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쳐 입기 신공
이번 시즌 옷 입기의 핵심은 바로 레이어드다. 그렇다고 지나친 것은 아니 한 것만 못한 ‘과유불급’의 정신은 레이어드에도 적용된다. 옷 잘 입는 사람들에게서 겹쳐 입기 신공을 한 수 배운다.
1. 박민영(미미스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현실적이고 도회적인 레이어링을 완성하고 싶다면 미니멀한 요소를 선택하세요. 장식적인 요소나 패턴을 강조한 디자인보다 심플한 톱과 하의를 매치해 세련된 레이어드 룩을 완성하는 거죠.”
“드레시한 셔츠 드레스에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팬츠를 더하면 중성적인 분위기를 가미할 수 있어요. 남성적인 느낌을 배가시키고 싶다면 로퍼를, 여성성을 살리고 싶다면 플랫폼 하이힐로 마무리해요.”
Long Length Top + Wide Pants
체구가 작은 편이라 지나치게 귀여운 것은 피하고 싶어요. 그래서 롱 실루엣의 레이어드 룩을 고수해요. 무릎을 덮을 만큼 긴 원피스나 롱 베스트에 낙낙한 와이드 팬츠를 매치하는 식으로요. 안에 길이가 긴 셔츠를 입으면 삼단 레이어링을 연출할 수 있어요. 미니백이나 클러치백처럼 가볍게 들기 좋은 백을 선택해 전체적인 비율을 해치지 않는 게 중요해요. 이때 직선적인 실루엣을 살리면 부담스러운 레이어링의 함정은 피하고 모던한 감각을 살릴 수 있어요. 스타일링 초보자라면 모노톤 아이템끼리 매치하고, 임팩트를 주고 싶다면 컬러 대비를 강조해 컬러 블로킹 효과를 더해보세요.
2. 정지연(렉토 디자이너)
“요즘 유행하는 손등을 덮는 소매의 셔츠를 활용해 레이어드 룩을 연출해보세요. 스프링 재킷이나 코트 안에 셔츠를 입은 후 손가락 끝이 살짝 보일 정도로 길게 빼서 입는 거예요. 간단한 방법으로 트렌디한 레이어드 룩을 완성할 수 있어요.”
Shirt Layer
저는 레이어드 룩을 활용해 셔츠의 숨겨진 매력을 부각시켜요. 셔츠를 응용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섬세함을 살리는 거예요. 카디건과 셔츠를 매치할 때 셔츠의 소매가 잘 보이도록 정돈하고, 뎀나 바잘리아가 첫 번째 발렌시아가 쇼에서 선보인 것처럼 셔츠의 한쪽 면은 하의 안으로, 다른 면은 자연스럽게 밖으로 빼서 입죠. 한마디로 셔츠를 ‘의도하지 않은 것처럼’ 흐트러뜨리는 거예요. 또는 셔츠 위에 크롭트 톱을 매치해 페미닌한 무드를 살려도 좋아요. 이럴 땐 타이트한 디자인보다 한 치수 큰 넉넉한 셔츠를 선택하는 게 더 세련돼 보여요.
3. 정호연(모델)
“톱을 겹쳐 입을 때는 넉넉한 디자인을 선택하세요. 몸에 딱 맞는 것보다는 헐렁하게 겹쳐 입어야 더 쿨해 보여요.”
“슬릿 디테일의 톱을 이너로 선택하면 레이어링 룩의 특징을 더욱 명확하게 부각시킬 수 있어요.”
“슬립 톱끼리 레이어드해서 입는 것도 남다른 스타일링을 살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예요. 교차된 어깨 끈이 옷차림에 재미를 더할 테니까요.”
Top + Top
톱을 겹쳐 입는 건 누구나 쉽게 시도하는 레이어드 룩이지만 미묘한 차이로 패션 감각을 더욱 높일 수 있어요. 첫 번째는 이번 시즌 로맨티시즘 트렌드가 불러온 러플 장식 톱을 활용하는 거예요. 캐주얼한 룩에 여성스러운 터치를 슬쩍 가미해 주목도를 높이는 거죠. 이때 이너는 밖으로 꺼내 입어야 레이어드 룩의 매력이 명확하게 전달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두 번째는 올봄에도 유효한 슬립 톱을 활용해 미니멀한 톱 위에 더하는 거예요. 벨벳이나 실크처럼 부드러운 소재의 슬립 톱을 매치하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가미할 수 있어요.
4. 김지영(<보그> 디지털 디렉터)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레이스 톱을 현실적으로 소화하고 싶다면 밝은 컬러의 셔츠나 블라우스를, 드라마틱한 매력을 강조하고 싶다면 레이스 슬립 톱을 이너로 선택하세요.”
“깊게 파인 브이넥 블라우스 안에 톤온톤 컬러의 아이템을 겹쳐 입어 보세요. 낙낙한 티셔츠보다는 몸에 피트되는 얇은 터틀넥 스웨터를 추천해요. 풍성한 러플 디테일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Under Sheer
이번 시즌 미우미우는 새로운 옷 입기로 여자들이 반할 만한 룩을 선보였어요. 셔츠나 카디건 위에 비치는 소재의 의상을 겹쳐 입는 방식으로 한번쯤 시도해보고 싶은 참신한 스타일링을 제안했죠. 이 노하우를 응용해 올봄의 로맨틱한 레이어드 룩을 완성했어요. 런던 빈티지 마켓에서 구입한 핑크색 시스루 톱과 스카이 블루 컬러의 깅엄 체크 톱을 함께 입었죠. 햇살에 투영되는 시스루 톱의 화사한 매력을 살리기 위해 어두운 색감의 톱 대신에 밝은 이너를 선택했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성스러운 무드로 치장하는 것보다 캐주얼한 요소를 넣는 게 현실적이고 쿨해 보이기 때문에 데님 팬츠로 가볍게 마무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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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이혜미
- 포토그래퍼
- 정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