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DISTANCE / 이상윤, 장나라
드라마 <VIP>의 배우 장나라와 이상윤이 스치듯 만났다가 헤어진 새까만 밤의 비밀.
{ 이상윤 }
토요일 밤이네요. 끝나고 뭐 해요?
친한 형 세 명이 있는데요. 생일이 같아요. 원래는 어디 야외에서 조촐하게 한잔할 생각이었는데 태풍 때문에 안 되겠죠. 그래도 잠깐 얼굴은 보고 집에 가려고요.
오늘 함께한 배우 장나라 씨와 10월 SBS에서 방영될 드라마 <VIP> 촬영 중이죠. 백화점 상위 1% 고객을 관리하는 전담팀의 비밀스러운 이야기와 부부로 등장하는 두 배우의 좀 낯선 얼굴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던데요?
올여름 내내 <VIP> 현장에 있었죠. 촬영이 계획대로 잘 진행됐는지 중간에 나흘 정도 휴가도 있었어요.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다 함께 쉬었어요. 저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소식 듣고 놀랐죠. 그 자리에서 바로 제주도행 비행기 티켓을 끊어버렸어요. 맛있는 것도 먹고 이런저런 생각도 정리할 겸. 혼자 무조건 가는 거다. 그런 마음으로요. 막상 당일 아침이 됐는데, 오늘처럼 내내 비가 내리더라고요. 일기예보를 보니 제주에 머무는 내내 그렇대요. 그래서 그냥 취소하고 집에 있었어요. 날씨도 별로인데 혼자 그러고 싶진 않더라고요.
촬영 중간에 휴가가 주어지는 드라마 현장이라니, 믿기지 않는데요.
이 작품 촬영 직전에 국내 드라마 현장에도 표준근로계약과 주 52시간을 포함한 노동시간 단축 등에 관한 합의와 노력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직전 작품까지만 해도 쉬는 날 없이, 매일 새벽까지 촬영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으니까요. 근데 지금은 아침에 촬영장에 도착해서 촬영을 다 마치고 집에 오면 저녁이에요. 어떤 날은 회사원들 퇴근 시간이랑 딱 겹칠 때도 있어요. 집에 도착해서 씻고 밥 먹고 뉴스를 보거나 드라마도 볼 수 있죠. 감독님의 의지와 능력이라고 믿고 있는데요. 사전에 계획한 대로 차근차근 찍어나가는 스타일이에요.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더 욕심부리지 않고 끊을 줄도 아세요. 그러니까 시간이 지체되거나, 계획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는 거죠.
말 그대로 이상적인 촬영 현장이네요. 그런데 주연 배우도 그게 가능해요? 아무래도 촬영 분량이 많잖아요.
일주일에 2~3일은 꼭 쉬고 있어요. 한 작품을 촬영하는 중에 온전한 제 생활이 생기는 경험을 하고 있죠. 그게 좋기도 하지만, 그로 인한 혼란도 있어요. 그 쉬는 시간에도 연기와 캐릭터에 대한 집중력과 긴장감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깔끔하게 빠져나와서 잠깐 내 삶을 즐겨도 되는 건지 저도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에요. 자기 자신의 리듬과 균형을 잘 조절해야 흐트러지지 않겠더라고요.
현장 분위기도 전보다 훨씬 좋겠어요.
맞아요. 배우도 배우지만 일단 함께하는 현장 스태프들의 표정이 정말 밝고, 능동적이에요. 그걸 지켜볼 때 기분이 좋더라고요. 여러모로 참 바람직한 제도라고 생각해요.
배우에게는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잖아요. 배우 이상윤에게는 어떤 기준이 있나요?
무조건 이야기죠. 그게 첫 번째예요. 계속 다음 장을 넘겨보고 싶은 대본이 있거든요. 장르나 주제나 그런 거 다 떠나서요. 이야기의 재미는 긴가민가한데 엄청 매력적인 캐릭터가 존재하는 대본도 있어요. 배우로서 아주 새롭거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기 좋은 작품이죠. 저는 그건 싫더라고요. 사람들이 보지 않는 이야기, 재미있어하지 않는 이야기 안에서 혼자만 새롭고, 혼자만 신나 있으면 뭐 해요.
<VIP> 를 선택한 이유도 역시 이야기 때문인가요?
당연히. 처음 받아본 대본은 작품의 앞부분에 해당하는 이야기였어요. 결말을 알 수 없었죠. 상황으로 치면 굉장히 간단한 설정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근데 뻔하지 않고, 오히려 궁금하더라고요. 어떤 이야기는 바람만 잔뜩 잡아놓고, 막상 열어보면 별거 아닌 경우도 많은데 이건 달랐어요. 뭐가 계속 나왔죠.
이번에 연기하는 ‘박성준’은 어떤 사람이죠?
구구절절 다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입 꾹 다물고 있는 사람도 있잖아요. 박성준은 침묵하는 인물이에요. 전부터 말 없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있기도 해서 즐거운 도전을 시도해봤어요.
침묵하는 연기는 어때요?
눈과 얼굴과 몸의 작은 태도에 따라 되게 다양한 감정이 전달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어렵긴 하지만 재미있어요. 저희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전부 자기만의 비밀을 품고 있거든요. 다들 나름의 방식으로 침묵해요. 드라마를 통해 그 비밀과 침묵을 지켜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드라마가 하는 일은 결국 시청자에게 말을 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 작품이 하고 싶은 말은 뭘까요?
음, 결혼이라는 제도, 부부라는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과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함께하는 배우들끼리 현장에서 격렬한 토론을 벌이고 있어요. 그만큼 다양한 주장이 존재하는 주제라는 뜻이겠죠.
개인적으로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여러모로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해요. 결혼이 필수이던 시대와 비교하면요. 지금은 사회 전체가 결혼을 강요하거나 관여하는 것 같지 않아요. 결혼하지 않고도 혼자 충분히 잘 살 수 있는 분위기라고 생각해요. 결국, 결혼이라는 것도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거잖아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봐요. 정말 단지 개인의 선택일 뿐이죠.
<집사부일체>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죠. 좀 풀어진 이상윤, 민얼굴의 이상윤을 그대로 드러내는 건 어떤 일이었어요? 배우로서요.
배우 이미지 같은 걸 말씀하시는 거죠? 그 생각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집사부일체>는 마냥 우스꽝스럽거나 망가져야 하는 예능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서 그분들의 삶을 공유하고 가르침을 받는 거니까요. 그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게 훨씬 더 많아요.
뭘 배운 것 같아요?
제 한계를 느껴보는 일이요. 저는 그게 아주 큰 경험이라고 믿어요. 방송에서 이것저것, 정말 다양한 걸 많이 시도해보거든요. 생각보다 잘되는 것도 있고,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마음 같지 않은 것도 있어요. 그럼 생각하죠. ‘지금보다 좀 더 어릴 때 이런 세상을 알았다면, 경험했다면 지금의 나는 좀 더 넓고 큰 생각을 하면서 살았을까’. 넓게 보면서 현명해지려고 노력한 것 같은데, 제 울타리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거죠. 내 한계를 알아보고, 인정하고, 그렇다면 좀 더 발전하기 위해 애쓰는 법을 배웠어요.
내 한계를 알아보고, 인정한다는 말이 새삼 신선하게 들리네요.
중요한 일이죠. 개인에게도 그렇지만, 특히 배우에게는 큰 도움이 돼요.
현장에서 힘을 빼려 한다고 말한 적이 있죠. 실천 중인가요?
아, 실은 며칠 전에도 그 일로 멘붕이 좀 왔어요.(웃음) 우선 보이지 않는 내공을 쌓아야만 해요. 대신 현장에선 그 내공을 내보이지 않아야 하죠. 며칠 전에 되게 깊은 감정을 연기해야 하는 장면을 찍었어요. 제 딴에는 최선을 다해 그 감정을 표현하고 싶잖아요.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면서요. 다 찍고 모니터를 하는데 보이더라고요. 제 욕심이요. 그게 좀 미워 보였어요. 어떤 사람은요. 진짜 그 마음과 감정이 있는 사람은, 표현하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묻어나요. 아주 담담한 말 한마디만으로요.
연기지만, 진짜를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들리네요. 맞아요?
네. 저는 진짜를 표현하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때론 치밀한 계산이 독이 될 때가 있는 거 같아요. 그냥 둬보려고요. 사람이 하는 일이라 그런지, 그럼 자연히 무슨 일이 생기기도 하는 거 같아요. 지금은 그게 좋아요.
무척 어려운 숙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있다가 장나라 씨도 인터뷰하실 거죠? 그 친구는 그걸 하더라고요. 진짜를요.
{ 장나라 }
태풍 ‘링링’의 북상 소식에 걱정이 대단했다면서요? 오늘 못 보나 했는데 다행히 날씨가 괜찮아졌네요.
저 좀 이상하죠? 근데 저는 진짜 ‘초진지’했어요.(웃음)
처음에는 웃어넘겼다가, 오히려 강하게 동의하는 쪽으로 옮겨갔어요. 실제로 대단한 공포가 맞으니까요.
엄청난 겁쟁이긴 해요. 사람들이 맨날 놀리죠. 쫄보라고요.(웃음) 근데 만약 제가 집에서 출발할 때 태풍의 영향이 심각한 상황이었다면, 저는 오늘 집에서 한 발짝도 안 나왔을 거예요. 근데 지켜보니까 점점 잦아들더라고요. 덕분에 이렇게 만나게 됐네요. 반가워요.(웃음)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그런 조심성, 신중함, 예민함이나 불안감은 원래 타고난 기질에 가깝나요?
그냥 겁쟁이라니까요.(웃음) 아마 타고난 기질도 좀 그런 거 같고요. 특히 작은 소리에도 굉장히 심하게 놀라는 편이에요. 맥이 빠져버릴 정도로요. 흐흐. 이 일을 한 지 이제 한 20년 정도 됐거든요. 그동안 본의 아니게 많은 사건, 사고를 경험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걸 목격하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그런 공포심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게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감각으로 다가와요. 그런 걱정 때문에 작품을 찍는 중에는 굉장히 예민한 편이에요. 심지어 놀러 다닐 때도 조심한다니까요.(웃음)
올여름은 어땠어요?
원래 휴가라고 뭘 딱 정해놓고 보내진 않아서 어딜 가진 않았고요. 10월에 방영될 드라마 <VIP> 촬영 열심히 했죠. 저희가 굉장히 건강한 팀이거든요. 밤새워 촬영하는 일 없고요. 중간중간 쉬는 날도 다 있어서 즐겁게 촬영하고 있어요.
건강한 촬영장에 관한 이야기를 이상윤 씨에게 듣긴 했어요. 20년 정도 이 일을 했으니, 변화를 직접적으로 느낄 것 같아요.
불과 한 편 전만 해도 이런 환경이 아니었거든요. 더 심할 때도 있었고요. 드라마 촬영이 아무리 빠르고, 힘들게 진행된다고 해도 배우는 어느 정도 케어받는 편이었거든요. 근데 현장 스태프들의 상황은 너무나 열악했어요. 그걸 지켜봐야 할 때 괴롭기도 했고요. 정상이 아닌 거잖아요. 이번 기회로 모든 드라마 현장이 건강해졌으면 좋겠어요.
장나라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굉장히 심플해요. 드라마라는 장르의 존재 이유는 대중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는 이야기꾼인 거죠. 이 작품이 대중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가 가장 중요해요. 궁금하기도 하고요. 두 번째는 그 안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뭘 좀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요.
그럼 이번에 <VIP>를 선택한 이유는요?
이번 경우는 좀 다른데,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사람을 봤어요. 이 작품은 이정림 감독님의 입봉작인데요. 제 전작인 <황후의 품격> B팀에 계시던 분이에요. 그때 슬쩍 <VIP>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음, 굉장히 건강한 사람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건강한 감독과 건강한 촬영장으로 이어지네요. 건강한 사람은 어떤 의미예요?
마음이 건강한 분이더라고요. 요즘 자극적인 드라마도 많잖아요. 근데 이분은 드라마가 허투루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마인드를 가진 분이세요. 나쁜 걸 대충 얼버무려서 좋은 것처럼 말한다든가, 아름답지 못한 걸 멋지게 포장만 하는 일에 거부감을 가진 분이더라고요. 전작을 끝내고 좀 오래 쉬고 싶었는데, 함께하고 싶더라고요.
나머지 사람들은 어때요?
편안해요. 전부 다.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들까지도요. 다 동그란 편이에요. 특별히 각지거나 모난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그런지 불편하거나 불안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죠.
스스로 생각하기에 동그란 편인가요?
연기에 집중해 있을 땐 분명 뾰족한 구석이 있죠. 특히 이번 작품 촬영 초반에 좀 예민한 상태이긴 했어요. 최근에 누구에게 들은 건데요. 제가 일할 때 유독 딱딱해지는 경향이 있대요. 일할 땐 분명한 목표가 생기니까, 그걸 이루려면 어쩔 수 없어요. 음, 근데 그냥 일상생활을 할 땐 뾰족하거나 예민해할 이유나 계기가 없는 사람이에요.(웃음) 뭘 하고 싶거나, 이루고 싶은 목표 의식 자체가 아예 없거든요. 아무것도.
<VIP>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드라마인가요?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간에 시청자들과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직장 생활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인데요. 제가 맡은 나정선이라는 인물은 남편과의 갈등, 워킹우먼으로서의 고민을 안고 있기도 해요. 여성들의 삶을 아주 잘 조명한 이야기라는 점이 좋았어요. 부부의 갈등이 큰 축이 된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흥미롭고요.
‘나정선’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건 어때요?
작품 자체도 그렇지만, 연기자로서 욕심이 나는 캐릭터였어요. 굉장히 디테일하거든요. 연기할 때 아주 잘게 쪼개서 해야만 하는 인물이죠. 아마 어렵긴 할 텐데 한번 해보자, 공부가 되겠더라고요.
두 분과 차례로 이야기 나누다 보니 점점 더 이 드라마가 궁금해지네요. 이상윤 씨는 이 작품이 결혼 제도에 관한 질문이라 말했고, 장나라 씨는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했죠. 두 관점이 흥미로워요.
어쩌면 다 큰 줄 알았던 어른들의 성장기일지도 몰라요. 이 작품 인물들의 나이가 실제 저희 나이와 비슷하거든요. 나름대로 사회적 지위도 있고, 20~30대에 꿈꾸던 유토피아를 어느 정도씩 성공적으로 구축한 인물들이죠. 근데 그게 다가 아니었던 거예요. 이 사람들은 더 성장해야 하고, 결국 성장해낼 거라고 믿어요. 여성이든, 남성이든 성별을 떠나 어른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는 드라마가 될 거라 생각해요.
이상윤 씨는 요즘 결혼 제도가 전보다 자유로워진 것 같다고 말했어요. 적어도 필수이던 시대와 비교하면요.
글쎄요. 근데 지금도 좀 그렇지 않나요? 그 부분은 남자와 여자의 입장이 좀 다를 것 같은데요. 적어도 제 입장에선 크게 달라진 거 같지도않아요. 잘 모르겠어요.
필모그래피를 보니까 지난 20여 년간 참 꾸준히, 성실하게 일하셨더라고요.
맞아요, 일이죠. 제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이거예요. 저는 오히려 에디터님처럼 직장 생활하시는 분들이 정말 위대해 보여요. 그런 성실함과 부지런함, 끈기와 노력으로 열심히 일하는 게요. 저 같은 게으름뱅이에겐 절대 불가능한 일이거든요.(웃음) 저는 엄청난 축복을 받았죠. 지금까지, 이렇게 오래 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요.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한 시상식에서 “나이를 먹으면 잘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모르겠다”는 소감을 말했어요. 정말 그래요?
제가 스물일 땐 서른 넘으면 세상을 다 알 거라 생각했어요. 서른 살에는 아, 마흔쯤 되면 어디 가서 다리 좀 꼬고 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요. 내년이면 마흔인데 아직 다 잘 모르겠어요. 연기도 그렇고, 삶도 그렇고요. 해가 갈수록 수월해지기는커녕 점점 더 어려워요.
연기에 대한 욕심과 어떤 확신이 동시에 느껴져요.
제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정말 유일한 재능이니까요. 그렇다고 자신감이 엄청나진 않아요. 제가 정말 좋아하고, 제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일인 건 확실해요. 지금보다 작은 포지션의 무언가를 하든, 혹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순간이 와도 저는 반드시 엄청나게 애쓰고 있을 거예요.
장나라 씨를 잘 아는 누가 그랬어요. 드물게 확신에 찬 말투로. “나라는 어떤 순간에도 최선을 다할 거야. 나라는 그런 사람이거든.”
암요.(웃음) 그렇게라도 해야죠. 저에게는 특출 난 구석이 없어요. 빼어난 구석도 없고요. 남들보다 대단한 뭔가를 갖고 있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주어지는 모든 순간에 최선이라도 다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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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m Yeong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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