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옷을 해체하고 재조합해서 세상에 없는 옷을 만든다. SNS 행성에서 시작해 오프라인까지 자신만의 세력을 확장하는 나탈리아 암레스. 그녀의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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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자신이 리폼한 옷을 즐겨 입는 나탈리아 암레스.

나탈리아 암레스(Natalya Amres)는 자신이 설립한 패션 브랜드 리믹스드 바이 탈(Remixed by Tal)에서 커팅과 바느질을 포함한 디자인 전반을 맡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사는 그녀는 패션경영학을 공부하며 의류 소매업과 다양한 패션 사업의 면면을 배웠다. 졸업 후 독학으로 재봉틀 사용법을 터득하며 의상을 해체하고 다시 조합하는 기술을 연마했다. 이렇게 시작해 완성한 그녀의 작품은 현재 업로드 즉시 매진된다. 수많은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승승장구 중인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최근 많은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고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조던, 카파, 그리고 아디다스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에서 나의 창의성과 작업 방식을 믿고 일을 맡긴다는 것은 정말 흥분되는 일이다. 경쟁 브랜드라고도 할 수 있는 타 브랜드와의 협업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리믹스드 바이 탈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기회를 통해 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일을 처음 시작한 때의 이야기를 해보자. 언제부터, 어떻게 리폼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2012년 유튜브를 보며 바느질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때부터 내 옷을 리폼해 입었다. 지난해 2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커팅과 바느질 과정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는데 팔로워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그렇게 완성된 피스를 하루에 하나씩 포스팅했는데 거의 모두 곧바로 팔려나갔다. 이렇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은 건 평생 처음이었다. 내 일에 확신이 생겼고 브랜드의 성장을 위해 쭉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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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스포츠 브랜드의 의상을 이용해 자신만의 애슬레저 룩을 완성한다.

작업 과정을 설명해달라. 
나의 작업 과정은 일반적이지 않다. 디자인을 미리 생각하지 않고 옷을 먼저 해체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옷을 배치해본다. 디자인 옵션을 시각화하는 나만의 방식이다. 그러다 원하는 방향을 결정하면 그때부터 바느질을 시작한다.

작업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 
우선 브랜드의 일관된 디자인을 유지하기 위해 해체 시 많은 시간과 정신적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그리고 사이즈의 제한성. 리폼이다 보니 작업할 재료가 한정적이다. 행여 잘못 절개하면 되돌릴 수 없다. 매사에 완벽한 상태가 유지되도록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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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된 디자인을 유지하기 위해 해체 시 많은 시간과 정신적 에너지를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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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커팅과 조합의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디자인을 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옷을 입을 사람이나 입기를 바라는 사람이 누구냐이다. 특정인을 위해 디자인을 할 때는 그들의 스타일을 연구하고 그들이 어떤 의상에 끌리는지 면밀히 살핀다. 그들의 개성이 옷에서도 드러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평소 영감을 받는 대상이나 인물이 있나? 
나는 사람들에게서 큰 영감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주얼리 브랜드 앰부시의 윤 안(Yoon Ahn) 같은 아이코닉한 인물과 ‘미니 스우시’라 불리는, 런던을 대표하는 크리에이터 알렉산드라 해켓(Alexandra Hackett)이다. 뉴욕 출신의 디자이너 올리비아 오블랑(Olivia O’Blanc)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모두 기존의 브랜드와 협력하면서 그들만의 색깔을 담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영민함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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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과 협업 시 사용했던 로고 패치.

협업하고 싶은 인물이 있나?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이라 말하기가 곤란하다. 그러나 올여름을 위해 기대할 만한 몇 가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당신과 리믹스드 바이 탈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현재 나의 주된 목표는 나만의 제품군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이다. 이것이 확실히 정리가 되면 더 많은 사람과 더 큰 규모로 일을 벌일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재미있는 계획 하나만 알려달라. 
첫 번째 개인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다.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 지난해보다 훨씬 더 잘 만들고 싶다.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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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자신이 리폼한 옷을 즐겨 입는 나탈리아 암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