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준생들이라면 필독!

직장인 5명 중 2명은 스스로를 ‘퇴준생’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열정 가득한 ‘취준생’이었던 우리는 어쩌다 ‘퇴준생’이 되었을까? 자신의 퇴사 경험을 글로 꾹꾹 눌러쓴 퇴사 선배들의 경험담을 들어봤다. 우리는 언제, 어떻게 퇴사하게 될까? 이들의 경험에 답이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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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저자 | 하완

‘덜’ 열심히 사는 걸 택한 일러스트레이터. 약 6년간 디자인 회사에 다니며 그림 그리는 투잡 생활을 하다가 퇴사를 하고 프리랜서가 됐다. 그림 의뢰가 많지 않아서 주로 놀고 있지만, 큰 욕심 없이 재밌게 살고 싶다.

책을 쓴 이유 일러스트레이터지만 그림 그리는 걸 썩 좋아하지 않았다. 내게 그림 그리는 일은 그저 돈벌이 수단이었던 거다. 언제부턴가 그림 그리는 게 점점 더 싫어지더라. 돈벌이 수단이 아닌 그저 재밌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웹에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연재를 시작했다. 시킨 사람도 없고 돈도 되지 않는 일이지만 그리고 쓰는 게 즐거웠다. 이렇게 책으로 나오고 베스트셀러가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퇴사를 결심한 때 충동적이었다. 마흔이 됐는데 ‘아, 열심히 살았는데 내 삶은 겨우 이것밖에 안 되는구나’ 하는 허무함이 몰려왔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었달까. 생각해보니 대충 살아본 적이 없었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계획하고 노력한 나날이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딱 일년만 막살아보자고. 일년만이라도 다르게 살아보고 싶었다. 통장에 모아놓은 돈이 좀 있었는데, 아끼면 일년 정도 버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은? 계획하지 않았다.

퇴사를 후회했을 때 후회한 적은 없다. 월급이 없다는 것만 빼면 다 좋다. 낮에 맥주 마시는 걸 좋아하는데 그때마다 늘 생각한다. 퇴사하길 잘했다고. 무려 월급과 맞바꾼 행복이니 당당하게 즐기고 있다.

퇴사 전 해야 할 일 난 준비를 잘해서 퇴사한 경우가 아니고 대책 없이 퇴사한 경우다. 그런데 아무리 고민해도 대책은 잘 없다. 퇴사는 ‘대책’으로 하는 게 아니라 ‘용기’로 하는 것 같다.

백수 기간을 현명하게 보내는 법 퇴사 후에는 여행을 가야 할 것만 같고,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할 것만 같지만 난 아니었다. 대충 살기로 작정했기 때문에 가능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놨고 그 시간이 나를 조금은 바꾸었다고 생각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선 끊임없이 무언가를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덜’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걱정도 덜 하고, 노력도 덜 하는 거다. 직장인들이 괴로운 이유는 열심히 안 살고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엄청나게 노력했는데 손에 쥔 게 별로 없는 현실에서 “죽을 만큼 노력해봤어?”라는 말이 과연 옳은 처방인가라는 의심이 든다(그러다 진짜 죽는다). 막살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길. ‘모든 게 다 세상 탓’이라는 태도도 옳지 않지만 ‘모든 게 다 내 탓’이라는 태도도 건강하지 못하다.

‘퇴준생’을 위한 조언 누군가 퇴사 고민을 털어놓으면 퇴사하지 말라고 했었다. 퇴사 후 더 잘될 수도 있지만 더 안 좋아질 수도 있으니까. 내가 책임질 수 없는 얘기를 해줄 수는 없었다. 그런데 요즘 생각이 바뀌었다. 더 좋아질지 나빠질지 알 수는 없지만, 가보지 않으면 그 결과를 절대 알 수가 없다.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엄청 후회하면 된다.

나에게 퇴사란? 안 했으면 어쩔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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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준비하는 나에게>
저자 | 이슬기

실행력 연구소 ‘액션랩’ 대표이자 액션 건축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3개의 사업을 운영하고, 4권의 책을 냈다. 무엇보다 회사원 시절에 그토록 소망하던 ‘일과 삶이 조화로운 일상’을 살고 있다.

책을 쓴 이유 스스로 답을 찾아야 했기에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길이 보이지 않아 도중에 포기하려고 한 순간도, 눈물을 흘려야 했던 순간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필요할 때마다 구체적인 팁을 일러주는 멘토’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액션랩’의 시작이었다. 책에는 액션랩의 1:1 컨설팅 수업과정을 담았다.

퇴사를 결심한 때 입사한 회사는 내가 원하던 곳이었다. 단지 회사 생활을 경험하고 나니 틀에 박힌 생활보다 스스로 결정하고,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일이 더 즐거울 거라는 판단이 섰다.

퇴사 전 해야 할 일 퇴사를 오랜 기간 준비했다. 후회 없는 퇴사를 위해 1825일이 걸렸다. 회사를 다니며 36개의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12개의 직업을 가져봤다. ‘좋아한다고 생각한, 혹은 재미있어 보이는’ 일들을 ‘이거 하면 나에게 도움이 될까?’라는 계산 없이 무조건 실행부터 해봤다. 덕분에 그중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자연스레 사업이 됐다. 아주 진지하게 버킷리스트 30개를 먼저 작성해보라. 하나씩 지워나가다 보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좋은 퇴사 시기 아래 네 가지 경우에 해당한다면, 퇴사를 선택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1.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확히 안다. 2.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세상에 통하는 일’로 만드는 방법을 안다. 3. 내가 기획한 일을 다른 사람들이 찾는다. 즉, 내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다. 4. 오지에 떨어트려놓아도 살아갈 수 있다. 대부분 인간관계나, 적성 문제로 퇴사 컨설팅을 받으러 온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이 퇴사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럴 때는 퇴사를 잠시 보류하고, 대신 회사에서 즐겁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이야기한다.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은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과 숨겨진 시간을 찾는 방법에 대한 컨설팅이 필요하다. 퇴사 계획은 회사 안에서 본인의 일을 하면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퇴준생’을 위한 조언 퇴사하고 싶다는 말로 마음을 어지럽히는 대신, 어떻게 하면 지금 이 순간을, 그리고 내일을 즐겁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을 찾는 것에 집중해보길. 원하는 삶을 그리며 회사 밖으로 나갔다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시간만 흘려보낼 수 있으니 말이다.

나에게 퇴사란?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누구나 만나게 되는 풍경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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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싫어서>
저자 | 김경희

두 번의 입사와 퇴사를 경험했다. 지금은 부천에 있는 서점 오키로북스에서 일하고 있다. 쉬는 날에는 글쓰기 워크숍과 책 만들기 수업을 진행하며 종종 강연도 한다.

책을 쓴 이유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회사 생활을 했다. 소심한 편이라 욱하는 감정을 표출하지 못했는데, 내겐 글쓰기가 화를 다스리는 방법이었다. 회사에서 화나는 순간이 있을 때마다 메모장을 켜놓고 부지런히 타이핑했다. 이 책은 근무 중이나 퇴근 후 써놨던 글을 엮은 것이다.

퇴사를 결심한 때 큰 말썽 없이 잘 지내는 편이었다. 일로 인정도 받았다. 그러다 몸이 안 좋아져 급하게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회사 측에서는 바쁜 시기니 수술을 미루고 약물치료를 권하더라. 결국엔 수술을 하고 한 달 동안 병가를 가진 후 회사에 복귀했는데, “왜 바쁠 때 아팠냐”는 말을 상사에게 들었다. 퇴사를 생각하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 그 후 6개월 정도 고민한 끝에 퇴사했다.

퇴사를 후회했을 때 퇴사 후 3개월까지는 좋았다. 많지는 않아도 모아둔 돈이 있어 당분간은 생활에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돈을 쓰기만 하니 사람이 지질해지는 것 같았다. 친구들은 차곡차곡 돈을 모으고 승진하고 있는데 나만 멈춰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게 후회로 이어지진 않았다. 욱해서 한 퇴사가 아니었으니까.

퇴사 전 해야 할 일 보통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는 화가 가득 차 있을 때다. 호흡을 가다듬거나, 잠시 바람을 쐬는 건 소용이 없다. 가장 효과를 본 방법을 하나 소개하자면 사직서를 직접 쓰는 일이다. 언제든 사직서를 내밀 수 있도록 말이다. 꽤 든든한 힘이 된다. 한편으로는 사직서의 무게를 느끼면서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누그러질 수도 있다.

백수 기간을 현명하게 보내는 법 밥벌이와 연결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며 제과제빵, 디자인, 작사, 작곡 등을 배웠다. ‘손재주가 있지만, 꼼꼼한 작업은 못하는구나’, ‘흥미는 있지만, 재능은 없구나’ 등 이것저것 배우면서 나에 대해 더 알게 됐다. 여행을 다니고 쉬는 것도 좋지만, 배워보고 경험하는 시간은 다음 스텝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다만 돈이 드는 일이니 어느 정도 미리 저축을 해놔야 한다.

‘퇴준생’을 위한 조언 회사에서 버티는 것도, 회사를 나오는 것도 모두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퇴사한다고 해서 버티는 삶이 끝나는 게 아니더라. 백수로 버티는 삶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고정적인 수입이 생겼기에 경제적으로 안정이 됐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퇴사 이후 1년 6개월이 걸렸다. 퇴사를 망설이는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보고 회사원으로 버틸 것인가, 백수로 버틸 것인가에 대해 또 한번 생각해보길. 어떤 삶이든 버티는 삶이다.

나에게 퇴사란? 지질함이다. 퇴사는 기회고 선물이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퇴사 덕분에 지금의 삶을 선물받은 건 맞지만. 회사원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월급이 끊기는 삶을 마주한 꽤 우울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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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퇴사>
저자 | 곽승희

회사원 시절, 언론사 두 곳과 스타트업 한 곳을 경험했다. 1년 전 세 번째 퇴사 후 개인의 퇴사론을 담는 <월간퇴사>를 내고 있으며, 다양한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책을 쓴 이유 월마다 퇴사자가 쏟아져 나오는 이 사회, 퇴사 이야기를 모아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퇴사하지 못한 퇴사 실패자, 퇴사를 꿈꾸는 퇴준생의 이야기까지 많은 이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하고. 나아가 퇴사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님을 사회에 알리는 기회로 삼고 싶었다.

퇴사를 결심한 때 긴 취업 준비 끝에 간신히 원하던 언론사에 입사했다. 직업 특성상 일이 힘들 거라곤 예상했지만, 만성 피로에 시달렸다. 이렇게 살다간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달까. 내 일이 어떤 보람을 만드는가, 나는 성장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극에 달했다. 건강에 대한 염려, 불합리한 조직문화에 대한 환멸, 더 늦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로 퇴사했다.

퇴사를 후회했을 때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퇴사하고 2년이나 지났지만, 조직에 속해 돈을 벌지 않아도 이렇게 잘 살아 있다. 강박에서 벗어나 매 순간 깨어 있고, 그 순간이 모이다 보면 행복한 삶이 이어지리라는 믿음이 생겼다.

퇴사 전 해야 할 일 나만의 퇴사론을 써보길 권한다. 퇴사론 쓰기의 핵심은 ‘솔직함’과 ‘구체성’이다. 어떤 상황에서 퇴사 욕구가 생기는지, 그 밑바탕에 깔린 나의 불안함과 욕망은 무엇인지 디테일하게 적어 내려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일, 일하고 싶은 조직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다음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 힘든 상황을 글로 다시 직면하는 시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퇴사 후에도 퇴사론을 써보는 게 도움이 된다.

<월간퇴사>를 만들며 느낀 것 다양한 퇴사론을 접했다.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을 바꿀 힘이 전혀 없다고 느낄 때, 혹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판단할 때 사람들은 퇴사를 하더라. 퇴사는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일자리를 만들고 취업을 지원해주는 것만큼, 어떻게 하면 그 일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을지, 사회 정책적으로 연구가 필요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퇴준생’들을 위한 조언 꼭 퇴사론을 써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서 쫓기듯 퇴사를 선택하기 전에, 자신만의 생각과 원칙을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나에게 퇴사란? ‘답정너’가 가득한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살고, 원하는 일을 하게 만드는 중요한 첫 발걸음이 될 수 있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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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에는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저자 | 장재열

퇴사 6년 차. ‘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 대표를 맡고 있다.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취업, 퇴사, 연애, 더 나아가서는 젠더 이슈나 가정폭력 등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에 대해 무료 상담을 하고 있다.

책을 쓴 이유 공동저자인 ‘퇴사학교’ 장수한 교장과의 우연한 만남이 계기가 되었다. 우리에게 상담을 받았던 청년들이 근황 편지를 종종 보내온다. 취업으로 고민하던 친구들이 2~3년 뒤에 퇴사가 하고 싶어 ‘퇴사학교’를 찾아갔다는 편지가 왔는데, 그 수가 수백 단위인 거다. 이 정도면 사회현상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나와 장수한 교장, 그리고 서울시가 동참해 ‘2030 청년 조기퇴사 원인연구’라는 공동연구를 시작한 게 책으로 나오게 됐다.

퇴사를 결심한 때 퇴사자는 ‘이러려고’와 ‘이러다간’ 유형이 있다. 전자는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그 오랜 시간 공부했나’라는 불만족이 강한 정서로, 후자는 ‘아. 여기서 조금만 더 있다간 내가 죽겠구나’라는 신호를 느끼고 퇴사하는 것. 나는 후자였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른 꿈이 있어 멋지게 사표를 쓰고 나온 타입은 전혀 아니다. 조직과 직무에 적응하지 못했고, 그게 점점 심해져 정신질환으로 발현된 자의 반 타의 반 퇴사였다.

퇴사를 후회했을 때 준비한 것도 없고, 계획을 세울 상태도 아니었기 때문에 후회할 줄 알았다. 실제로 퇴사 후 상담소를 잘 일구어내기 전까지 수입이 없어 오랜 시간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다. 버텼으면 더 아팠을 거다.

‘퇴준생’들을 상담하며 느낀 것 전에는 더 맞는 적성을 찾고 싶다거나 더 높은 연봉을 보장받고 싶다는 퇴사자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프로젝트에서 배제당했다거나, 5개월마다 계약을 연장하는 사람 피 말리는 파견직 등 사회의 부조리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퇴사자가 늘었다.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인 공감대와 각성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퇴사 전 해야 할 일 퇴사 후 내가 원하는 일을 찾고, 그곳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기까지 30개월이 걸린다고 가정해서 계획을 짜보길 추천한다. 실제로 퇴사 후 커리어 변환과 안착에 성공적이었던 사람들의 평균 소요 기간이 30개월이다. 퇴사 희망자는 보통 18개월로 예상한다. 생각보다 빨리 승부를 보려고 하는 거다. 좀 더 긴 호흡을 준비하고 고민해야 한다. 변수에 대처할 수 있는 자생력이 내게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퇴준생’을 위한 조언 퇴사는 트렌드도, 판타지도 아닌 또 다른 현실이다. 다만 꿈도 바라는 모습도 플랜도 모두 가지고 있는데 두려움 하나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면 내 어머니가 해준 말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다. “네가 정말 밥을 굶겠니?”

나에게 퇴사란? 삶에서 겪는 자연스러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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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사>
저자 | 박정선

패션지 피처 에디터로 첫 경력을 시작해 8년 가까이 한 회사를 다녔다. 그 뒤로 근속 연수가 점점 짧아져 평균 1년 단위로 이직한 ‘프로이직러.’ 총 6번의 퇴사를 경험하고 현재도 회사원이다.

책을 쓴 이유 에디터 시절, ‘회사 우울증’이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아침 출근길에 차라리 교통사고가 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더라. 나 역시 그런 적이 있었다. 그 뒤로 깨달았다. 그건 내 잘못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그걸 나름 파헤쳐보고 싶었다. 후배들이 커리어 상담을 자주 요청해오는 편인데, 그 경우에 대비해 생각을 정리하고 싶기도 했다.

퇴사를 결심한 때 6번의 퇴사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큰 원인은 ‘사람’이었다.

퇴사를 후회했을 때 멀쩡한 대기업을 그만두고 스타트업으로 옮긴 적이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형적인 블랙 컴퍼니였더라. 그때 조금 후회를 하긴 했다.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배우는 게 있었고, 후회할 시간에 빨리 다른 회사를 알아봤다.

퇴사로 얻은 것 여행도 여러 곳을 다닐수록 시야가 넓어지듯, 회사도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업무를 하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 그래서 이직이나 퇴사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다. 또 회사를 대할 때 ‘을’이 아닌 동등한 자세로 대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얻게 됐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업무’, 맡고 있는 ‘직책’, 다니고 있는 ‘회사’와 스스로를 동일시하지 않아야 관찰자처럼 한 발짝 거리를 두고 회사생활을 할 수 있다.

백수 기간을 현명하게 보내는 법 백수일 때는 돈이 없는 것보다, 시간을 허투루 쓴다고 깨달을 때 더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러니까 뭐라도 좋아하는 것을 ‘빡세게’ 하길 바란다.

반드시 피해야 할 직장 유형 어차피 완벽한 회사란 없고, 우리도 직장인으로서 그다지 완벽하지 않다. 다만 직원의 시간을 존중할 줄 모르는 회사라면 일단 피해라.

‘퇴준생’들을 위한 조언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간은 살아 있으면 어떻게든 살아져.” 대책 없는 말처럼 들리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남들처럼 살고 싶지는 않지만, 남들만큼은 살아야겠다’는 이중의 욕망에 사로잡힌 듯하다. 그 둘을 다 손에 쥐려고 하기 보단 ‘내’가 ‘나’로서 제대로 구실을 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퇴사’란? 새로운 문화와 방식으로 일하는 곳을 찾아가기 위한 중간 단계.

에디터
최안나
포토그래퍼
Jeong Jo 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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