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계절의 변화를 알릴 무렵 또 한번 만난 설현. 배우 설현, AOA로 무대에 오르는 설현,  골든구스를 입은 패션 뮤즈 설현. 모두 같은 사람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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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색상 스트라이프 원피스, 벨벳 소재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 모두 골든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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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와 블랙 색상의 체크 코트. 화이트 니트. 블랙 레더 패치워크 스커트. 실버 포인트 런닝솔 스니커즈 모두 골든구스(Golden Goose).

작년 화보 촬영으로 떠났던 이스탄불에서 인사한 게 꼭 1년 전이군요. 1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어요?
최근에 이사를 했어요. 새집이 마음에 들어서 잘 지내고 있어요.

어떤 점이 가장 맘에 들어요? 
처음 보러갔을 때부터 아늑하고 포근한, 안정감이 느껴졌요. 나만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집이었어요. 요즘은 자기 전에 TV를 틀고 드라마 보는 걸로 하루를 마무리해요.

누워서 본 작품 중에 추천해주고 싶은 건요?
<기묘한 이야기>요! 주변에서 너무 재미있으니까 시작하지 말라는 얘길 많이 들었어요. 우연히 1화를 보고 이틀 만에 다 봤어요.(웃음) 몰입도가 최고예요. 아, 그리고 그 사이 운동을 즐기게 됐어요.

원래 운동을 즐기는 걸로 유명하지 않았나요? 
체력 관리를 위해서 했는데요, 요즘엔 운동 자체가 즐거워지기 시작했어요. 이제 운동이 취미가 됐어요. 모든 분에게 운동을 추천하고 싶어요. 한 시간 운동을 할 뿐인데 내가 그래도 부지런히 살고 있구나 하는 기분이 느껴져요. 자존감에도 도움을 주는 것 같고. 주변사람들이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운동에 재미를 들이냐고 신기해하지만요.

며칠을 함께 보내면서 설현이 모든 걸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맛있으면 맛있다, 좋으면 좋다, 예쁘면 예쁘다고 말할 줄 아는. 
감정 표현이 솔직한 편이고 자연스러운 걸 좋아해요. 감정도 무조건 표현하는 편이에요. 표현을 안 하다 보면 표현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기도 하고 내 감정이 어떤지 모르고 지나갈 수 있거든요. 내 감정이 어떤지 알면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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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톱, 체크 패턴 재킷 스커트, 글리터 런닝솔 스니커즈 모두 골든구스.

여행도 감정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만들어주죠. 
김영하 작가님께서 ‘오래 머문 공간일수록 좋은 기억도 있지만 상처가 남아 있어서 그 공간을 벗어나는 것 자체가 힐링이 될 수 있다’고 하시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어요. ‘그래서 나도 여행을 좋아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사이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에도 더욱 당당해졌네요. 
인터뷰가 조금 더 편해졌어요. 인터뷰로 제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다 보니까 제 생각이 더 정리가 되는 면도 있고요. 혼자만 생각할 때보다 누구한테 들려줄 때 정리를 해서 말하게 되듯이요.

매체에 자주 노출되는 연예인에 대해서 대중은 잘 안다고 생각하잖아요? 예능 <니가 알던 내가 아냐>가 그래서 재미있어요. 가까운 사람도 그 사람을 다 맞히지 못한다는 걸 유쾌하게 알려주니까.
아무리 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해도 카메라가 없을 때 제 모습과 있을 때 제 모습은 다르더라고요. 저랑 방송을 한 분들은 많이 맞히는데 제가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는 방송에서의 모습이 익숙하지 않은 건지 잘 못 맞히더라고요.(웃음)

10월부터 차기 드라마 <나의 나라>가 방영돼요. 기대작으로 소문났지만 정보가 많지 않아요. ‘양세종, 우도환이 한 여자를 두고 싸우는 드라마’라는 기사도 있던데요?
이 작품은 사랑 이야기가 주는 아닌 것 같아요. 각자 자기가 생각하는 나라를 위해 성장해가는 모습이 그려져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아요. 작품을 선택할 때 작품이나 캐릭터가 좋으면 선택하는 편인데 다시 사극을 하는 게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이 작품만의 매력이 분명히 있거든요.

당신이 맡은 희재가 원하는 나라는 무엇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희재의 나라는 ‘사랑’이에요. 대의를 위한, 민중을 위한 사랑이 포함되어 있어요. 역사를 끌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내는 백성들의 이야기예요.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총명하고 뱃심이 두둑한, 회피하지 않고 돌진하는 희재가 멋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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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스웨이드 프린지 재킷, 버건디 색상 셔츠, 스트라이프 팬츠, 캔버스 소재 캘리포니아 백, 크리스탈 슈퍼스타 스니커즈 모두 골든구스.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도 있나요? 
개인이 더 자유로울 수 있는 나라였으면 좋겠어요.

사극에 점점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가 늘어난다는 것은 시대를 반영한 것이겠죠.
맞아요. 희재도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둔 시대에서, 그걸 극복하고자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캐릭터예요. 주로 ‘머리’를 쓰는 캐릭터거든요. 대본도 많이 읽고 감독님, 같이 출연하시는 배우들이랑 많이 소통하면서 준비했어요. 전작들에서는 제가 막내였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저보다 어린 친구들도 있고 언니들도 있어서 현장에 가는 게 더 편하고 즐거워요. 제가 극중에서 기방이자 정보집단에서 일하는 캐릭터라서 기생 언니들이랑도 어울리고 이현이(조이현)랑도 재미있고 세종 오빠, 도환 오빠랑도 많이 마주치니까 다들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스스로 늘 보완할 점을 찾는다고 했던 게 기억이 나요. 요즘은 어떤 부분을 신경 써요? 
계속 똑같은 걸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모니터를 꼼꼼히 하는 편인데 예를 들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라고 하면 다 조금 다른 감정으로 눈물을 흘리는데 그 감정들을 세분화시켜서 계속 다른 연기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더 마음을 열고 다 같이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마음을 많이 열려고요. 영화도 많이 보고요.

감정에 대한 것이군요. 
요즘엔 이미 본 영화도 다시 보고 있어요. 어제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봤어요. 전엔 작품을 보는 거 자체가 스트레스였어요. 볼 때 현장에선 어땠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 보던 시기가 있었는데, 요즘은 보면서 얻을 점이 많더라고요. 저건 여기에 써먹어야겠다 이런 거. 제가 좋아하는 취향도 생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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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색상 러플 원피스. 화이트 스타 백. 블랙 스웨이드 앵클 부츠 모두 골든구스.

어떤 취향이 생겼어요? 
연기를 볼 때 자연스러운 걸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요. 저도 그쪽을 더 추구하게 되고요. 조정석 선배님은 정말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연기하시는데 그런 연기요.

최근에 알게 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뭐가 있나요? 
편한 거 좋아해요. 싫은 건 척하는 거, 오글거리는 거 싫어해요.(웃음)

오늘 촬영이 끝나면 <퀸덤> 스케줄이 있다던데요. <퀸덤>으로는 무엇을 보여줄 건가요? 곧 첫 방송이 시작돼요. 
현장 가자마자 자의로 온 것 같은 사람은 없는 느낌이….(웃음) 경쟁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팬분들이 성적 때문에 신경 쓰는 것도 그렇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하면서 모든 걸 성적순으로 매기는구나 해서 씁쓸한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이게 제 모토거든요. 보여주고 싶었던 모습이 많았는데 그동안 못 보여준 게 너무 많아요. 이번 기회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AOA의 새로운 모습이기도 한가요? 
이번이 5명으로 선보이는 첫 무대예요. 5명의 연습이 많이 필요했는데 저희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어요. 자기 자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아등바등하다 죽는다는 글을 본적이 있어요. 자기 자리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는 게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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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색상의 콘트라스트 코트. 카키 색상 니트. 다크 브라운 색상의 팬츠. 런닝솔 스니커즈 모두 골든구스.

피할 수 없어 즐기다가, 진심으로 즐거운 순간도 만났어요?
오랜만에 연습을 하는 건데 연습이 되게 재미있어요. 엔도르핀이 솟게 한다고 해야 하나? 새로운 걸 보여줄 생각에 신나기도 하고 예전처럼 다 같이 모여서 연습하는 것도 재미있고 다 같이 모여 있는 거 자체가 재미있고 보람차요. 이쯤 되면 힘들 때가 됐는데 잘 안 힘들 정도로 기운이 계속 솟아요. 저도 그동안 하고 싶었나 봐요.(웃음)

당신에게 연습실은 어떤 곳이었나요? 
에너지를 계속 100으로 만들어주는 곳. 안 그래도 멤버들이 넌 너무 스파르타라고, 연습 그만 시키라고 하거든요. 연습실에서는 잘 안 지치는 것 같아요. 데뷔 준비할 때는 연습실 가는 게 의무적일 때도 있었어요. 이제는 자발적이 되니까 연습이 더 즐거워요.

오늘은 얼마나 연습할 생각인가요? 
더 연습할 게 없어요. 합만 맞춰보려고요.

작품도 무대도 보여주기만 하면 되나요? 
진짜 그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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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와 블랙 색상의 체크 코트. 화이트 니트 모두 골든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