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파티에 제격일 크리스마스 향초의 향은? 향덕의 리뷰 7탄
연말에는 향초를 켜두자. 공간 전체가 따뜻해지는 홀리데이 감성 향초 3가지 솔직 리뷰
딥티크 2019 홀리데이 럭키 참 컬렉션 ‘캔들 플로라 포르투나’ (면세점 한정) 70g $39, 190g $69
이번 딥티크 홀리데이 컬렉션은 참 흥미롭다. 독일 유명 회화 아티스트 ‘올라프 하예크’와 협업해 각국의 ‘행운 마스코트(럭키 참)’ 일러스트를 패키지에 담은 것. 네잎클로버, 무당벌레, 말발굽, 코끼리, 호랑이, 제비 등 강렬한 색감으로 담은 일러스트는 너무 과하지도 않고, 촌스럽지도 않다(대충 집에 갖다 놓기만 해도 멋지다는 얘기). 이 멋드러진 일러스트가 캔들에 직접 그려진 제품은 3종. 캔들 플로라 포르투나(행운), 캔들 팽 프로텍퇴르(평안), 캔들 앙브르 펠리시테(조화). 이 중 이번에 리뷰할 캔들은 홀리데이 분위기가 물씬 나는 ‘캔들 플로라 포르투나’다.
스파이시 부케 (장미, 정향, 아니스)
어떤 향?
불을 붙이지 않고 향을 맡으면 아주 은은한 플로랄 우디 계열의 향이 난다. 왁스 특유의 동글동글 부드러운 끝 향과 함께. 향 구성만 보면 장미향이 강하게 튈 것 같지만 플로랄 특유의 인상만 남기고 정향과 아니스가 깊이를 더한다. 정열적인 레드 컬러에 정향과 아니스가 들어간 ‘스파이시’ 치고 발향은 의외로 은은한 편. 후각에 집중하면 향이 느껴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잘 느껴지지 않는 정도다. 침대에 눕기 전 온몸에 바른 꽃향 바디크림 냄새가 솔솔 올라오는 느낌이랄까.
더 자세히 들여다볼 것!
그저 홀리데이에 어울리는 향을 만든 줄 알았더니 패키지와 향 모두 행운에 대한 의미가 담겨있었다. 행운을 상징하는 ‘캔들 플로라 포르투나’의 향 노트는 장미, 정향, 아니스 3가지로, 각 의미는 이렇다.
장미: 고대의 예언가들이장미 꽃잎을 손가락 사이에 놓고 비비는 소리를 들으며 점궤를 보러 온 이들에게 행운, 사랑 혹은 성공을 예언
정향(클로브): 중동 지방에서 집안에 향기를 채우고 정화시키기 위해 작은 버너에 정향을 놓고 태움
아니스: 프랑스 남쪽지방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신랑 신부에게 부부의 번영을 기원할 때 뿌리는 아니스 열매
아시아에서 모든 일에 대한 성공의 운을 가져다 주는 동물인 코끼리, 일본의 행운을 부르는 고양이, 네잎 클로버 등 각국에서 행운을 불러오는 마스코트, 방법 등을 캔들 전체에 깨알같이 담았다. 모든 캔들에 그려진 나무 또한 신성한 장소의 나무에 소원을 매다는 전통에서 응용했다.
안 읽어도 상관없는 에디터의 사족
그냥 아무생각 없이 ‘향초 제품’으로 보고 태울 때와 깨알 같이 담긴 의미를 알고 태울 때 다르게 느껴지는 게 참 매력적. 연말/연초에 새로 구입하는 럭키 참이라니, 잘 맞는 콘셉트이자 ‘나에게 주는 선물’로 질러 버리기도 딱이다. 선물로는 두말할 것도 없고. 면세점 한정으로 판매되는 게 살짝 아쉽다.
구딸 파리 윈 포레 도르 캔들 리미티드 에디션 300g 13만원
호두까기 인형을 모티브로 홀리데이 감성을 듬뿍 담은 홀리데이 에디션 캔들. 크리스마스 트리 잎에 호두까기 인형과 캔디 등이 여기 저기 걸려있는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양은 향초 치고 꽤 많은 300g. 대용량으로 연말 내내 켜도 충분할 정도다. 겨울 숲을 거니는 듯한 상큼한 향으로 홀리데이 감성을 듬뿍 담았다.
파인나무, 오렌지 껍질, 만다린
어떤 향?
불을 붙이지 않았을 때는 나무향과 함께 살짝 중성적인 느낌이 나는 시트러스 계열의 향이 났다. 향초를 켰을 때도 이 향이 공간 전체로 퍼지는 것 뿐 크게 다르진 않았는데, 전체적으로 상큼한 시트러스 이미지가 강했다. 한가지 의문인 건 시트러스, 우디 노트들 중조말론의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향이 생각날 정도로 뚜렷한 배 향이 가장 강하게 남았는데, 구딸 파리가 공개한 향 노트 중에는 배가 없다. 그저 오렌지와 우디 노트들이 섞여 묘하게 배와 비슷한 향을 내는 것이라 조심스레 예측해볼 수 밖에.. 이번에 리뷰하는 향초들 중 가장 잔향이 오래 남았으며 꿉꿉한 집 안을 생기 넘치게 만들었다. 다소 가벼운 느낌의 향이라 공간을 따뜻하고 안락하게 만들지는 않았으나 코끝에 묘하게 걸리는 나무 향이 마치 상쾌한 숲을 거니는 듯한 잔상을 남겼다.
안 읽어도 상관없는 에디터의 사족
개인적으로 시트러스 계열의 향을 좋아하는 에디터의 취향을 저격한 향. 배 향은 대체 어디서 생긴 건지 알 수 없지만 은은하고 오래도록 남는 예쁜 잔향이 참 마음에 들었다. 끝에 아주 살짝 스치는 나무의 따뜻한 느낌도 과하지 않다. 얼마나 과하지 않냐면.. 향초를 켜두고 간단한 핑거 푸드와 와인을 홀짝여도 괜찮을 거 같은 느낌? 친구들이 여럿 놀러와도 아낌없이 팍팍 킬 수 있는 커다란 용량도 이 향초가 좋은 이유 중 하나.
산타마리아 노벨라 노떼 칸델라 프로퓨마타 200g 10만8천원
아침부터 정오, 저녁, 밤에서 영감을 받은 4가지 캔들 ‘칸델라 프로퓨마타(캔들 오브 더 아워)’. 이 중 연말의 밤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줄 ‘노떼(밤)’을 직접 켜봤다. 로즈와 바닐라가 어우러진 아로마틱 향으로 고요한 밤, 달콤한 숙면의 무드를 느낄 수 있다.
선물로 손색 없는 리본 박스와 함께 캔들의 그을림과 터널 현상(한쪽만 타들어 가는 것)을 방지하는 캔들 토퍼가 심지 부분에 부착 되어있는 게 특징(검정 동그라미 안 메탈 플레이트 부분). 개인적인 감상을 조금 얹자면, 정말로 터널 현상이 생기지 않아서 매우 편리했다. 그대로 두면 캔들이 녹으며 플레이트가 서서히 잠겨 사라지니 캔들이 꺼진 후 플레이트만 건져서 다음 번 사용 때 얹어 놓아야 한다.
탑 노트 자스민, 로즈
미들 노트 로즈 우드, 튜베 로즈, 블랙 페퍼, 시나몬 바크
베이스 노트 엠버, 샌달우드, 베티버, 카라멜 바닐라, 스윗 우드, 페루 발삼, 모스 오크
어떤 향?
불을 붙이지 않고 그대로 상자를 열어두기만 해도 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발향 또한 매우 강한 편. 섹시하고 동물적인 느낌이 물씬 드는 머스크 계열의 향수와 비슷한 향이 난다. 노트들 중 특히 ‘카라멜 바닐라’ 향의 인상이 강하게, 그리고 오래 남았다. 자스민, 로즈 등 플로럴의 파우더리한 느낌 20% 야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동물 향(?) 80% 으로 이뤄져 있는 향이랄까. 공간에 널리 퍼지는 달달한 머스크향은 향수와 또 다른 인상을 주는데, 공기 전체가 확실히 더 더워지고 무거워진 느낌이 들었다.
안 읽어도 상관없는 에디터의 사족
향초라고 해서 다 은은하고 고요한 느낌을 주는 줄 알았는데 ‘노떼’는 조금 달랐다. 방 전체의 분위기를 휘어 잡을 만큼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 너무 강한 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조금 갈릴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만큼 향의 여파는 꽤 상당하니 누군가에게 섹시한 선물(?)을 주고 싶다면 이 향초가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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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송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