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예술로 치장하다

스트리트 아트를 예쁜 소녀들의 얼굴에 입히면 어떤 느낌일까? 이번 시즌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헤어 스타일리스트들은 그래피티와 캘리그래피라는 아름다운 거리 예술을 치장에 접목했다.

1 에스쁘아의 스머지 페인팅 워터프루프 아이 펜슬 플래쉬백. 2.5ml 1만7천원. 2 랑콤의 아트라이너 24H. 1.4g 3만8천원대. 3 에스티 로더의 퓨어 칼라 인스턴트 인텐스 아이섀도우 트리오 02호 아틱 징크. 2g 4만8천원대. 4 쏘내추럴의 스타일리쉬 헤어 컬러스틱 라이트 그린. 10g 1만1천원. 5 맥의 미네랄라이즈 아이새도우X4 어 웨프트 오브 그레이. 2g 6만6천원. 6 크리니크의 올 어바웃 섀도우 듀오 22호 진 앤 힐. 2.2g 3만원대. 7 샤넬의 린느 그라피끄 누와르 쌩띠양뜨. 2.5ml 4만5천원. 8 디올의 디올쇼 퓨전 모노 매트 091호 녹턴. 6.5g 4만6천원.

1 에스쁘아의 스머지 페인팅 워터프루프 아이 펜슬 플래쉬백. 2.5ml 1만7천원. 2 랑콤의 아트라이너 24H. 1.4g 3만8천원대. 3 에스티 로더의 퓨어 칼라 인스턴트 인텐스 아이섀도우 트리오 02호 아틱 징크. 2g 4만8천원대. 4 쏘내추럴의 스타일리쉬 헤어 컬러스틱 라이트 그린. 10g 1만1천원. 5 맥의 미네랄라이즈 아이새도우X4 어 웨프트 오브 그레이. 2g 6만6천원. 6 크리니크의 올 어바웃 섀도우 듀오 22호 진 앤 힐. 2.2g 3만원대. 7 샤넬의 린느 그라피끄 누와르 쌩띠양뜨. 2.5ml 4만5천원. 8 디올의 디올쇼 퓨전 모노 매트 091호 녹턴. 6.5g 4만6천원.

런던 출신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는 한창 유명세를 타고 있는 거리 예술가다. 사람들이 뱅크시의 작품에 열광하는 것은 길거리의 ‘벽’을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 세상과 소통하는 장치로 선택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패션계는 이러한 문화 거리의 정신을 이어갈 태세다. 최소한 헤어와 메이크업에 있어서는 자유분방한 그래피티를 모티프로 따왔으니까. 프라다는 거리의 예술가들에게 쇼장 벽면을 꾸미도록 했고, 의상과 액세서리에는 그들의 작품을 그대로 프린트해놓았다. 아트 스쿨 학생들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칼 라거펠트는 그랑 팔레의 쇼장을 거대한 갤러리로 바꾸고 모델들을 쿨한 소녀들로 변신시켰다. 물감을 흩뿌린 듯한 프린트 의상과 가방을 든 모델들의 눈가는 유화 물감으로 쓱쓱 그려 넣은 듯 알록달록했다. 아쉬시나 Y3 컬렉션은 좀 더 ‘스트리트’ 쪽에 옮겨가 있었다. 찢어진 청바지와 헐렁한 피케 셔츠, 그리고 비닐 가방을 한쪽에 든 아쉬시의 모델들은 좀 불량한 거리의 아이들을 연상시켰다. 이들의 헤어는 색색의 컬러로 물들어 있었고, 검정 아이라인은 캘리그래피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Y3는 아쉬시보다는 좀 더 성숙한 버전의 스트리트 스타일이었지만, 검정을 주조로 한 컬렉션에서 거리 벽화의 한 부분을 보는 듯한 컬러 그러데이션 프린트와 자유분방한 헤어와 메이크업 스타일은 이번 시즌 강력한 트렌드로 떠오른 그래피티 무드를 대표하는 컬렉션으로 손색없었다.
뷰티업계는 이미 작년에 안토니오 로페즈 한정판 컬렉션을 내놓은 맥을 비롯 패션 일러스트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 롤랑 뮤레는 이렇게 고백하기도 했다. “전 항상 패션과 광고 일러스트에서 영감을 얻어요. 제가 파리에 살던 시절, 안토니오 로페즈 역시 그곳에서 독창적인 자기 세계를 만들어갔죠. 그가 그려낸 패션 일러스트에서는 80년대의 에너지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80년대 패션계가 경배한 강인한 여성을 표현하기 위해 거침없는 선과 강렬한 컬러를 사용했죠.” 그는 80년대를 대표하는 또 다른 패션 일러스트레이터인 토니 비라몬테스의 작업에서도 영감을 받았노라 말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패션 일러스트에서 주로 봐왔던 단순하고 강렬한 선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9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스무드 아이 실크 펜슬 1호. 1.05g 3만3천원대. 10, 12 메이블린의 컬러타투 젤-크림 포뮬라 잉크테크놀로지 05호 쿨 화이트와 15호 아스팔트 그레이. 각각 4g 1만5천원대. 11 디올의 크레용 아이라이너 워터프루프 254호 블루. 1.2g 3만1천원. 13 나스의 듀오 아이섀도우 차이나 씨. 4g 4만8천원. 14 오늘의 디어 스타일 위키드 미스터리 아이섀도우. 4g 1만2천9백원. 15 맥의 페널티메이트 아이라이너 래피드 블랙. 1g 2만7천원. 16 부르조아의 라이너 펠트 13호 퍼플. 0.8ml 2만7천원. 17 뮬의 아티스트 앵글 브러쉬와 아티스트 엣지 라이너 블랙. 각각 1만9천원, 4g 2만원. 18 샤넬의 일뤼지옹 동브르 91호 아빠리씨옹. 4g 4만5천원. 19 튠에이지의 이튠 지그재그 마스카라. 7g 6만원대.

9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스무드 아이 실크 펜슬 1호. 1.05g 3만3천원대. 10, 12 메이블린의 컬러타투 젤-크림 포뮬라 잉크테크놀로지 05호 쿨 화이트와 15호 아스팔트 그레이. 각각 4g 1만5천원대. 11 디올의 크레용 아이라이너 워터프루프 254호 블루. 1.2g 3만1천원. 13 나스의 듀오 아이섀도우 차이나 씨. 4g 4만8천원. 14 오늘의 디어 스타일 위키드 미스터리 아이섀도우. 4g 1만2천9백원. 15 맥의 페널티메이트 아이라이너 래피드 블랙. 1g 2만7천원. 16 부르조아의 라이너 펠트 13호 퍼플. 0.8ml 2만7천원. 17 뮬의 아티스트 앵글 브러쉬와 아티스트 엣지 라이너 블랙. 각각 1만9천원, 4g 2만원. 18 샤넬의 일뤼지옹 동브르 91호 아빠리씨옹. 4g 4만5천원. 19 튠에이지의 이튠 지그재그 마스카라. 7g 6만원대.

헤어부터 말해볼까? 헤어 스타일리스트 오딜 질베르는 로다테 쇼에서 모델의 머리에 스텐실 기법을 사용해 컬러 스프레이로 색을 입혔다. 뉴욕 뒷골목에서 마주할 법한 거리 뮤지션처럼 말이다. 아쉬시 쇼의 헤어를 담당한 알리 프리자데는 거리의 낙서를 연상시키는 컬러와 선을 모델의 머리에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의 손에서 완성된 헤어 스타일은 코카콜라 상표가 프린트된 헐렁한 티셔츠와 찢어진 청바지 등 거리 문화에서 영감 받은 의상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메이크업 역시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팻 맥그라스는 프라다 쇼에서 템츄의 에어브러시 머신으로 그래피티 스타일을 아름답게 재현했다. 앤서니 바카렐로 쇼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톰 페슈는 나이트 블루 색상을 선택했다. “앤서니 바카렐로의 컬렉션에서 영감 받은 나이트 블루 색상을 그래픽적으
로 눈가에 표현했어요. 이 메이크업은 스트리트 패션의 한 가지예요. 스머징 메이크업이 그래피티를 떠오르게 하지 않나요?” 록산다 일린칙 쇼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루시아 피카는 그래피티가 심지어 우아하다고까지 표현했다. “그래픽 메이크업처럼 보이면서도 동시에 우아해 보여요. 눈두덩 바로 위에 길게 꼬리를 뺀 캐츠아이 메이크업은 역동적이죠.” 엘리사브 쇼에서 캐츠아이 메이크업을 그리고서 더 현대적이라고 말한 톰 페슈도 뜻을 함께했다. 그런가 하면 비비안 웨스트우드 레드 라벨 쇼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 발 갈란드는 깃털을 페인트에 담근 후 얼굴에 문질러 그래피티를 표현했고, 꼼 데 가르송 쇼에서는 그래피티 립 메이크업이 선보였다.
쇼에서 선보인 이런 메이크업을 무턱대고 따라 할 수는 없지만 재미있는 아이라인을 그리는 것이나 스머지한 효과를 내면서 메이크업을 해보는 것은 시도해볼 만하다. 브랜드에서는 이미 정교한 아이라인을 위한 붓펜 타입의 라이너와 스머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크림 타입의 섀도를 줄줄이 내놓았으니까. 그리고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벤자민 푸키의 조언처럼 블록 모양의 사각형을 눈가에 그려보는 것! 흰색, 검은색, 오렌지색의 블록을 눈꺼풀 위에 올려보면 어떨까? 물론 피부는 자연스럽게 표현해 아이 메이크업이 두드러지도록 해야 한다. 이런 그래피티, 캘리그래피 메이크업들은,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앤서니 터너의 말처럼 여자의 이미지를 살짝 날카롭게 만들지만 귀여우면서도 어딘가 어둡고 기묘한 기운이 깃들게 한다. 이런 게 바로 매력이다!

    에디터
    뷰티 에디터 / 강미선
    포토그래퍼
    JAMES COCH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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