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결 같은 렌카의 목소리
여전히 사랑스러운 꿈결 같은 렌카의 목소리에 취해 한발 먼저 인터뷰를 건넸다
귀에 익은 광고음악의 목소리, 렌카가 4집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8월 27일 한국에 온다. 감수성 짙은 소녀는 어느덧 인생을 알아가는 30대가 되어 삶을 노래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사랑스러운 꿈결 같은 그녀의 목소리에 취해 한발 먼저 인터뷰를 건넸다.
반갑다. <2015 뮤즈 인 시티 애프터파티 : 렌카 내한공연>으로 벌써 세 번째 한국 방문이다.
4집의 새로운 곡들을 팬들에게 직접 들려주는 이번 공연은 에너지가 넘치는 재미난 무대가 될 거다. 라디오 방송에 나갈 계획도 세웠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팬들을 만나는 시간이라 좀 더 기대가 된다. 하지만 예전처럼 서울을 두루두루 여행하지는 못할 것 같다. 지난 방한 때 절에도 가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무척 즐거웠기 때문에 조금 아쉽다.
3집과 4집 사이에 2년의 공백이 있었다. 그사이 당신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아이가 생긴 것은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였다. 출산 후 처음 발매한 3집 는 내겐 아기를 위한 ‘자장가 앨범’이었다. 마치 나비가 되기 전에 잠을 자는 번데기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그 당시느낀 감정과 아늑하고 포근한 감성을 담았다. 그런데 그사이 아이가 많이 컸다. 요즘은 빠른 템포의 노래에 춤추는 것을 좋아하고, 내 노래를 듣고 어떤 노래가 더 좋은지 코멘트도 해준다. 즐거운 일이다. 아이가 신나는 노래를 좋아하다 보니 나도 더 재미있고 에너지 넘치는 곡을 만들게 된 것 같다.
히트곡 ‘The Show’, ‘Everything At Once’를 비롯해 신곡 ‘Blue Skies’와 ‘Unique’, ‘Free’, ‘My Love’를 연달아 들으면 달콤한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인 기분이 든다. 이런 경쾌한 상상력의 영감은 어디서 얻는 건가?
자연에서 가장 강렬한 영감을 받는다. 아이들을 위한동화나 동요, 그림에서도 얻는다. 어릴 때 세상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게 해준 모든 것이 내겐 영감 상자와 같다. 마치 이 세상이 전혀 복잡하지 않게 느껴지는 행복한 곡도 좋아한다. 클럽에서 누구를 유혹하려는 섹시한 노래는 하지 않는다. 그런 노래를 만들고 싶지도 않고.(웃음)
아티스트마다 고유의 작업 습관이나 법칙이 있지 않나?
항상 후렴이나 반복되는 메인 마디인 ‘후크(Hook)’가 먼저 떠올라야만 곡이 써진다. 그 라인부터 먼저 만들고 나머지를 채워 쓴다. 그러면 술술 풀린다.
작업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사와 멜로디의 조화다. 그 두 가지가 잘 어울려야만 곡을 완성할 수 있다.
열 손가락 깨물면 다 아프겠지만, 가장 좋아하는 가사를 고른다면?
이번 앨범에 수록된 발라드 곡 ‘Go Deeper’가 가장 마음에 든다. 2006년에 쓰인 곡이 이제야 세상에 나오게 됐다.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이라 내게 의미 깊고 소중하다.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Living on the Bright Side’라는 가사다. 앨범을 통해서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잘 요약해준다.
사람들은 당신의 음악을 ‘행복을 부르는 노래’라 평한다.
정말 마음에 드는 수식이라 고마운 마음뿐이다. 내 곁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난 멋진 음악적 커리어를 가졌다. 또 지금 이 순간이 삶에서 얼마나 아름다운지도 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행복한 음악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이번 앨범을 발매하며 ‘조금 더 탐구해보고, 즐겁게 세상 속으로 사라져본 다음,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한번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지켜본 결과 그 답은 찾았나?
전화를 받고 있는 지금 나는 브루클린 거리를 걷고 있다. 햇살이 쏟아지는 아름다운 날이어서 기분이 좋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세상을 너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나까지 그렇게 부정적으로 살고 싶지는 않았다. 행복하고 긍정적인 밝은 마음으로 살고 싶어서 했던 말이다. 아직 답을 찾진 못했지만. 이런 삶의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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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박소현
- Photography
- Courtesy of Sony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