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돌고 돈다. 90년대로 돌아간 브랜드들
요즘 모두가 빠져있는 VHS 필터, 글리치 효과, 옛날 일회용 카메라 사진 필터까지. 그 어느 때보다 90년대를 그리워 하는 이때, 나타난 것들.
영국 가수 찰리 XCX와 트로이 시반의 ‘1999’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본 적 있는지? 여기엔 90년대를 추억하는 모든 요소들이 깨알같이 담겨 있다. 촌스러우면서도 소위 말하는 ‘힙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아마도 90년대 감성 자체가 트렌드가 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톱모델 벨라 하디드의 최근 착장을 보면 이 사진이 99년도에 찍혔는지, 한달 전에 찍혔는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 이처럼 90년대 감성은 셀렙들의 패션은 물론 패션 브랜드에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발맞춰 그때 그시절을 풍미했던 휠라는 아예 90년도 클래식 모델을 살렸고
타미 힐피거, 게스, 리복, 카파,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캘빈 클라인 등 90년대 당시 핫했던 패션 브랜드들은 옛날 감성을 살려 한 가운데에 로고가 커다랗게 박혀있는 티셔츠들을 내놓았다. 한때 촌스러워서 입지 않았던 큰 로고 디자인이 다시 트렌드가 된 것!
아이웨어 역시 90년대 바람이 불었다. ‘눈알 가리개’라고 불러도 적절할 만큼 아주 작은 안경알 부터 빨강, 노랑 컬러 렌즈, 안경줄까지! 특히 ‘뮤지크’라는 브랜드에서는 아티스트 미나권과 함께 한 콜라보레이션에서 90년대 감성을 듬뿍 담았다. 청바지에 직접 매달 수 있는 안경 파우치, 마이마이, 워키토키, 다마고치 등등. 함께 진행한 아트웍에는 미나권 작가가 자라오며 영향을 받은 그때 그 시절 그룹 듀스, 닌자 거북이 등이 가득하다.
새로운 브랜드이지만 90년대 스타일을 표방하는 곳도 있다. 지난 갈라쇼 행사장에서 수많은 헐리우드 스타들이 사비로 구입해 입고 나와 화제가 된 브랜드 GALVAN LONDON. 심플한 이브닝 드레스로 보이지만 사실 모든 스타일은 90년대를 주름잡았던 모델 케이트 모스, 신디 크로포드 등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심플한 90년대 스타일을 현대식으로 조금 더 세련되게 풀어냈다. 헐리우드 스타들의 사랑에 힘입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
패션뿐만 아니라 뷰티에서도 90년대 감성을 살린 컬렉션들이 우수수 쏟아져나왔다. 올 초에 선보였던 맥의 제레미 스캇 콜라보 컬렉션에는 붐박스와 믹스테이프, 씨디까지 쏟아져나왔고
미국 인디 메이크업 브랜드 ‘라임 크라임’에서는 추억의 장난감 ‘폴리포켓’을 떠올리게 하는 아이 메이크업 팔레트를 내놓았다.
면도기 브랜드 ‘빌리’는 아예 브랜드 자체가 90년대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들로 만들어졌다. 빈티지한 감성의 네온 컬러 면도기뿐만 아니라 타투 스티커, 나비핀, 휴대용 헤어 브러시, 글리터 파우치 등 90년대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제품들도 한 가득!
이 브랜드는 여자들을 위한 면도기 키트를 구성해 면도날과 제모 제품을 일주일에 한번 또는 한달에 두번 등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제 곧 다가올 2019년이면 1999년이 딱 20년전이 된다(10년 전이 1999년인 줄 알고 흠칫 놀란 사람? 당신은 적어도 20대 후반은 아닐런지…).이 레트로-빈티지-90년대 노스탤지아 트렌드는 언제까지 갈까? 과연 2019년에도 여전히 ‘힙하게’ 느껴질까? 만약 이 주기가 20년 단위로 오는 거라면, 2030년에는 2010년을 그리워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 에디터
- 송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