어지는 일인 거죠.” 얼마 전 성황리에 끝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이의 헤어스타일을 연출한 이희 원장도 제대로 된 빗질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어떤 스타일이든 모발이 건강한 상태여야 의도한 머리를 연출할 수 있어요. 동백이 머리가 타고난 곱슬머리처럼 보이죠? 하지만 이거 철저하게 다 계획된 스타일이랍니다. 사실 공효진 씨는 생머리예요.” 실제 공효진 씨의 건강한 모발을 부스스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많은 층을 내서 헤어 커트를 하고 머리가 구겨지듯 보이는 펌을 말아주었다고. 하지만 이렇게 부스스한 스타일링을 할 수 있는 것도 다 건강한 머리였기에 가능한 것이다.
평소 관리를 멀리한 탓도 있지만, 에디터의 모발이 엉키는 특성을 잘 살펴보면 평소 습관과도 관계가 있다. 모발의 끝부분이 가장 상했지만, 엉키는 부위는 늘 목덜미 뒤쪽이었던 것. “잘 때 베개에 머리를 자주 비비는 편인가봐요.” 헤어스타일리스트 이일중 실장은 에디터의 머리 상태를 보고 단번에 잠버릇을 짚어냈다. 이렇게 밤새 엉킨 머리는 빗질로 풀어내지 않으면 계속 더 엉켜 나중에는 단단하게 뭉칠 염려도 있다는 사실. 얌전히 자는데도 뒷덜미에 머리가 자주 엉킨다면 평소 사용하는 머리끈을 살펴보도록. 딱딱한 플라스틱 소재의 머리끈 역시 머리를 엉키게 하는 원인이 되니 부드러운 천 소재의 머리끈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기초부터 다시 배우는 BRUSHING TIP 7
브러싱은 샴푸하기 전에
하루 종일 틈틈이 빗질을 하기 어렵다면 하루에 단 한 번, 샴푸하기 전에는 꼭 브러싱을 하도록. 플라스틱보다는 나무 소재 브러시를 이용해 머리카락과 두피에 쌓인 먼지를 떨어낸다는 느낌으로 시원하게 빗어준다.
모발 끝에서부터 빗질하자
엉킨 머리를 브러싱할 땐 머리의 윗부분을 잡고 엉킨 부위를 중심으로 아래에서부터 계단식으로 살살 빗질해서 풀어야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젖은 상태에서는 빗질을 하지 않는다
모발이 젖어 있을 때는 큐티클 층이 약해진 상태. 이때 잘못 빗질을 했다가는 모발이 늘어지며 손상되기 쉽다. 샴푸 후에는 머리를 탈탈 털거나 수건으로 강하게 비비기보다는 타월로 꾹꾹 누르듯 물기를 제거한 다음, 드라이로 잘 말리고 머리를 빗질하는 것이 좋다.
브러싱은 반대 방향으로
머리를 빗는 첫 단계에서는 머리를 뒤집는다는 생각으로 브러싱한다. 앞에서 뒤쪽으로 쓸어 넘기는 것 외에도 목덜미 뒤쪽에서 앞쪽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빗어 넘긴다.
질 좋은 여러 종류의 빗을 구비한다
빗마다 쓰임새가 다르다는 사실. 도끼빗은 엉킨 머리를 풀 때, 쿠션 브러시는 두피 마사지를 할 때, 꼬리빗은 머리카락의 볼륨을 살리거나 머리를 묶을 때 등 스타일링을 할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빗의 소재 역시 중요하다. 나일론 브러시는 유연하게 빗질이 되어 자주 엉키는 모발에는 효과적이다. 세라믹 브러시는 열 전도율이 높아 드라이어와 같이 사용하면 빠른 스타일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돼지털로 만들어진 돈모 브러시는 두피와 모발의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모발을 탄력 있게 연출해준다.
두피 타입에 따라서도 빗이 달라진다
지성 두피라면 촘촘한 빗을, 건성 두피라면 넓은 빗을 추천한다. 지루성 두피라면 자극이 덜한 타입의 빗으로 두피보다는 모발을 중심으로 빗는 편이 좋다. 반면 머리카락이 잘 빠진다면 쿠션 브러시로 두피를 두드리며 마사지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빗의 청결도 중요하다
빗에 엉켜 있는 머리카락은 이쑤시개나 가위 등을 이용해 제거하고 따뜻한 물에 샴푸를 풀어 거품을 낸 뒤 빗을 10분 정도 담근 다음 깨끗하게 헹궈 사용하도록. 단 나무 소재의 빗은 식물성 기름을 발라 천으로 닦아주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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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서혜원
- 포토그래퍼
- ANYA HOLDSTOCK, CARMEN LANCHARES
- 모델
- 로타(Lotta @The Lions)
- 헤어
- 마누 페르난데즈 (Manu Fernandez)
- 메이크업
- 호세 벨몬테 (Jose Belmonte)
- 세트 스타일리스트
- 마르타 바조(Marta Bajo)
- 도움말
- 이희(이희 헤어앤메이크업 원장), 이일중(프리랜스 헤어 아티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