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폼해주세요
버릴까 말까 고민하던 옷. 다시 입을 방법이 있을까? 다양한 업사이클링 아이템을 소개하는 편집숍 이스트 오캄을 찾았다.
편집숍 이스트 오캄(East Oklm)을 찾아 성수동으로 향했다. 예술가의 아늑한 작업실을 닮은 공간. 이스트 오캄은 디자이너 손헌덕과 김지혜가 빈티지 제품을 리메이크해서 새롭게 만들고 또 자신들의 취향을 담은 오브제를 판매하는 곳이다. 이들의 이름 또한 독특한데, 오캄은 프랑스어 ‘Au Calme’의 줄임말로 심신이 평온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옷을 만드는 것 외에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취미 공간으로, 매주 사람들과 어울려 영화를 보는 공간으로 다양하게 모습을 바꾼다.
쇼룸 한쪽에 이들이 헌 옷을 리메이크해 만든 옷들이 눈에 띈다. 물 빠진 반다나를 패치워크한 빈티지 데님 재킷이나 두 개의 재킷을 겹쳐 하나로 만든 듯한 구조적인 디자인도 맘에 든다. “제 옷도 이렇게 바꿀 수 있을까요?”라는 에디터의 질문에 “똑같을 순 없지만 저마다 개성이 다른 ‘One and Only’ 아이템으로 리메이크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한다.
리폼, 리메이크, 업사이클링 패션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했다. 무언가 큰 포부가 있을 것 같아서였다. 손헌덕과 김지혜는 “처음부터 리메이크를 생각한 건 아니었다.
처음엔 새 옷을 디자인했는데, 완성해주 기로 했던 공장에서 날짜도 퀄리티도 지 키지 못했고, 돌아온 건 맘에 차지 않는 불량품이었다. 원단도 너무 좋은 것들이 었는데 말이다. 한순간에 쓰레기가 될 위 기였다. 고민하다가 리메이크 작업을 하 는 게 낫겠다 싶었다”.
처음부터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 시작 한 일은 아니었다. “하다 보니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버 리는 원단을 줄일 방법을 생각하게 되고, 최근에는 브랜드와 협업해 재고 상품을 리메이크하는 작업도 했다. 취향이 확고 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다 보니 자신 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새롭게 활용하 고 싶어 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완성된 제품도 예쁘지만 버릴 뻔한 옷을 다시 살리는 의미 있는 소비를 한 것 같 다’는 고객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고. 대화를 나누니 더욱 기대가 커진다. 빈티지 아이템을 좋아하는 김지혜와 건 축적인 시각으로 헌 옷도 새로운 스타일 로 만들어내는 손헌덕에게 에디터가 가 지고 있는 ‘버릴 위기의 재킷’을 건넸다.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버릴까 말까 고민하던 데님 재킷. 이스트 오캄에 맡겨보았다.
BEFORE 빈티지 시장에서 구입했는데, 투박해 보여 딱 한 번 입고 방치해둔 블랙 데님 재킷.
AFTER 소매 안쪽에 플라워 프린트 원단을 덧대 로맨틱한 느낌을 더한 블랙 데님 재킷.
BEFORE 어느 순간 색상이 맘에 들지 않아 입지 않았던 재킷.
AFTER 칼라를 떼어내고 빈티지한 느낌이 나는 반다나를 패치워크해 뒷부분에 포인트를 주었다.
리폼할 때 궁금한 것들
1 리폼 기간은 얼마나 소요되나? 일대일 수작업이라 빠르면 3일, 길게는 일주일 정도 걸린다. 디테일이 복잡하면 오래 걸릴 수도 있으니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2 비용은 얼마나 들까? 아우터는 13~18만원, 셔츠는 9~13만원, 팬츠는 15~18만원대 정도이다. (이스트 오캄 기준)
3 리폼할 옷이 없다면? 꼭 옷을 가지고 올 필요는 없다. 이스트 오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빈티지 제품 중 선택하여 리폼도 가능하다.
4 주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현재는 직접 방문 후 주문 제작을 하거나,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주문을 받고 있다.
5 리폼할 때(의뢰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 어떤 특정 브랜드를 그대로 구현해달라는 문의를 가끔 받곤 하는데, 그러한 경우 작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이스트 오캄에서 디자인한 라인을 기준으로 충분히 협의 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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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이하얀
- 포토그래퍼
- CHA HYE KYUNG, JEONG JO SEPH, COURTESY OF EAST OK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