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는 계획적인 쇼핑을 하리라 결심했지만 날로 높아지는 세일의 할인율에 또 마음이 일렁거린다. 작심삼일을 뒤로하고 똑똑하게 소비하기 위해 쇼핑 좀 해본 패션 고수들에게 물었다. 쇼핑에도 정답이 있나요?

 

 

노마한 | 모델

1 내가 생각하는 똑똑한 쇼핑이란? 빈티지 숍이나 중고로 질 좋은 브랜드의 제품을 사는 것.
2 가장 후회 없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에디 슬리먼 시절의 생 로랑 가죽재킷. 6백만원이 넘는 재킷을 중고로 1백만원대에 구매했다. 어떤 옷도 그보다 좋을 수 없다.
3 가장 후회하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사카이와 나이키가 컬래버레이션한 블레이저. 유행하는 아이템이라 샀는데 한 번 신고 신지 못했다. 역시 유행만 따라가는 쇼핑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4 시즌 오프 세일 기간에 득템하는 나만의 방법? 외국의 온라인 편집숍을 자주 이용한다. 특히 세일 기간에 바니스 웨어하우스(Barney’s Warehouse)나 센스(Ssense)에서는 명품 브랜드의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5 쇼핑에 실패할 확률이 적은 나만의 숍이 있나요? 업사이클링을 기반으로 하는 편집숍 벨 앤 휘슬.
6 2020년에 꼭 사고 싶은 아이템과 활용법을 알려주세요.옷보다는 카메라를 사려고 한다. 잘 입은 옷을 담아내기에 아이폰은 역부족이다.
7 쇼핑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쇼핑은 항상 고민 되는 일이다. 옷을 정말 좋아한다면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 쇼핑을 해보는 건 어떨까? 위험부담을 안고 한 쇼핑이 성공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으니까. 만약 돈이 부족할 땐 중고나 빈티지를 눈여겨보며 좋은 가격대의 물건을 찾아보는 것도 좋고.

 

선혜영 | 모델

1 내가 생각하는 똑똑한 쇼핑이란?  시간이 지나도 손이 자주 가는 것을 구매하는 것.
2 가장 후회 없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중국에 출장을 갔을 때 주름이 잔뜩 있는 독특한 디자인의 구두를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보통 계획에 없는 소비는 잘 하지 않아 후회했는데 3년 내내 잘 신고 다녀 뿌듯하다.
3 가장 후회하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내 체형은 고려하지 않고 유행을 좇느라 바빴던 시절에 한 쇼핑. 전체적으로 슬림한 핏의 옷이 잘 어울리는 몸이라 좀 넉넉한 핏의 청바지나 애매한 길이의 옷은 전부 정리했다.
4 시즌 오프 세일 기간에 득템하는 나만의 방법? 옷은 대부분 사이즈가 금방 빠지기 때문에 스카프나 신발, 벨트 등의 액세서리를 노린다.
5 쇼핑에 실패할 확률이 적은 나만의 숍이 있나요?  최근에 뉴노멀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해서 나의 브랜드의 옷을 자주 입지만, Like Likes Like라는 숍을 눈여겨보고 있다. 세컨드 핸즈 제품은 물론 빈티지 의류를 커스터마이징한 것도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6 2020년에 꼭 사고 싶은 아이템과 활용법을 알려주세요.  우리나라에도 파티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라 파티용 원피스나 드레스를 구매하고 싶다.
7 쇼핑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옷 입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다양한 스타일의 옷을 시도해보자.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면서 옷 입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면 좀 더 다양하게 스타일링할 수 있다.

 

김보라 | 패션 크리에이터

1 내가 생각하는 똑똑한 쇼핑이란? 가성비와 사용 횟수를 충분히 고려한 쇼핑.
2 가장 후회 없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20대 때 처음으로 산 토즈 로퍼. 담백한 베이지 컬러와 스퀘어 토 디자인이 멋스러워 지금까지도 잘 신는다. 신발을 신은 빈도와 나와 함께 보낸 세월을 생각하면 가격 이상의 가치를 발휘한 아이템이다.
3 가장 후회하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SEA의 레오퍼드 패턴의 파란색 코트. 파격적인 세일에 홀려 평소 잘 입지 않는 색상임에도 덜컥 사버렸다. 지금까지 다섯 번도 입지 못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도록 플리마켓에 보낼 예정.
4 시즌 오프 세일 기간에 득템하는 나만의 방법? 데님이나 흰색 티셔츠, 무채색 계열의 이너와 같은 베이식한 아이템은 시즌오프 때 대부분 구입하는 편.
5 쇼핑에 실패할 확률이 적은 나만의 숍이 있나요? 소재와 핏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으로 의류는 잘 구매하지 않는다. 가방이나 신발, 액세서리는 주로 육스나 네타포르테에서 구매한다.
6 2020년에 꼭 사고 싶은 아이템과 활용법을 알려주세요.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의 캐시미어 100% 코트를 사고 싶다.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소재와 클래식한 디자인의 옷은 확실히 오래 입을 수 있으니까. 좀 더 트렌디한 느낌을 연출하고 싶다면, 벌키한 머플러나 화사한 색상의 비니 등 다양한 겨울 액세서리와 매치해 영민하게 스타일링 해볼 것.
7 쇼핑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나의 유튜브 채널 <보라끌레르>에서도 가치소비에 대한 방송을 한 적이 있다. 가성비나 사용 횟수를 고려하는 것은 물론, 노하우가 더 쌓인다면 내가 생각하는 가치비용까지 고려하는 쇼핑을 해보자.

 

정재옥 | <제인 마치 메종> 대표

1 내가 생각하는 똑똑한 쇼핑이란? 코트나 재킷, 셔츠 등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 아이템은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브랜드의 제품을 쇼핑하고, 유행을 타는 시즈널 아이템은 SPA 브랜드에서 구입한다.
2 가장 후회 없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몇 년 전 런던 브릭레인 빈티지 마켓에서 거의 50% 가격으로 구입한 오버사이즈 버버리 트렌치코트를 정말 잘 입는다. 해외에선 그 나라의 대표 브랜드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으니 충분히 검색하고 구입하는 것도 팁!
3 가장 후회하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비싼 제품을 엄청난 할인 가격에 살 수 있을 때 충동구매 한 경험이 많다. 그런 할인 행사에서(오프라인) 신발을 몇 켤레 사고 한참 후에 박스를 풀었는데 같은 쪽 신발이 들어 있었다. 이미 교환이나 환불이 어려운 상황이라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
4 시즌 오프 세일 기간에 득템하는 나만의 방법? 즐겨 찾는 온라인 숍에서 사고 싶은 제품을 위시리스트에 담아놓고 세일기간에 구입한다. 사이즈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한두 사이즈 정도의 편차는 감안하고 구입한다.
5 쇼핑에 실패할 확률이 적은 나만의 숍이 있나요? 매치스패션닷컴. 할인쿠폰과 무료배송 등의 서비스가 편리하고 배송도 빠르다. 좋아하는 브랜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가 많다.
6 2020년에 꼭 사고 싶은 아이템과 활용법을 알려주세요. 레트로 히피 스타일이 유행한다는 내년을 위해 하이 웨이스트 와이드 팬츠와 어깨라인이 과감한 블라우스를 사고 싶다.
7 쇼핑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 아이콘의 룩이나 SNS를 관심 있게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들을 보면서 나와 맞는 스타일의 아이템을 하나씩 찾아가다 보면 베스트 드레서가 될 수 있을 듯!

 

박민주 | 패션 크리에이터

1 내가 생각하는 똑똑한 쇼핑이란? 유행하는 아이템보다는 나다움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사는 것.
2 가장 후회 없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피비 파일로의 셀린느 피스들. 그녀가 브랜드에 있을 당시에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떠나고 나서 쇼핑을 하려니 그만한 옷이 없는 것을 느꼈다. 이번 생에 가장 잘한 쇼핑으로 남을 것이다.
3 가장 후회하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20대 초반 SPA 브랜드에서 너무 많은 옷을 산 것.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옷을 입어볼 수 있었던 건 좋은 영향을 주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값싼 옷은 버리기 쉽다는 걸 깨달았다. 최근엔 환경 문제도 커지고 있어 구입을 자제하고 있다.
4 시즌 오프 세일 기간에 득템하는 나만의 방법? 오프라인 세일의 경우 무조건 직접 가는 것이 좋다. 여러 매장을 돌아보며 발품을 팔면 공들인 만큼 내게 잘 어울리는 아이템을 찾는 경우가 많다. 직접 입어보고 충분히 고민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듯.
5 쇼핑에 실패할 확률이 적은 나만의 숍이 있나요? 나만의 숍이라 할 만큼 단골 숍은 없지만 분더샵이나 셀린느 매장, SPA 브랜드 등 가리지 않고 하나씩 다 다녀보는 편이다. 내 눈으로 보고 입는 걸 좋아해서 온라인 쇼핑은 즐겨하지 않는 편.
6 2020년에 꼭 사고 싶은 아이템과 활용법을 알려주세요. 쇼핑을 계획적으로 하는 편이 아니어서 아직 정해놓은 위시리스트는 없다. 아마 내년까진 올드 셀린느 피스를 찾아 다닐 것 같다.
7 쇼핑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쇼핑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쉬운 것치고 매력적인 건 별로 없지 않은가? 나에게 쇼핑은 항상 고민되고 어려운 만큼 만족감이 큰 일 중 하나다.

 

주노 | 모델

1 내가 생각하는 똑똑한 쇼핑이란?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으로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 예를 들면 1) 내가 가지고 있는 옷 중에 없는 컬러인지, 2) 어떤 옷과 믹스매치할지, 3)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지, 4) 꼭 필요한 옷인지 등. 이런 식으로 나만의 기준을 만들면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2 가장 후회 없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이베이에서 오래된 ma-1 재킷을 20달러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샀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 빈티지한 매력이 배가돼 어떤 아이템과도 잘 어울린다.
3 가장 후회하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H&M에서 산 반팔 티셔츠. 입고 나온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아 홧김에 구입했다. 그런데 막상 갈아입고 나니 품이 너무 작아서 원래보다 더 유난스러운 모습이 돼버렸다.
4 시즌 오프 세일 기간에 득템하는 나만의 방법? 세일하는 아이템을 사는 것이 돈을 절약하는 방법은 아닌 것 같다. 필요한 아이템이 아닌 경우에도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충동적으로 사기도 하니까. 그래서 꼭 필요한 아이템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5 쇼핑에 실패할 확률이 적은 나만의 숍이 있나요? 내가 하는 브랜드지만 친다운의 독특한 핏은 남녀노소에게 다 잘 어울린다. 캐주얼한 스트리트 무드를 좋아한다면 누구나 만족할 것. 또한 세컨드 핸즈 제품에 관심이 많아 해외 중고 장터인 그레일드를 애용한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상태도 깨끗한 편이라 좋은 물건을 득템할 수 있다.
6 2020년에 꼭 사고 싶은 아이템과 활용법을 알려주세요. 컬러나 프린트가 독특하고 화려한 스카프를 사고 싶다. 머리에 터번처럼 두르면 재미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을 듯.
7 쇼핑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나도 아직 쇼핑은 어렵다. 매 순간 자기 자신한테 세번만 물어보자. 과연 그 물건이 꼭 필요한가?

 

신혜지 | <GQ Korea> 패션 에디터

1 내가 생각하는 똑똑한 쇼핑이란? 3년 후에도 입고 신을 수 있는 아이템을 사는 것.
2 가장 후회 없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최근에 산 레오퍼드 패턴의 생 로랑 부츠와 앤드뮐미스터 헤링본 코트. 어쩐지 자꾸 손이 가 주야장천 입고 신는다(오늘도 고민 없이 입었다).
3 가장 후회하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르메르의 코트. 여성스러운 것보다 중성적인 스타일이 잘 어울리는 편인데, 세일의 유혹과 친구의 부추김으로 어울리지 않는 랩 스타일 코트를 덜컥 사버렸다. 결국은 한 번 입고 옷장에 고이 모셔두는 신세로 전락했지만.
4 시즌 오프 세일 기간에 득템하는 나만의 방법? 매치스패션닷컴이나 미스터 포터 같은 온라인 편집숍. 특히 세일기간엔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리스트를 확인하고 필요한 아이템을 장바구니에 보관해둔다. 추가 세일이나 무료 배송 프로모션을 하는지 좀 지켜보다가 세일이 끝날 무렵 사이즈가 동나기 전 구매한다. 물론 타이밍을 놓치면 품절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것.
5 쇼핑에 실패할 확률이 적은 나만의 숍이 있나요? 온라인은 매치스패션닷컴. 오프라인은 10꼬르소꼬모의 아울렛인 마가찌니. 마가찌니는 할인율이 높아 비싸서 망설였던 아이템을 득템하기 좋다. 가끔 빈티지 숍을 애용하기도 하는데,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 아이템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다. 요즘 예의주시하는 빈티지 숍은 거버먼트 서울.
6 2020년에 꼭 사고 싶은 아이템과 활용법을 알려주세요. 실버 네크리스. 며칠 전, 매일 착용하던 목걸이를 잃어버렸다. 여름엔 펜던트와 함께, 겨울엔 터틀넥에 체인만으로 심플한 느낌을 완성해줄 생 로랑의 목걸이를 구매하고 싶다.
7 쇼핑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유행에 민감한 건 좋지만 유행만 좇지 말 것.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지 충분히 고민해보자.

 

김민지 | <W Korea> 패션 에디터

1 내가 생각하는 똑똑한 쇼핑이란? 가격이 얼마든 후회 없는 쇼핑을 하는 것.
2 가장 후회 없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최근 빈티지 숍에서 구입한 웨스턴 부츠. 웨스턴 무드의 투박한 부츠를 좋아하는데 최근에 방문한 빈티지 숍에서 맘에 드는 부츠를 발견했다. 빈티지 제품치고는 꽤 비싼 가격이었지만 독특한 메탈 굽이 마음에 들어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했다.
3 가장 후회하는 쇼핑 경험이 있다면? 영국 출장 중 J.W. 앤더슨 샘플 세일에 갔다. 컬렉션에서 보던 옷이 무더기로 걸려있어 눈이 뒤집혔다. ‘한국에 가면 못 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입어보지도 않고 5개 정도 구매했는데, 다음 날 진행한 화보 촬영에 한 피스를 사용한 것 외에는 한 번도 입지 않았다. 아무리 할인율이 높아도 평소 내 스타일과 일치하는 아이템인지 신중히 고려해봐야 한다.
4 시즌 오프 세일 기간에 득템하는 나만의 방법? 시즌오프 기간은 할인율에 마음이 동해 아무거나 막 사기에 딱 좋은 기간이다. 시즌오프 기간일수록 100번쯤 생각해볼 것. 할인율만 보고서 이것저것 담다 보면 텅장 신세를 못 면한다.
5 쇼핑에 실패할 확률이 적은 나만의 숍이 있나요? 직접 가서 사는 것보다 온라인 숍을 주로 이용한다. 센스나 LN-CC의 독특한 셀렉션을 좋아한다. 우선 마음에 드는 것은 보이는 대로 장바구니에 집어 넣은 뒤 이상형 월드컵을 하듯 하나씩 탈락시킨다. 그러면 꼭 사야 할 아이템이 눈에 보인다.
6 2020년에 꼭 사고 싶은 아이템과 활용법을 알려주세요. 최근 콰이단 에디션(Kwaidan Edition)이라는 브랜드의 지브라 패턴 숄더백을 장바구니에 담아놨는데 무채색 일색인 내 아웃핏에 적절한 포인트가 될 것 같다.
7 쇼핑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쇼핑도 많이 실패해봐야 나만의 방법이 생긴다. 두려워하지 말고 여러 가지 아이템에 도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