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삶을 사는 여자들
인테리어 디자이너 임수영, 권연미와 향초 크리에이터 김수향이 자신들의 삶 속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그린 라이프를 보내왔다. 그녀들의 삶에서 배운 그린 아이디어들.
그린 라이프에 대한 강박관념 같은 것은 없다. 다만 너무 많은 공정을 거치지 않은 투박한 매력이 있는 제품을 좋아한다. 복잡한 화학 공정을 거친 가죽 가방보다 거친 캔버스 소재의 에코백이 좋고, 화려한 꽃병보다 다 쓴 유리병에 더 마음이 간다. 아직 쓸모가 많은데 무심코 버려지는 것들이 아까워서 다양하게 재활용해보고 있다. 만드는 방법도 생각보다 쉽고, 멋진 작품들로 변신한다. 그런 소박한 물건들로 채운 공간은 그 자체로의 멋스러움이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자체가 우리에겐 힐링이자 즐거운 놀이가 된다. 약간의 아이디어와 관심만 있다면 충분하다. 자연과 가까워지는 그린 라이프를 실천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빈 화장품 용기는 버리지 않고 모아둔다. 화분으로 활용하면 멋스러우니까. 용기의 높이와 비슷한 식물을 골라 꽂아두는 것이 포인트. 유리병에는 흙이 필요 없는 식물을 담고 플라스틱 병은 바닥에 구멍을 뚫은 뒤 흙을 채우면 된다. 이니스프리 한란 크림통에 담아놓은 식물은 틸란드시아. 미세먼지를 먹고 살기 때문에 사무실에 두면 좋다.
봄이 되면 농원이나 공원에서 가지치기를 하는데 그때 버려지는 나뭇가지를 꼭 얻어온다. 가까운 목공소에 가면 원하는 크기와 두께로 잘라주는데, 거친 부분은 사포로 밀고 취향에 따라 니스를 칠해도 된다. 원래 나무 그대로도 좋다. 음료잔이나 찻잔, 향초 등 어떤 것을 올려도 멋스럽게 어울린다. 특히 푸릇푸릇한 식물을 올려두면 예쁘다.
산에서 주워온 나뭇가지를 행어로 활용하는데, 사실 이건 우리 공방의 심벌이기도 하다. 예쁜 프린트 천이나 그림을 집게로 집어 걸어둬도 좋고 실용적인 액세서리 걸이나 옷걸이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줄줄이 달린 전구나 다양한 오너먼트를 가지에 감거나 걸어두면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나만의 시그니처 선물. 지인들에게 책을 선물하길 즐기는데 자투리 천을 잘 모아두었다가 북커버를 만들면 더 특별해 보인다. 교과서에 비닐을 씌울 때처럼 겉표지에 접착제를 붙이는 대신 표지 안쪽에 접히는 부분과 책머리에 양면 테이프를 붙여 고정하면 깨끗하게 붙는다.
이건 지구를 위한 나의 작은 배려 같은 것이다.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녁에는 되도록 전깃불을 최소한만 켜두려고 한다. 친구들을 초대할 때면 조명을 다 끄고 나무로 만든 코스터에 초를 올려둔다. 그 자체로도 훌륭한 장식품이 된다. 식탁이 따스해지며 음식까지 더 맛있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공방에 온 손님들이 가장 많이 눈독 들이는 것 중 하나. 촛대가 없어서 우연히 빈 와인병에 슈퍼에서 파는 기다란 흰 초를 꽂아두었는데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이렇게 예쁜 오브제가 되었다. 초를 계속 태우며 촛농을 여러 번 덧입힐수록 더 멋스러워진다. 여기에 기다란 잎이나 꽃을 꽂아둬도 잘 어울린다.
예쁜 잼병을 그냥 버리기 아까워 만들어봤다. 입구가 넓은 유리병이면 무엇이든 좋다. 크리스마스 장식용 전구나 건전지가 들어가는 작은 전구를 병 안에 넣으면 잘 어울린다. 솔방울과 같이 원하는 무드의 아이템을 적절히 섞어 넣어도 예쁘다. 뚜껑에 원하는 오너먼트를 붙이고 라벨링까지 직접 하면 선물용으로도 좋다.
얼마 전 우편물로 날아오던 각종 고지서와 브랜드 DM을 모두 이메일로 돌렸다. 덕분에 불필요한 쓰레기도 줄었고, 내 경제 생활도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주위를 조금만 관심을 갖고 지켜봐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얼마나 멋진지, 여전히 아름답지만 아무 생각없이 버려지는 제품이 얼마나 많은지 금새 눈치채게 된다. 나에게 플레이그린이란 단순하다. 단 2초만 더 생각하고 행동하기. 이니스프리 앱 플레이그린의 도움을 받으면 더 쉽다. 소소한 친환경 실천들을 기록하며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갈 수 있으니까. 매일 딱 하나만 실천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런 사소한 번거로움이 모이면 지구의 아름다움을 더 오랫동안 지켜줄 수 있다.
공장에서 캔들을 생산할 때면 마지막에 향료를 섞은 왁스가 조금씩 남곤 한다. 그냥 버리는 것이 아까워 집에서 다 쓴 화장품 용기나 못 쓰게 된 컵을 늘 모아두었다가 재활용한다. 심지만 붙여 왁스를 부으면 순식간에 훌륭한 캔들로 재탄생한다. 틴 케이스나 유리병으로 된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좋다.
이니스프리 플레이 그린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했다. 목표는 하루에 하나씩 그린 라이프를 실천하고 앱에 올리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일회용 컵 대신 유리컵에 커피를 마시고, 잔반 없이 깨끗하게 비운 점심 식탁, 택시 대신 지하철 타기 등. 하루 하나만 실천해도 그린 라이프에 가까워질 수 있다.
비싼 꽃병을 굳이 살 필요 없다. 기다란 형태의 다 쓴 스킨병에 한 송이씩 꽃을 꽂아두면 요즘 유행하는 꽃 장식이 되니까. 수향 매장에 놓인 이 꽃병들도 다 쓴 이니스프리의 스킨병으로 만든 것이다. 병 색깔과 어울리는 색깔의 꽃만 고르면 된다. 마당에서 꺾은 들꽃이나 잎을 꽂아둬도 예쁘다.
‘사랑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라는 문구를 좋아하는데 그린 라이프의 첫 걸음은 지금 살고 있는 지구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길거리에 꽃이 피고 지는 것을 관심 있게 보거나 작업실에 들어오는 햇빛을 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수시로 생각한다. 지구의 아름다움을 오래오래 지켜주고 싶다고.
발향도 테스트를 위해 하루에도 몇개씩 캔들을 태운다. 이런 테스트용 캔들은 보통 공장에서 나온 불량컵을 재활용하여 만드는데, 테스트를 마친 캔들을 야외 데크에 두고 야간 조명 대신 켜둔다. 분위기 있는 훌륭한 조명 효과는 물론이고, 야외 공간에 은은하게 향기가 퍼져 이웃들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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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이미현
- 포토그래퍼
- 정성원, 정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