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위의 쇼 <1>
뉴욕의 네일 아티스트 진순최가 2016년 봄/여름 컬렉션의 네일 다이어리를 보내왔다. 작은 손톱 위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패션 디자이너의 숨은 의도. 손톱 위에서 펼쳐지는 쇼의 뒷이야기를 공개한다.
1 마크 제이콥스
밤새워 파티를 즐기고 온 소녀처럼 머리카락은 헝클어지고 메이크업은 번졌지만 손톱은 여전히 반짝일 것. 뉴욕의 유서 깊은 극장에서 쇼를 연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40년대의 우아함과 70년대 카바레 걸의 화려함이 더해진 이미지를 주문했다. 상의 끝에 우리가 내린 결론은 투명한 글리터 네일. 짧게 다듬은 손톱에 실버와 레드 글리터를 3~4번씩 바르고, 유리처 럼 투명하게 반짝이는 느낌을 더하기 위해 톱 코트 역시 2~3번 덧발랐다. 너무 여러 번 덧발라서 손톱이 완전히 두꺼워질 정도로! 마크 제이콥스 네일의 글린다와 서렌더 로도시 컬러를 사용했다.
2 티비
봄/여름 컬렉션답게 밝고 화사한 봄 컬러들로 가득했던 티비 쇼. 디자이너 에이미 스빌로빅은 의상의 밝은 컬러들을 손톱에 그대로 옮겨오기를 바랐다. 그래서 블루, 그린, 핑크, 오렌지, 보라, 화이트 등 총 6가지 네일 컬러를 단색으로 바르되 시스루 디자인으로 위트를 더했다. 백스테이지에서 리드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던 바비 브라운이 내게 “당신은 정말 유명해요”라고 말해서, 나도 그녀에게 “당신도 정말 유명해요”라고 말했는데, 서로 유명하다고 칭찬하는 우리 둘의 이 대화가 야후 뷰티 스냅쳇에 올라가서 화제가 되기도!
3 마이클 코어스
화려하지 않되 잘 손질된 지적인 손톱을 표현하는 데 매트한 질감만 한 것이 또 있을까.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 역시 매트한 손톱을 원했다. 살색에 가까운 마이클 코어스 네일의 힌트 컬러를 바른 다음 진순의 매트 메이커 매트 톱 코트로 마무리해서 손끝까지 우아함을 더했다.
4 지방시
9월 11일에 열려서 더 특별했던 쇼. 911 테러를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Power of Love’를 타이틀로 정했다. 페이스 주얼 등 장식적인 요소가 많아 손톱은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시어한 누드 컬러를 한 번만 얇게 발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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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이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