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구현할 수 있는 아름다운 색과 실루엣을 옷에 담아내는 디자이너, 지암바티스타 발리가 맥과 함께 립스틱 라인을 선보인다는 소식에 뉴욕에 있는 그를 직접 만났다.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세계는 꽃과 색으로 물들어 있다. 꽃의 아름다움을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드레스로 재현하는 그가 그동안 색조 메이크업에 관여하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 지암바티스타 발리와 맥의 협업은 어찌 보면 놀랍지 않은, 하지만 넘치게 흥분되는 일이다. “지난 2005년 컬렉션에서 맥이 메이크업을 맡으면서부터 줄곧 함께해왔어요. 올해는 그 10주년이 되는 해이고, 뭔가 기념될 만한 것을 만들자 해서 이 립스틱 라인이 탄생하게 된 겁니다.” 그는 이번 컬렉션을 ‘꿈꾸는 지암바티스타 여성과 역동적인 맥 여성의 성공적인 만남’이라고 정의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섯 가지 빛깔의 립스틱을 바른다는 건 곧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드레스를 입술에 ‘입히는’ 것을 의미하고, 여기에 글로스를 더하면 입술의 ‘레드 카펫 ’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수많은 메이크업 제품 중 립스틱을 택했을까? 테이블 위에 이번 컬렉션 중 하나인 붉은색 립스틱을 올려놓으며 말한다. “이 색깔은 제게 파리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화장은 하지 않은 채 이 색깔을 입술에 ‘입고’ 커피를 마신 뒤 커피잔에 이 색깔을 진하게 남기는 것. 이런 표현은 립스틱이기에 가능하죠.” 

맥의 이번 지암바티스타 발리 컬렉션은 전 세계 모든 여성에게 어울리도록 만들었지만, 그는 그 보편성에 슬쩍 조건을 내건다. ‘남을 따라 하지 않는 여성일 것!’ 미국 태생의 세계적인 미술품 수집가인 페기 구겐하임이나 미우치아 프라다, 관능적이면서도 지적인 멕시코의 전설적인 여배우인 마리아 펠릭스처럼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여성이거나 바브라 스트라샌드나 마리아 칼라스처럼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꾼 여성일 것이 그 조건이다.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여성은 모두 매력적이에요. 저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죠.” 지암바티스타 발리 컬렉션은 다섯 가지 색상의 립스틱과 오색 펄이 들어 있는 투명한 크리스탈 글레이즈 글로스로 구성되며 9월 초에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