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SH ME TENDER, CO-WASH
샴푸 대신 컨디셔너로 머리를 감는 코-워시. 해외에서는 이미 대중화된 이 헤어 관리법은 누구를 위한 것이며 어떤 효과가 있을까?
코-워시가 뭐예요?
코-워시(Co-Wash)란 ‘Conditioner Only Wash’의 줄임말로, 샴푸 대신 컨디셔너로 두피와 모발을 세정하는 것을 말한다. 아마 코-워시에 대해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미 5년 전부터 할리우드를 시작으로 미국과 영국 등 몇 나라에서 혁신적인 모발 관리법으로 주목받았으니까. 그런데 왜 굳이 찝찝하게 샴푸를 건너뛰는 걸까? 이유는 이렇다. 첫째 샴푸의 계면 활성제 성분이 유분을 필요 이상으로 씻어내 두피와 모발을 더 건조하고 푸석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둘째 컨디셔너에 함유된 유분으로 두피와 모발의 유분을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밀크나 오일 클렌저로 화장을 지우는 원리와 같다. 결국 코-워시는 유분을 과도하게 씻어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에서도 한참 유행했던 노푸(샴푸 없이 물로만 머리를 감거나, 베이킹 소다나 식초를 사용하는 방법)와 로푸(천연 계면 활성제를 함유한 샴푸를 소량 사용해 머리를 감는 방법)와 목적이 같다. 코-워시만의 특별한 점은, 모발 컨디셔닝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극건성 모발이나 곱슬기가 심해 붕 뜨는 모발, 가늘어서 쉽게 엉키는 모질을 가진 사람에게 인기가 높다. 에디터가 찾아본 코-워시 관련 영상도 대부분 심한 곱슬머리의 흑인이나 히스패닉 여성이 제작한 콘텐츠였다.
코-워시 하는 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 선택이다. 무턱대고 아무 컨디셔너나 사용해선 안 된다. 두피도 세정해야 하기에 모공을 막을 수 있는 디메치콘과 사이클로메치콘 등의 실리콘 성분이 함유된 것을 피해야 한다. 고르기가 힘들다면 코-워시 전용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코-워시, 코-워시 컨디셔닝 클렌저, 라이트 클렌징 컨디셔너 등의 이름으로 선보이니 참고할 것. 국내에서는 보편적이지 않은 카테고리여서 찾기 힘들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하지만 직구를 즐긴다면 코-워시 제품을 찾는 일이 그리 어렵진 않을 것이다. 샴푸법은 꽤나 간단하다. 평소 샴푸할 때보다 조금 더 따뜻한 물로 두피와 모발을 충분히 적신 후, 코-워시를 손에 덜어 두피와 모발에 고루 묻힌다. 그 다음 손가락 지문을 이용해 두피 구석구석을 부드럽게 마사지해준다. 모발은 컨디셔너를 흡수시키는 느낌으로 모근에서 머리카락 끝 방향으로 부드럽게 쓸어주고, 2~3분 정도 방치한 후 미지근한 물로 깨끗이 헹구면 끝이다. 반드시 매일 할 필요는 없다. 코-워시와 샴푸를 격일로 해도 좋고, 유분이 많은 편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도 괜찮다. 본인의 두피와 모발 상태에 따라 밀도 높은 컨디셔닝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마다 하는 것을 추천한다.
에디터의 코-워시 후기
인종과 모질은 에디터와 다르지만, 유튜브 코-워시 영상 속 물미역 머리를 뽐내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당장 해봐야겠다 싶었다. 염색 모인 데다 어깨를 훌쩍 넘는 긴 머리이다 보니 머리 끝이 갈라지고 푸석거림도 심해 여름에도 정전기가 생기는 지경이었기 때문.
먼저 지금 쓰고 있는 컨디셔너 전성분을 체크했다. 디메티콘, 디메티콘올, 컨디셔너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실리콘 성분이 있었다. 불합격! 처음이니까 안전하게 코-워시 전용 제품으로 해야겠다 싶어 제품 검색을 시작했다. 처음 발견한 제품은 러쉬의 ‘아보카도 코-워시’. 한국에도 판매하고 있었다. 러쉬의 코-워시는 무른 비누 같은 고체 제형이다. 적당량을 떼어내 손에서 녹인 다음, 모발과 두피에 바르고 마사지한 후 헹궈냈다. 그리고 드라이를 하는 데 “오, 좋은데?!”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는데도 모발에 엔젤링이 생기고, 손에 느껴지는 감촉도 흡사 실크처럼 매끈했다. 샴푸 후 트리트먼트를 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부드러움이었다. 문제는 다음 날 아침. 보통은 밤에 샴푸를 하고 아침에는 머리를 감지 않는데, 샴푸를 하지 않으면 출근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정수리 부근에 기름이 진 것이다. 여름철이라 날이 더워 더 심한 듯했다. 러쉬의 코-워시는 모발이 아주 건조할 때나 아침 샴푸 시에만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음엔 제품을 바꿔 시도해보기로 했다. 해외 유튜버들이 많이 사용한 ‘As I am’이라는 브랜드의 온라인 사이트에 들어가봤다. 다양한 코-워시 제품 중 티트리 오일이 함유된 건조하고 가려운 두피용을 택했다. 티트리 오일은 항염과 진정 효과가 좋아 여드름 치료용으로 많이 쓰이는데, 에디터는 가끔 지루성 두피염이 생기니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사용해보니 딥 클렌징 샴푸가 아닌 컨디셔너임에도 두피에 개운한 느낌이 오래 지속됐다. 코-워시 후 모발 상태는 러쉬 제품 못지않게 매끄러웠고! 격일로 사용하다 최근엔 이틀 연속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머릿결이 좋아진 김에 다시 20대 때처럼 긴 생머리를 해볼까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코-워시가 필요한 사람
∨ 비가 오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리카락이 부풀어 오르는 곱슬머리.
∨ 잦은 염색으로 윤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거칠고 손상된 모발.
∨ 두피가 건조하고 모발이 얇아 쉽게 엉키고 정전기가 이는 모발. 코-워시를 피해야 할 사람.
∨ 아침에 머리를 감아도 점심만 되면 두피에 유분이 샘솟는 지성 두피.
∨ 볼륨 넘치고 부스스한 스타일링을 즐기는 사람.
∨ 두피에 염증이 있거나 탈모가 진행 중인 사람.
- 에디터
- 이정혜
- 포토그래퍼
- GETTYIMAGES KOREA, JUNG JO SE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