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를 구독하다
내 차를 갖는데, 그것도 미니 쿠퍼로 매일 출근하기 위해 꼭 수천만원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는 대신 ‘구독’하면 되니까.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트렌드세터들과 실용주의자들의 일상에 침투한 지 몇 년이 흘렀다. 웬만한 구독 서비스에는 심드렁해졌지만 다름아닌 ‘MINI’를 구독하는 서비스에는 솔깃했다. 카 플랫폼 서비스 기업 에피카가 선보이는 차량 구독 서비스인 ‘올더타임 MINI’가 그것이다. 미니만을 구독할 수 있는 새로운 차량 구독 서비스가 있다니.
소유보다 사용 경험을 원하는 현세대에서 차량도 예외는 아니다. 다양한 차량 관련 공유 서비스는 스타트업의 신화가 된 지 오래다. ‘자차’가 없더라도 운전만 할 수 있다면 잠시 차를 소유할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쏘카를 빌려 이케아, 코스트코로 쇼핑 원정을 떠나는 밀레니얼의 모습은 일상이 되었으니까. 작년, 도쿄에서 만난 후배가 가마쿠라 여행을 시켜주겠다며 나를 픽업한 차 역시 일본의 차량 공유 서비스였다. 그런데 차를 자주 사용해야 한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10년간 택시를 타온 나 역시 체력 저하, 과속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결국 4년 전에 내 차를 구입했는데 만약 당시 올더타임미니 같은 서비스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잠시 내 차를 주차장에 세워두고 당분간 미니를 구독해보기로 했다.
차량 구독 비용
미니에 탑승하는 건 매우 간단한 일이었다. 차량을 구입할 때 보험 계약을 하고, 등록세를 내고, 선팅을 몇 퍼센트로 할지 맡기고 블랙박스를 다는 등의 과정은 생략하자. 어느 차를 얼마나 탈지를 결정하고, 그에 따른 비용만 지불하면 되었다. 멤버십 가입 후 구독료 결제를 통해 미니의 모든 모델을 이용할 수 있으며, 원하는 모델을 필요할 때 구독하면 되고, 이용하지 않을 땐 구독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멤버십 비용과 구독료 비용에는 자동차 등록세와 보험료, 차량 유지 및 관리비, A/S, 딜리버리 비용 등 각종 부대 요금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멤버십은 ‘레귤러(Regular)’와 ‘트라이얼(Trial)’ 2가지 종류. 레귤러 멤버십은 1년 단위의 정규 멤버십으로 1년 중 최대 6개월 동안 차량 이용을 원하는 달에 월 구독료를 내고 원하는 미니 차량을 자유롭게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트라이얼 멤버십은 서비스를 빠르게 체험해보고 싶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체험형 멤버십으로 3개월 동안 2주 단위로 차량 구독료를 내고 총 6가지의 미니 모델을 모두 경험해볼 수 있다. 12개월 내내 원하는 미니 차량을 자유롭게 구독할 수 있는 새로운 멤버십도 곧 추가될 예정이라고. 가입 비용은 레귤러 멤버십이 1년간 1백79만9천원, 트라이얼 멤버십이 3개월간 45만원(부가세 별도)이다. 구독료는 미니 차량에 따라 달라서, 트라이얼 멤버십은 2주 기준 쿠퍼 모델이 45만원, 다이나믹 모델이 50만원이다(부가세 별도).
이 서비스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미니와의 공식 파트너십 계약 체결을 통해 미니 3도어부터 미니 컨버터블, 미니의 고성능 모델 JCW에 이르기까지 주요 라인업의 미니 차량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개성적인 면면을 자랑하는 미니이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미니’라는 라인업의 모든 차량을 경험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라는 뜻이니까 말이다. 구독을 결정하자 무엇을 타봐야 할지부터 고민되었다. 에디터가 선택한 차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컨트리맨과 JCW였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비닐이 곳곳에 붙어 있는 새 차가 왔다. Yey!
차의 종류가 다르면 일상이 달라 보인다는 것은 정말이다. 매일 왕복하는 회사까지의 풍경이 달라 보이니까. 컨트리맨을 탈 때에는 왠지 친구들과의 주말 만남을 기다리게 되었고, 큼직한 트렁크 공간에 반해 계속 수리를 미루고 있던 리모와 두 개를 태워 수리를 맡겼다. 정말로 환상적이었던 건 JCW였다. 미니의 몸체에 한껏 들어 있는 스포츠 드라이브의 정신이란! 즉각적이고 빠른 반응! 원할 때에는 언제든 치고 나갈 수 있는 힘! 시동을 걸면 즉시 그르렁거리는 목소리! 마치 세상 끝까지 갈 파트너가 생긴 양 흥겹고 유쾌한 날들이었다. 구독 기간이 끝나면 현재 이용 중인 미니를 더 경험하고 싶다면 이용 연장을, 다른 미니를 원하면 차량 변경을 선택할 수 있다. 나의 구독은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올더타임미니의 직원이 차량을 픽업하러 왔다. 만약 새롭게 구독을 시작한다면 다이나믹 라인업인 뉴 미니 JCW를 반드시 포함할 것. 통통 튀는 외모에, 반전의 성능을 탑재한 JCW의 드라이빙은 궁극의 미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했다. 게다가 봄햇살이 성큼 다가왔으니 뉴 미니 쿠퍼 S 컨버터블 역시 놓치기 아쉽다. 일단 구독을 신청하고 미세먼지 없는 날을 기다리는 거다.
직접 경험한 올더타임미니는 기존 렌터카 시스템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험과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자차 소유자라면 피할 수 없는 차량 관리를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도 훌륭하다. 현재 내 차는 얼마 전 보험을 갱신했고, 블랙박스 전방 카메라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며, 아마 연말쯤 타이어를 바꿔야 할 것이다. 그런데 차량 구독을 하면 그런 서비스는 다 알아서 해준다. 차를 사는 순간 급격하게 떨어지는 감가상각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역시 그렇다. 사용료를 내고 소유는 하되, 관리를 하지 않은 편안함. 매일 차를 사용해야 하는 사용자에게도 장점이 있지만, 해외 근무와 이사 등의 갑작스러운 이슈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누군가에게는 뛰어난 장점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인, 미니와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 언젠가, JCW와의 만남을 다시 기대한다.
올더타임미니와의 인터뷰
에피카의 한보석 대표가 답변했다.
Q어떤 사람들이 가장 빠르게 반응했나.
30~40대 남성 고객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고, 그 다음으로 30대 여성, 20대 여성 및 남성 고객 순이었다고. 아무래도 미니라는 브랜드 특성상 젊은 층의 관심이 많다.
Q다른 차량 공유 서비스와 차별점은?
미니 전 차종을 가장 최신형으로 제공하며, 모든 모델을 풀 옵션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차량 관리를 올더타임미니의 차량 관리 전문 매니저가 담당하고 있어 항상 완벽한 상태의 차량이 서비스된다. 일반적인 차량 공유 서비스는 주행거리에 따라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 등 각종 부대 요금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고, 차량을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기간이 보통 최대 보름 정도로 제한되어 있다. 반면, 우리는 올인클루시브 서비스로 주행거리 제한이 없으며, 보험료/차량 유지 및 관리비/딜리버리 서비스(일부 지역의 경우 요금이 발생될 수 있음)가 전부 포함되어 있다. 멤버십 정책에 따라서 원하는 달에 구독료를 지불하고 자유롭게 미니를 경험할 수 있다.
Q멤버십의 또 다른 혜택이 있다면?
각 회원 등급에 따라 특별한 멤버십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레귤러 멤버십 회원들은 미니 신차 구매 시 최대 1백만원의 세일즈 프로모션 할인 혜택과 함께 BMW 드라이빙센터 트랙 이용권, 웨딩카 서비스, 캠핑장비 대여, 미니 무비나잇 초청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단순히 이동 수단으로서 차를 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특별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도록 제휴를 확대할 예정이다.
Q비슷한 해외 사례가 있다면.
완성차 브랜드마다 차량 구독 서비스를 파일럿으로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 BMW의 경우 미국의 내슈빌 지역에서 ‘Access by BMW’라는 이름으로 차량 구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월 2천7백 달러에 BMW의 고성능 브랜드인 BMW M 차량을 골라 탈 수 있다. 벤츠는 ‘벤츠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며, 월 구독료는 대여 차량의 등급에 따라 다양하다. 포르쉐 또한 ‘포르쉐 패스포트’라는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한 달에 2천 달러를 내면 박스터와 카이엔 등 고가의 차량을 자유롭게 골라 탈 수 있다.
Q만약 <얼루어>의 주 독자인, 20~30대 여성이 3개월 프로그램을 한다면 어떤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세련된 디자인만큼이나 편의성, 공간활용성 등을 중요시하는 2030 여성이라면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추고 있는 컨트리맨과 클럽맨을 추천한다. 특히 컨트리맨과 클럽맨은 트렁크 아래로 발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트렁크 문을 자동으로 열 수 있는 컴포트 액세스 기능을 탑재해 더욱 편리하다. 평소에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며 친구들과 전국의 핫플레이스를 자주 찾아다니는 2030 여성이라면 3도어 혹은 컨버터블을 추천한다.
- 에디터
- 허윤선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EPIK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