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의 풍광을 담은 사진
이 사진이 정말 이제까지 우리가 보아온 전북 신안인 걸까? 눈을 의심하게 하는 이 사진은 영국의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Michael Kenna)의 작품이다. 신안에서 작업한 최근작을 중심으로 한 이번 전시의 제목은 <동방으로의 여행(Journey to the East)>이라 지었다. 한국의 ‘신안’ 시리즈는 신안군의 초청에 의해 이뤄진 프로젝트다. 그는 2011년부터 2년 동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신안을 찾았고 홍도, 흑산도, 만재도, 증도 등 남도의 섬을 빠짐없이 돌았다. 김 양식장의 늘어선 나무 장대나 물 위에 떠 있는 스티로폼 부표, 바다 한가운데의 전복 양식장 등 자연에 새겨진 삶의 흔적은 사진으로 오롯이 기록되었다. 신안 이외에도 담양, 평창, 제주도를 촬영한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는데 하나같이 ‘익숙하면서도 낯설다’는 인상을 떨칠 수 없다. 그건 아마도 마이클 케나의 독특한 앵글과 이국적인 시선 때문일 거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애틀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에서 그가 직접 인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물도 상영한다. 촬영부터 인화까지 손으로만 하는 작업을 고집하는 작가는 “나는 아날로그적인 과정이 주는 한계와 느림을 통해 기다림을 배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은 나에게 예술가로서의 신념과도 같다”라고 말한다. 익숙하고도 낯선 공간에 대한 케나의 시선은 1월 10일부터 2월 23일까지 공근혜갤러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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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처 에디터 / 조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