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아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라이언(Lion)>은 5세 무렵 인도에서 호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사루 브리얼리가 가족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이 영화에서 니콜 키드먼은 아들 사루를 입양한 수 브리얼리 역할을 맡았다.
ㅡ왜 이 영화에 참여했나? 가스 감독이 뉴욕에 와서 책을 주었는데 정말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호주와 인도가 결합되었고, 모성애를 무척 아름답게 표현했기 때문에 마음이 끌렸다. 게다가 이 모든 이야기는 실화였다. 친구인 제인 캠피언 감독은 가스 감독이 아주 실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ㅡ당신이 맡은 수 브리얼리는 어떤 사람인가? 수 브리얼리 역시 실존 인물이다. 솔직하고 사랑스럽고, 아들을 정말 사랑한다. 내 모습을 지워버리고 그녀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
ㅡ실제로 수를 만났다던데? 수는 흔치 않은 사연을 갖고 있는 특별한 사람이었다. 주로 내가 질문을 하는 입장이었던 것 같다. 데이비스 감독은 걷는 모습부터 바꿔야 한다고 하더라. 내 자신의 많은 것들을 바꿔나가야만 했다.
ㅡ두 사람의 공통점도 찾았나? 둘 다 흔치 않은 빨간 머리의 호주 사람이다.(웃음) 사실 크게 닮은 점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둘 다 어머니이고, 입양을 선택했다. 그래서 서로에게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수는 든든하고 따뜻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시드니로 돌아가면 그녀를 다시 만날 생각이다.
ㅡ실제 인물을 연기하는 건 좀 다른가? 누군가 내게 자신의 역할을 연기해달라고 하는 건 행복한 일이지만, 동시에 엄청난 책임감이 느껴지는 일이기도 하다.
ㅡ수가 영화에서 말했던 것처럼 입양이 필요한 아이들이 너무 많다. 모든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수는 아주 일찍 입양을 결심했고, 남편을 만나서도 입양을 원한다고 바로 이야기했다고 한다. 입양한 아들이 그녀에게 자신의 아이를 가져도 좋다고 할 때도, 자신이 원하는 건 그 입양한 아들이라고 확신을 준다. 친어머니이든 양어머니이든 아이를 향한 어머니의 사랑은 항상 같은 자리에 있다는 건 정말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ㅡ이 영화에서 데브 파텔, 루니 마라 등과 함께 연기한다. 데브는 정말 사랑스럽다. 내 아들이었지 않나. 이 작품을 위해 살도 찌우고 몸도 키웠는데, 완전히 호주 사람이 다 되었다. 루니의 부모님과는 친구이기 때문에 루니를 어린 시절부터 보아왔다. 모녀지간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데브는 우리가 닮았다고 하더라.
ㅡ<라이언>은 호주 태즈매니아 호바트에서 촬영했는데, 어떤 곳인가? 맛있는 음식, 치즈가 있고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호주 대륙의 아래쪽에 위치한 곳이라서 유명하진 않지만 정말 아름답다.
ㅡ호주인을 연기하는 건 어땠나? 나는 14세부터 배우로 일했다. 호주 영화계가 나를 키운 셈이다. 촬영할 때마다 좀 더 나이 든 예전 스태프를 만나곤 한다. 심리적으로도 매우 안정된다. 그럼에도 나 역시 호주 사람 역할을 맡은 건 참 드물었다. 매우 호주적이면서도 평범한 어머니 역할을 잘했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다. 이렇게 영혼이 아름다운 호주 여성을 연기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
ㅡ관객들이 이 영화를 좋아할까? 우리가 본 반응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사람들이 감동받는 것을 보는 건 참 행복한 일이더라. 특히 이런 시대에 <라이언>이라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희망과 감동을 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
최신기사
- 에디터
- 허윤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