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이어 뷰티에도 네온 컬러 열풍이 불어 닥쳤다. 나른한 계절에 통통 튀는 활력이 되어줄 눈이 시리도록 선명한 컬러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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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즌 동안 여름겨울 가릴 것 없이 인기를 끌던 네온 컬러 트렌드가 드디어 메이크업까지 넘어왔다. 2019 봄/여름 백스테이지가 신선한 밝은 컬러로 가득 채워진 것. 대표적인 케이스는 뉴욕 컬렉션에서 만난 로다테 쇼이다. 머리에 한가득 꽃을 장식한 모델들의 얼굴이 비비드한 핑크와 옐로, 블루 같은 색상들로 물들어 있었던 것.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추운 가을날 그 모습을 마주했는데, 바깥 세상과는 다르게 컬러풀한 백스테이지는 봄기운이 가득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쿠레주 쇼에서는 이보다 더 밝은 네온 컬러들이 본격적으로 연출되었다. 눈두덩에 노란 형광펜을 쓱쓱 그어놓은 듯한 모델은 분주하게 북적이는 백스테이지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다른 부위는 거의 민낯으로 놔둔 채 입술 하나만 예쁜 오렌지 핑크 네온 컬러를 꽉 채워 바른 립 메이크업 역시 쿠레주 쇼에서 만나볼 수 있었는데, 립스틱 하나만으로도 경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느낌까지 전달해 꼭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위시리스트로 저장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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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백스테이지에서 마주한 네온 컬러는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고, 올여름 네온 메이크업 제품 하나쯤은 꼭 갖고 싶어지게 만들지만, 막상 일상생활에서 얼굴에 바르기엔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의외로 네온이야말로 쿨톤과 웜톤, 밝은 피부나 어두운 피부 가리지 않고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덜 까다로운’ 컬러라는 사실! “네온 컬러 초보자라면 립 메이크업부터 도전해보세요. 바르자마자 ‘얼굴에 형광등을 켠 듯한 효과가 바로 이런 거구나!’라고 단번에 느낄 수 있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가영 실장은 제대로 네온 메이크업을 만끽하고 싶다면 매트한 질감을 풀로 발라 톡톡 튀는 느낌을, 보다 은은하게 연출하고 싶다면 글로시한 질감을 선택할 것을 권했다. 더욱 색다른 메이크업을 연출해보고 싶다면, 입술에 두 가지 네온 컬러를 선택해 발라 투 톤 립을 연출해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쨍한 네온 핑크와 네온 오렌지는 네온 중에서도 찰떡 궁합을 자랑하는 조합으로 추천한다. 네온 립 메이크업이 무난하다고 느껴진다면, 네온 아이 메이크업에도 관심을 돌려보자. 특히 이번 시즌에는 아이 메이크업에 포인트를 주는 것이 대세니 말이다. “강렬한 아이 메이크업은 가끔 굉장히 도전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하는 데 특별한 의도가 있을 필요가 있나요? ‘그냥 좋아서’라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연출해보세요.” 맥의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 데스노이어의 말처럼 일상생활에서 마음 가는 대로 네온 아이 메이크업을 시도해볼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아이라이너부터 시작해보자. 국내에서 네온 메이크업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메이크업 브랜드 셀레뷰의 브랜드 매니저 이은미 대리는 네온 컬러만으로 아이라인을 그리기보다는 블랙 아이라이너로 눈매를 또렷하게 잡아준 다음, 포인트로 네온 컬러를 겹치듯 그리는 것이 좋다고 팁을 전한다. “네온 컬러를 눈꼬리 부분에만 포인트로 사용하면 과하지 않으면서도 트렌디한 네온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죠. 거울을 정면으로 봤을 때 눈동자 바깥쪽 부분을 초점으로 네온 컬러 아이라이너를 이용해 삼각형을 그리며 눈꼬리를 도톰하게 채워주세요. 원하는 분위기에 따라 삼각존 크기를 조율하면 됩니다.” 메이크업을 ‘액세서리’라고 쉽게 생각하면 네온 메이크업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저 네온 색상의 양말로 룩에 슬쩍 포인트를 준 것처럼 메이크업 역시 과하지 않게 룩에 생동감을 불어넣어줄 거라는 것. 마음이 간다면 일단 한번 시도해보자. 실패하더라도 지워버리면 그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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