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하지 않을 때. 아니 연기를 할 때에도 그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분명한 방향이 있다. 환경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사소하지만 아주 강력한 일이다. 그린피스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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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소재의 갈색 피케 셔츠는 맨온더분(Man on the Boon), 노란색 니트와 네이비 팬츠는 모두 산드로 옴므(Sandro Hom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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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럴 색상의 블루종은 YMC, 네이비 티셔츠는 유니클로(Uniq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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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티셔츠는 써네이 바이 아이엠샵 (Sunnei by I am Shop), 청바지는 리빙 컨셉트 바이 원엘디케이(Living Concept by 1ldk).

그린피스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아프리카 다녀와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가장 만나기 쉬운 게 그린피스였죠.

아프리카가 깊은 인상을 남겼군요. 아프리카 이야기를 종종 해서 궁금했어요. 아프리카에서는 무엇을 보았어요?
아프리카 사막 지대에 갔는데, 사막이라는 곳은 자연, 생명과는 거리가 있는 곳이죠. 그래서 새삼스럽게 환경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워낙 여행 다니면서 자연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프리카는 유독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물이 귀해서 조그마한 물 한 통으로 열 명의 사람이 닦기도 했는데, 충분히 개운하게 씻을 수 있던데요.

평소에도 우리가 그만큼의 물로 씻을 수 있다는 거네요.
충분해요. 열흘 동안 있었는데 한 번도 아프지 않았어요. 그 다음부터는 저도 적은 양의 물을 사용해 씻게 되더라고요. 그런 경험 때문에 그린피스와도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한 명의 후원자로 시작했죠? 자, 그린피스에 후원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너무 간단하죠!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작은 금액부터 쉽게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회원 가입 과정도 정말 쉽습니다.

이후 그린피스의 여러 캠페인을 함께하게 되었죠. 미세 플라스틱 이슈는 요 몇 년간 그린피스의 주력 사업 중 하나였어요. 저도 그로 인해 그린피스와 처음 만났어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다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저는 아주 작은, 조그만 도움을 드린 거죠. 우선 내용을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알면 안 쓰는 건 쉽거든요. 플라스틱 재료를 아예 안 쓰는 건 어렵지만 ‘미세 플라스틱 들어간 제품 안 쓰기’는 쉬워요. 알려주기만 해도 사람들이 쉽게 도움을 받아요.

덕분에 미세 플라스틱 제품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아무래도 기업은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바뀌니까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외 일상생활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게 있나요?
일회용 플라스틱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면, 저는 커피 전문점에서는 뚜껑을 아예 받지 않아요. 매장에서 마시면 필요 없는 물건이기도 하고요. 뚜껑은 다 플라스틱이니까요. 또 빨대를 되도록 사용하지 않아요. 어딜 가든 정수기가 있으니까 웬만하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서, 텀블러로 마시고 플라스틱 병에 든 생수는 먹지 않으려고 해요.

류준열이 사용하는 텀블러, 궁금한데요?
팬들이 준 것이에요. 워낙 많아서 기분에 따라 종류에 따라 바꿔가면서 써요. 너무 많아서 못 쓰고 있는 텀블러가 많아요.

또 대만 타이베이에서 환경감시선에 탑승해 잠시 활동을 위한 트레이닝을 받기도 했죠.
이것도 미세 플라스틱 이슈와 관련이 있어요. 대만에서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이 열렸는데, 돛에 플라스틱 제로 타이완이라고 굉장히 크게 써 있었어요. 그 배를 타고 다니면서 그린피스가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철학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 경험하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배 위에서의 경험은 땅에서와 무엇이 다른가요?
자연의 위대함이 저절로 느껴져요. 인간은 육지에서 태어나서 육지에서 사는 게 순리 같은 건데, 물 위에서 인공적으로 살면 몸에 무리가 가요. 뱃멀미도 있고요. 그런 것들을 경험하면서 인간이 보잘것없는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여러 캠페인을 위해 배 위에서 활동하는 그린피스 분들을 보면서 느끼는 게 많았어요. 민간 단체니까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들의 열정이나 행동, 선택이 굉장히 멋있더라고요.

그중에서도 팬 그리고 독자와 나누고 싶은 경험이 있나요?
좋은 게 많았어요. 특히 ‘폭력과 비폭력’ 세션이 기억에 남아요. 폭력과 비폭력을 나누고, 어떤 행동이 그 안에 속하는지를 실제로 해보는 것으로 시작해요. 그로 인해서 상대방이나 다른 사람에게는 내 의도와 다르게 읽힐 수 있다는 걸 배우는 건데요. 나 스스로는 어떤 행동이 비폭력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대방이 폭력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적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숨쉬고 생활하는 것이 어떤 대상에겐 폭력이 될 수 있는데, 그게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아닐까요?

언젠가 그린피스의 남극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요?
남극이요? 기회가 된다면 얼마든지요!

한 달 정도 걸린다고 들었는데, 바쁜 일정에 가능할까요?
우리가 지구에 해를 입히는 시간은 더 기니까, 그 정도면 아주 짧은 시간인 것 같아요.

활동하면서 본 그린피스는 어떤가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는 것? 후원하는 분들도 상상 이상으로 많고. 그만큼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다는 거죠. 누구 든 자신의 SNS에 메시지를 적는 것만으로도 참여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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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줄무늬의 피케 셔츠는 맨온더분 (Man on the Boon), 짙은 황록색 울 팬츠는 코스(C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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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티셔츠는 에이카 화이트×아이엠샵(Aeca White×I am Shop), 어깨에 걸친 벽돌색 니트는 스톤 아일랜드(Stone I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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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자무늬 셔츠는 스튜디오 니콜슨 바이 원엘디케이(Studio Nicholson by 1ldk), 네이비 팬츠는 투빌더스 하우스(Twobuiders House).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 팬분들이 나무를 심거나 숲을 조성하는 활동에 참여했다는 소 식을 들었을 때 감동을 많이 받았죠. 또 미세 플라스틱 법안도 통 과되고 여러 가지를 하면서, 성과가 생기니까 그런 부분을 감사 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린피스 활동을 하면서 환경 운동가로서 발을 내딛게 된 셈 인데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나요?
저는 작은 것을 해보자는 주의예요. 아무 생각 없이 일회용 플라 스틱을 썼다면, 오늘 하루 내가 안 쓰면 지구가 어떻게 바뀔까에 대해 생각하는 거예요. 이 많은 인구가 하루만 안 써도 환경에 엄 청난 도움이 될 거예요. 저는 그런 생각으로 하고 있거든요. 류준 열도 하는데 나도 한번 해볼까? 이렇게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거 죠. 뚜껑 없이 커피를 마셔보자. 어렵지 않으니까요.

그렇게 매일 새로운 미션을 늘려가는 중인가요?
그린피스에 후원을 하다 보면 작은 책자를 받게 되는데 여러 가 지 정보가 담겨 있어요. 어렵지 않은 유용한 정보가 굉장히 많아 요. 작은 돈이지만 계속해서 후원을 하면 언젠가 크게 돌려받을 수 있어요. 깨끗한 자연으로 돌려받는 거죠.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은 어떤가요? 최근 영화는 자연 속에서 촬영했잖아요? 또 다른 재미있는 일이 있을 거예요.
자연 속에서 사는 건 저와는 안 맞이요.(웃음) <리틀 포레스트>로 농사가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걸 깨달았고요. 산보다는 바다가 좋 지만, 저는 도시가 좋아요. 작은 선택들, 작은 관심으로 지구의 수 명을 백 년, 천 년씩 늘리고 싶어요. 하지만 <리틀 포레스트> 촬영 지는 정말 좋았어요. 휴가 갈 때 자연을 선택하게 되는 것도, 인 간의 본능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거기서 사는 건 이야기 가 좀 다른 것 같아요.

어떠한 가치를 알고 따르게 되면 불편함이 생기잖아요. 그런 딜레마가 생길 때에는 어떻게 해요?
편하게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불편하면 안 하면 돼요. 전 그렇 게 생각해요. 하지만 처음엔 불편해도 조금만 노력하면 익숙해 지는 순간이 오거든요. 약간의 불편함을 참는 게 그리 어려운 일 은 아니에요. 최근에 케냐에 다녀왔는데 그곳에서는 비닐봉지 사 용을 법적으로 금지했더라고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비닐봉지 금 지법을 시행하고 있대요. 단순히 들고만 다녀도 벌금이 우리나라 돈으로 4천만원이 넘어요. 그래서 저도 비닐봉지를 한 번도 못 썼는데, 비닐봉지가 없어도 생활에 불편함은 없더라고요.

지금처럼 동료들과 함께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기도 해요?
환경에 관심 있는 연예인 동료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얘기하면 서 저도 많이 배우는데, 특히 동물에 관련된 건 잘 몰랐어요. <리 틀 포레스트>를 함께한 임순례 감독도 카라에서 큰 일을 하고 계 시죠. 감독님께서는 동물과 관련된 일을 이야기해주시고 저는 미 세 플라스틱에 대해 이야기해요. 이런 자연스러운 대화가 주변에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하면 동료 배우 들과 스태프분들도 관심을 많이 보이더라고요.

환경에 대해 영감을 주는 작품이 있나요?
영화 중에는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한 <에린 브로코비치>. 환경 사진을 보면서도 영감을 많이 받아요. SNS로 환경 사진가분들 을 팔로우하고 영감을 많이 받아요. 아름다운 사진을 볼 때마다 경이롭기도 하고, 정말 소중하게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올해에는 또 어떤 환경 활동을 할 예정인가요?
올해는 황제펭귄이 주인공입니다. 저도 남극 활동에 기부했어 요. 여기 스튜디오에도 모형 황제펭귄이 있잖아요. 아델리 펭귄 으로 만든 이모티콘이 곧 나오는데, 나오면 적극 사용할 생각이 에요. 기후변화 때문에 빙하가 녹아내려 펭귄이 서식지에서 먹이 를 찾으러 가는 길이 100km 정도가 더 늘어나면서 개체 수가 줄 어들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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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 하얀색 니트는 사카이 맨 바이 마이분(Sacai Man by Myb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