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봉! 우쿨렐레 피크닉

계피, 이병훈, TJ가 함께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우쿨렐레 피크닉’.

계피, 이병훈, TJ가 함께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우쿨렐레 피크닉

계피, 이병훈, TJ가 함께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우쿨렐레 피크닉

하찌와 TJ의 조태준(TJ), 영화음악 감독 이병훈, ‘앵콜요청금지’의 목소리인 계피가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우쿨렐레 피크닉’은 앨범을 내며 올여름을 위한 단 한 철 밴드라고 못박았다. 여름이 끝나면 쿨하게 각자 활동을 시작할 거라고 말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호응이 좋아서, 생각보다 인기가 많아서 내년에도 앨범을 낼 예정이라는 그들이 밉지 않다. 하와이의 전통 악기인 우클렐레는 여름과 잘 어울리는 악기지만, 그 말은 언제 들어도 신나고 즐겁다는 뜻 이니까. 그래서 내심 그들이 사계절 밴드가 되길 바라고 있다.

한 여행 잡지에서 ‘여행지에서 사고 후회한 것들’이란 주제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거기에 당당히 우클렐레가 올라와 있었다. 하와이 여행길에서 구입했지만 바삐 살다 보니 배울 시간도 없고 하여 현재는 장식품으로써의 기능만 맡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포크밴드 ‘하찌와 TJ’의 TJ는 하와이 한 번 가지 않고 이 하와이안 악기에 푹 빠져버렸고, 우클렐레를 위한 ‘남쪽 끝섬’과 ‘별총총’을 만들었다. “문득 보니 우클렐레 동호회가 많아진 거예요. 동호회에서 이 곡들을 자주 불러요. 우클렐레를 위한 우리 음악이 없기 때문이죠.” 루오바 팩토리의 김기정 이사가 우클렐레만을 위한 앨범 작업을 권유하자 ‘우쿨렐레 피크닉’은 초스피드로 결성되었다. 악기 마니아로, 15년 전부터 우클렐레를 즐겨온 영화 음악 감독 이병훈이 마침 옆에 있어서 프로듀싱을 부탁했다. 괜찮은 목소리가 있으면 좋을 거란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또 옆에 브로콜리 너마저를 탈퇴한 계피가 있었다. “성향은 다 달라요. 병훈 형님도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계피도 좀 우울한 음악을 하잖아요. 반면 하찌와 TJ는 엄청 밝죠. 다를까봐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인간적으로도 너무 잘 맞았어요. 무겁게 시작한 게 아니라, ‘올여름 이거 해보자’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해서 그런지, 더 즐거웠어요.”

우클렐레 음악의 반향은 조금씩 커졌다.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에도 참여하고, 단독 콘서트도 열었다. 공연을 할 때면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꽃목걸이와 밀짚모자를 쓴다. TJ는 우클렐레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교본과 악보책 <쉐리봉 우쿨렐레>도 집필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교본계를 평정했단다. “좋은 악기이면서도 쉬워요. 줄은 네 줄뿐이고 운지가 많이 없어요. 한줄만 잡고 쳐도 C코드가 나오거든요. 새로운 악기 하나 배우고 싶다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해요. 티셔츠를 입고 우클렐레 치는 여자는 너무 사랑스럽죠. 소리부터 귀엽잖아요.” 책 속에는 미미 시스터즈를 가르치는 사진도 나온다. 하지만 책으로 악기를 배우는 게 정말 가능할까? TJ는 자신 있게 말했다. “배우려는 마음만 있으면 정말 쉬워요. DVD도 동봉했어요. 1집 앨범에서는‘ 슈가슈가’를 쳐보세요. 제일 쉬울 거예요. 코드가 3개밖에 없거든요.”

신기한 악기다. 태어난 지 백일쯤 된 아이처럼 작고 가벼워 안는 느낌이 좋고, 청아하고 맑은 소리는 마치 춤을 추듯 통통 튄다. 이 우클렐레를 몇 번 튕기기라도 하면, 이곳이 서울이고 온갖 스트레스가 아무래도 좋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기본적으로 유쾌하고 즐거운 악기다. ‘우쿨렐레 피크닉’은 우클렐레에 푹 빠진사람을 다수 양산했다. 이들의 음악은 마스터의 귀도 사로 잡았다. 하와이의 우클렐레 회사인 코알로하에서 이들의 음악을 듣고 감명받은 나머지 우클렐레 4대를 보낸 것. 시한부 밴드로 시작한 이들은 이제 연간 밴드를 노린다. 올해는 음색과 친해지게 하기 위해 익숙한 번안곡을 많이 연주했지만, 내년엔 자작곡을 더 늘리고, 계피의 연주도 넣을 예정이다.

이제 이병훈은 영화 <황해>의 작업으로, TJ는 비틀즈 커버 밴드인 ‘타틀즈(Tatles)’의 ‘조카트니’로, 계피는 계피를 주축으로 결성된 ‘가을방학’ 활동으로 바쁜 날들을 보내게 될 테지만, 그래도 그들 옆에는 우클렐레가 있을 것이다. 완전히 푹 빠져버렸으니까. 우클렐레 소리는 분명 중독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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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피처 에디터 / 허윤선
    포토그래퍼
    안진호, Yu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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