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 비밀

면봉으로 귀를 팔 때의 시원함에 중독되어 습관적으로 귀를 파고 있지는 않은지? 소리를 감지하고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귀를 건강하게 관리하려면, 지금이라도 귀에 대해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당신의 귀는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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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귀지는 불필요한 물질일까?
NO 귀는 크게 외이와 중이, 내이로 구분된다. 외이란 연골로 형성된 귓바퀴와 귀지가 생기는 외이도로, 외이도는 바깥쪽의 연골 부위와 안쪽의 뼈 부위로 이루어져 있다. 바깥쪽의 연골 부위에서 분비되는 보호물질과 귓속의 털, 피부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 먼지 등이 뭉친 것이 귀지이며, 이 귀지는 외이도 내의 털과 함께 귓구멍 속으로 이물질이 진입하는 것을 막고 고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귀지에는 지방이 포함되어 있어 피부 표면의 건조를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적당량의 귀지는 필요하다.

Q 귀 청소는 정기적으로 해야 할까?
NO 귀지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건조한 귀지로 주로 동양인에게 많고, 다른 하나는 습한 귀지로 서양인에게 많다. 외이도의 피부는 턱 관절이 움직일 때마다 귀 바깥쪽을 향하여 조금씩 이동하는데, 귀지는 이 움직임을 통해 마치 컨베이 어벨트가 움직이듯 저절로 외이도 입구로 나오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한국인은 귀지를 팔 필요가 없다. 파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청소되기 때문이다. 습한 귀지가 있으면 정기적으로 귀 청소를 해야 되지만 동양인에게는 매우 드물다.

Q 만약 귀 청소가 필요하다면, 귀이개나 면봉으로 귀를 파는 게 효과적일까?
NO 흔하게 구입할 수 있는 대부분의 면봉은 소독이 되지 않은 제품이다. 겉으로는 깨끗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먼지나 나쁜 균이 묻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귀이개도 마찬가지다. 날카로운 귀이개로 귀를 팔 경우 외이도 피부에 상처를 유발할 수 있다. 평소 집에서 귀를 팔 때는 외이도 입구에 보이는 귀지만 면봉이나 귀이개로 조심스럽게 제거하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

Q 귀를 파는 것만으로 귓병에 걸릴 수 있을까?
YES 면봉으로 귀를 청소하면 일부만 제거되고 대부분의 귀지는 안쪽으로 밀려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면봉이나 귀이개, 머리핀 등으로 귀를 잘못 파면 외이도에 상처가 생겨 외이도염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고막이나 귀 안의 소리를 전달하는 뼈인 이소골이 손상될 수도 있다.

Q 이비인후과에 가면 귀지를 제거할 수 있을까?
YES 귀지는 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므로 무리해서 제거할 필요는 없다. 단, 습한 귀지를 가졌거나 귀에 이물 증세나 폐쇄 증세가 있는 경우, 외이도를 막을 정도로 귀지가 크거나 딱딱하게 굳은 경우, 귓물이 나는 경우에는 이비인후과를 찾아 귀지를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좋다. 내시경을 통해 귀지를 제거하기도 하지만, 보통 귀지를 녹이는 용액을 귀에 넣어 귀지를 연하게 한 후 세척하여 제거하는 방식이다.

Q 귀가 먹먹하고 막힌 듯한 느낌이 든다면, 귀지가 가득 차 있는 걸까?
YES 귀가 막힌 듯이 답답한 느낌은 외이도에 이물이나 귀지가 쌓여 있을 때 느끼게 된다. 귀가 막힌 듯한 이‘ 구전색’은 귀지를 제거하려다 속으로 밀어 넣었거나, 귀에 물이 들어가서 쌓여 있던 귀지가 수분을 흡수하고 팽창해 외이도를 완전히 막았을 때 종종 발생한다. 외이도가 완전히 막히면 난청이나 귀 안이 꽉 찬 듯한 증상이 생기며, 외이도염과 고막 손상, 폐쇄성 각화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청력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병원에 방문해 귀지를 제거해야 한다.

Q 귀의 통증이 심하다면 귀에 질병이 생긴 것일까?
YES OR NO 귀의 통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감기 후유증에 의해 생기곤 하는 급성 중이염, 외이도의 상처로 인한 외이도염, 만성중이염이 생겼을 경우 지속적으로 귀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반면 귀 이외의 부위가 원인이 되어 통증이 발생하는 연관 이통도 전체 이통의 50%를 차지한다. 악관절의 염증, 인후염, 후두염, 편도선염, 역류성식도염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이통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귀의 통증이 심하다면 병원에 가서 귀뿐만 아니라 비강과 인후두를 모두 관찰해야 정확한 원인을 밝힐 수 있다.

Q 귀에 물이 들어갔을 경우, 면봉으로 물기를 닦아내도 될까?
NO 외이도에 물이 들어가 습한 환경이 조성되면 염증 감염 확률이 높아진다 . 특히 외이도에 염증이 있다면, 물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피해야 한다. 수영 후 귓속에 면봉이나 손가락을 넣으면 외이도에 손상이 생겨, 외이도염을 앓게 될 수 있다.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는 귀가 아래로 향하도록 머리를 옆으로 젖힌 후 머리를 흔들어 나오는 물만 수건으로 닦아내야 한다. 귀 안쪽에 남은 물은 수시간 내 체온에 의해 건조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 물에 들어가기 전 귀마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에디터
    김지수
    포토그래퍼
    Cha Hye Kyung
    모델
    김은해
    헤어
    오종오
    메이크업
    김미정
    어시스턴트
    조은아
    도움말
    심남석(이비인후과 전문의,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
    참고도서
    (김형태 외, 신원문화사), (안회영, 군자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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