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낮과 밤

낮에 찾아도 좋은 곳과 밤에 찾으면 더 좋은 곳. 주제는 모두 한식이다.

1 전통적인 느낌을 살린 공간. 2 육느르미와 육회비빔밥으로 차린 한 상. 

1 전통적인 느낌을 살린 공간. 2 육느르미와 육회비빔밥으로 차린 한 상.

음식방문

쿠레나이와 쿠벤, 일식과 한식을 자유롭게 넘나들던 김형석 셰프가 마음먹고 차린 한국 요릿집. 가게 이름인 ‘음식방문’을 19세기 요리서의 제목에서 가져온 것만 봐도 그 각오를 짐작할 수 있다. 점심 1만3천원부터 저녁 코스 15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한 상 차림은 문 연 지 한 달 만에 벌써 입소문이 났다. 밥과 반찬, 찌개가 함께 나오는 육회비빔밥과 청어젓갈비빔밥은 ‘뚝딱’먹고 일어서기 좋다. 훌륭한 안주가 되는 ‘요리’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뼈를 뺀 돼지고기를 얇게 저민 잊혀진 궁궐요리인 육느르미는 음식방문을 대표하는 메뉴다. 개도 막걸리와 우도 땅콩막걸리, 죽력고, 감홍로, 청주 담솔 등 마셔야 할 술도 많다. 가져온 술을 마셔도 되지만 그럴 경우 맥주 한 잔은 주문하는 ‘비어매너’는 보여야 하고, 외부음식 반입은 금지지만 생일 케이크까지는 괜찮다. 원래 음식 맛있는 집이 인심도 후하긴 하다.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가격 육느르미 2만7천원, 육회비빔밥 8천원 주소 서울시 양천구 목1동 405-179 문의 02-2648-9406

1 민화 속 호랑이를 모티프로 삼은 실내. 2 진국 사골 스지 어묵탕과 겨울 신메뉴인 관자튀김.

민화 속 호랑이를 모티프로 삼은 실내. 2 진국 사골 스지 어묵탕과 겨울 신메뉴인 관자튀김.

문화주점

이태원에서 30년을 산 토박이가 동네 한복판에 술집을 낼 때는 그만한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인테리어와 음악, 음식까지 그 자신이 좋아하는 ‘문화’로 채운 술집은 그렇게 탄생했다. 70년대에 지어진 건물 2층과 옥상을 연결한 공간은 자개 장롱의 판을 이용해 직접 짠 테이블, 민화 <까치와 호랑이>에 등장한 호랑이를 모티프로 한 간판과 액자, 세심하게 고른 그릇과 냄비 등 박범근 대표의 취향을 드러내는 소품으로 가득하다. 안주도 그의 입맛을 따랐다. 사골을 고아낸 스지 어묵탕과 미국햄 부대찌개, 닭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닭도리탕과 푸짐한 떡볶이는 든든한 한 끼 식사로도 오랜 시간 두고 먹을 술 안주로도 완벽하다. 로제 크림 파스타탕과 치즈 베이컨이 들어간 김치전은 여자 손님들도 즐겨 찾는 메뉴. 솔잎으로 만든 담솔, 금산 인삼주 같은 전통주로 만든 칵테일은 밤새도록 홀짝홀짝 잘도 넘어간다.
영업시간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가격 진국 사골 스지 어묵탕 2만9천원,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1동 130-1 문의 02-3785-1015

    에디터
    피처 에디터 / 이마루
    포토그래퍼
    이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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