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질 없는 앵두 같은 입술
“내 입술은 왜 이렇게 잘 틀까?”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이 기사를 눈여겨보길. 입술로 살펴보는 건강과 혹한기에도 각질 없이 예쁜 입술로 가꾸는 방법에 관하여.
입술은 다른 부위와 달리 땀샘과 피지선이 없고 피부층이 얇아 환경 변화에 대한 보호막이 없다. 그래서 날씨가 건조해지면 누구든 입술이 쉽게 갈라지고 부르튼다. 요즘 같은 겨울에 잠깐 입술이 트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사계절 내내 심지어 한여름 습하디 습한 장마철에도 입술 각질과 사투를 벌인다면? 아마도 평소 입술 관리가 엉망이었거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입술 각질, 립밤만 믿어서 될 일이 아니다
한의학에서는 입술을 구순이라고 말하며, 오장육부 중 비장의 기운을 반영하는 신체 부위로 본다. 비장은 소화기 중 하나로, 노폐물을 거르는 림프 기관이기도 하다. 이를 토대로 입술 경계가 또렷하고 도톰하면 비장이 튼튼하다고 보며, 윤기가 없고 경계가 불분명하다면 비장이 약해 당뇨와 황달이 오기 쉬운 체질로 분류한다. 계절과 상관없이 입술에 문제가 생긴다면 비장의 건강, 즉 소화기를 돌보는 것이 답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 또한, 건조한 계절이 아님에도 입술 각질이 생기는 것은 위열 등 몸 내부의 열이 많아져 생긴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입술이 메마르는 것을 ‘입술이 바짝 타 들어간다’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스트레스로 인해서 실제로 입술이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피부과에서는 입술 갈라짐의 원인을 철분이나 비타민B, 비타민C가 부족해서 생긴다고 말한다. 이 밖에 입술이 자주 트고 물집이나 뾰루지 등이 발생하는 경우엔 면역 결핍이나 다른 피부 질환을 의심하기도 하며, 이때는 면역 강화를 위한 영양제나 수액을 처방하기도 한다.
입술이 텄을 때는 이렇게
건강상의 문제가 아닌데도 입술 각질과 갈라짐으로 제대로 립스틱 바르기조차 힘들다면 전문가가 말하는 입술 관리 방법을 눈여겨보자.
1 평소 습관을 체크한다
입술을 자주 깨물고 침을 묻히진 않는지, 손이나 치아로 각질을 뜯지는 않는지 평소 습관을 돌아보자. 입술에 침이나 물을 묻히는 일, 물리적으로 각질을 뜯는 일, 입으로만 숨을 쉬는 일 등은 각질을 더욱 심하게 만드니 교정하는 것이 좋다.
2 물을 많이 마신다
입술 각질이 건조해서 생기는 증상인 만큼 수분 보충이 간단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탈수를 일으키는 커피나 알코올 음료를 줄이는 것도 잊지 말자.
3 금연한다
장기적인 잦은 흡연은 입술 피부를 더 얇게 만들고 잔주름을 만든다. 흡연은 각질뿐 아니라 입술 노화도 촉진한다는 것을 기억할 것. 전자 담배도 마찬가지다.
4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한다
건조하고 추운 겨울엔 입술이 찬 바람에 그대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스키장과 같은 추운 환경에서는 화장품이나 연고만으로는 입술 보호에 역부족이다.
5 까다롭게 고른 립밤을 사용한다
함유된 성분이 많은 제품은 위험 성분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성분 20개, 추출물 10개 이하의 제품을 고르도록 하자. 특히 색소와 향료가 없는 것이 안전하다. 바셀린으로 잘 알려진 페트롤라튬과 미네랄 오일, 파라핀 등은 먹었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피하도록 한다.
6 반신욕 시 입술 보습팩을 한다
입술 스페셜 케어를 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목욕이나 반신욕을 할 때다. 고영양 크림과 꿀을 1:1로 섞어 바른 후 입술 표면을 랩으로 덮어두었다가 반신욕이 끝나면 헹구고, 밤 형태의 입술 보습제를 덧바르도록 한다.
7 입술 각질 응급 처치법
유난히 메이크업이 잘되었는데, 입술 각질 때문에 립 메이크업을 하기 난감할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여배우의 메이크업을 책임지는 살롱하츠 김수빈 원장에게 입술 각질 응급 처치법을 물었다. “여배우가 메이크업 의자에 앉자마자 립밤을 듬뿍 발라 각질을 불려둬요. 그리고 메이크업이 마무리될 때쯤 물 티슈로 살살 문질러서 각질을 탈락시키죠. 그 다음 다시 립밤을 얇게 발라 흡수시켜요. 스크럽류는 입술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메이크업 직전에 하기엔 무리가 있거든요.”
이 밖에 입술에 생긴 문제 해결법
1 입술 물집이 생겼어요
포진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것이다. 피로하거나 면역력이 저하되었을 때 주로 생기며, 이런 포진은 몸 컨디션을 올리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다. 이미 포진이 생겼다면 다른 사람들과 음식을 나눠 먹지 말고 환부 피부를 다른 사람과 접촉하거나 아이에게 뽀뽀를 하는 행위 등은 하지 않아야 한다. 평소에 사용하던 립밤을 피하고, 약국에서 연고를 구매해 청결하게 바른다. 통증이 심하거나 범위가 넓다면 병원에서 항바이러스 주사를 맞는 편이 낫다.
2 구내염과 구순염 등 입병을 달고 살아요
이 증상 역시 스트레스와 피로 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원인이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종합비타민 같은 영양제를 섭취하고, 자극이 덜한 칫솔로 양치를 한 뒤 생리 식염수로 가글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드물게는 치약이나 구강 청결제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므로, 입술이나 혀에 자극이 되는 제품을 사용했었다면 교체하도록 한다. 뜨겁고 매운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겠다.
3 입술색이 달라졌어요
한의학에서는 입술색이 연하면 기혈이 부족하다 보고, 푸른빛이 돌면 몸이 차다고 여긴다. 만약 검은빛이 돈다면 심폐 기능 이상으로 보기도 한다. 현대 의학 관점에서는 검거나 보랏빛이 된 입술을 보고 릴흑피증을 의심하기도 하는데, 이는 색소형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으로 색소가 든 모든 제품 사용을 중단해야 하며,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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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이정혜
- 포토그래퍼
- © FLORIAN SOMMET / TRUNK ARCHIVE / SNAPPER IMAGES
- 도움말
- 김홍석(와인피부과성형외과 원장), 김담희(김담희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