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라이프스타일 <2>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 SF 작가 윌리엄 깁슨의 이 말은 미래에 대한 가장 유명한 격언이 되었다. 우리의 일상은 지금도 계속 전진 중이다.
SOCIETY 마지막까지, 함께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는 우리나라에서만 1천만 명을 넘어섰다. 그에 따라 점점 노견과 노묘의 헬스케어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려동물의 노쇠함을 이해하고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며, 마지막까지 편안한 생을 보내게 해주기 위함이다. 하지만 어느 날, 인간이 먼저 죽은 후 남겨진 동물은 어떻게 될까? 국민의 62%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미국에서는 주인이 죽은 동물을 위한 실버타운도 등장하고 있다. 일정한 비용을 내고 입주하면 동물들은 이곳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다. 매장 문화 역시 숙제다. 우리나라 현행법상 동물을 임의적으로 대지에 매장하는 것은 불법이다. 반면 일본의 도쿄, 오사카, 홋카이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반려동물 가능 구역에 한해 먼저 떠난 반려동물과 같이 묻히길 원하는 사람의 공동 매장이 허락되고 있고, 반려동물과 함께 잠들 수 있는 수목장도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작년 9월 뉴욕 주에서 반려동물과의 매장을 인정하는 조례가 통과되었다.
GENDER 여성들
젠더의 평등을 요구하는 여성주의적 시간은 삶 속에서 전방위로 나타난다. 최근 몇 년간 출판계의 가장 큰 이슈는 여성주의였다. 패션하우스 디올은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We Should All Be Feminists)’가 프린트된 슬로건 티셔츠를 내놓았고, 쟈딕앤볼테르도 ‘여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Girls Can Do Anything)’라고 쓰인 티셔츠를 내놓았다. 수많은 셀러브리티가 자랑스럽게 이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했다. 다양한 컨텐츠와 미디어, 정치에 있어서도 젠더의 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자를 그저 강간당하는 역할이나 병풍으로만 등장시키는 영화는 이내 비난에 직면한다. 성범죄에 있어서 피해자에게 집중하는 신문사의 헤드라인, 여성스러움을 멋대로 규정하는 광고와 반여성주의적인 콘텐츠도 예외는 아니다. 목소리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FOOD 오후의 간식
스웨덴에서 ‘피카(Fika)’는 커피를 마신다는 뜻이다. 영국식 애프터눈티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 격식이 없고 편히 쉬면서 즐긴다는 점에서 훨씬 문턱이 낮다. 커피 한 잔에 곁들이는 디저트 한 조각으로 피카는 완성된다. 핀란드에는 일터에서 네 시간에 한 번, 여섯 시간 이상이면 커피 휴식 시간을 두 번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 북유럽식의 단순함과 편안함은 복잡한 한국사회에서 이상향처럼 받아들여진다. 덴마크의 ‘휘게’는 편안함과 따뜻한, 안락함을 의미한다. 이들은 사무실에서 먹는 커피 한 모금과 쿠키 한 개도 역시 휘게라고 말한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장 수준이다.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스스로에게 ‘피카’를 허락해보길.
TECH A.I
어린 시절, 학교에서는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라는 것이 종종 열리곤 했다. 미래 사회의 모습을 상상해 그린 도화지 위에는 전화기를 들고 걸어 다니거나, 인공지능 로봇이 요리를 하는 모습이 담겨 있곤 했다. 그중 일부는 이미 당연한 현실이 되었고, 나머지 역시 계속 개발이 진행중이다. 인공지능을 둘러싼 시선에는 불안과 기대, 두 가지가 있다. 한쪽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모든 일자리를 빼앗아갈 거라고 한다. 세계경제포럼은 로봇과 인공지능 등의 발달로 인해 연간 5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예술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또 하나는 인공지능이 결국 인간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프로그래밍을 제안해, 결국 삶을 자유롭고 행복하게 하리라는 것이다. 하나는 디스토비아적이고, 하나는 유토피아적이다. 현재 인공지능이 가장 빠르고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되는 분야는 교통, 언론, 안전, 환경, 금융과 의료 부문이다.
CAR 자율주행의 미래
‘자율주행’ 하면 이런 장면이 떠오른다. 목적지를 설정하면 차는 스스로 운행하고, 우리는 그저 택시 뒷자리에 앉은 것처럼 느긋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는 것. 이 상태를 완전 자율주행 5단계라고 말한다. 1단계는 조향 또는 가감속 제어 보조 단계, 2단계는 조향·가감속 제어 통합 보조 단계, 3단계는 돌발상황만 수동 전환하는 부분적 자율주행 단계, 4단계는 완전 자율주행 전 단계라고 부른다. 현재 상용화된 기술은 2~3단계 수준이다. 이 자율주행은 전기차와 함께 현재의 자동차 회사와 IT기업이 사활을 걸고 뛰어든 미래산업이다. 현재 전기차와 자율주행에 뛰어든 회사에는 이미 기업 가치에서 포드를 넘어선 테슬라는 물론, 구글과 애플, 인텔, 우버, 네이버와 중국의 바이두도 있다. 자율주행차는 디지털,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이 어우러진 합작품이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놀라운 매력이 가득한 테슬라 모델S를 타고 강변북로를 달려보았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환호성이 절로 나왔다. 그야말로 미래에 탑승한 듯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은 이미 완성되었지만 상용화와 법제화에 막혀 있을 뿐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완전 주행 자율화로 출퇴근할 수 있는 시기를 2030년쯤으로 내다본다. 그 시기에는 출퇴근이라는 개념이 사라져 있을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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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허윤선
- 포토그래퍼
- Kim Myoung Sung, Cha Hye Kyung, Lee Jeong 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