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화장법
마크 제이콥스와 마이클 코어스가 한 달 간격으로 메이크업 라인을 탄생시켰다. 립스틱은 물론 브론저, 네일 에나멜 등 메이크업 전 제품이 세상에 화려한 옷을 입고 등장했고, 이들이 만든 화장품은 그들의 패션만큼 근사했다.
Michael Kors
캐시미어 스웨터와 화이트 진, 그리고 에이비에이터 선글라스, 갈색의 탄력 넘치는 윤기로 빛나는 피부. 이것이 바로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가 창조한 세계다. 지난 3 2년간 젯셋족의 옷장을 풍성하게 하는 데 헌신한 코어스가 이제 그가 찬미해 마지않는 건강하게 빛나는 아름다움을 뷰티로도 전파하겠다고 나섰다.
“3년 전, 미국 패션 디자이너 협회 평생공로상을 받으면서 메이크업 라인을 구상했어요. ”코어스는 메이크업 라인 탄생의 비밀을 이렇게 털어놓는다. “디자인을 할 때 저는 주로스포티, 섹시, 글래머러스라는 세 가지 무드 사이의 조화를 염두에 둬요. 이를 위해서 패션쇼에 선 모델의 피부는 늘 섹시하게 빛나게 했죠. 뷰티 제품도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디자인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디자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옷장을 어떻게 완벽하게 만들 수 있죠? 캐러멜 색상의 옷은 기본이고, 섹시한 레드와 블랙 드레스도 있어야 하고, 여기에 화이트 팬츠 슈트와 골드 톱 같은, 딱히실 용적이랄 것은 없지만 없으면 서운한 ‘약방의 감초’ 같은 아이템이 추가되어야 하겠죠.”
마이클 코어스가 말하는 완벽한 메이크업 파일은 이렇다. 스포티하게 보이고 싶다면 황갈색 립 컬러와 네일 컬러, 섹시하게 보이고 싶다면 아주 새빨간 체리색 립 컬러와 네일 컬러, 그리고 글래머러스하게 보이고 싶다면 어두운 와인색 립 컬러와 네일 컬러를 바르는 것이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컬러는 물론, 한번쯤 시도해보고픈 컬러도 있어야하죠. 뷰티, 특히 메이크업이야말로 패션보다 더 쉽고 빠르게 우리를 변신시킵니다. 립스틱 컬러만 바꿔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니까요. 향수를 뿌리는 것만으로도 마치 카프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드는 것처럼요.”
마이클 코어스 코스메틱에는 향수도 포함되어 있다. 오렌지 향이 나는 스포티 시트러스 향조의 향수가 있는가 하면, 관능적인 뉘앙스의 앰버가 있고, 달콤한 재스민 향이 있다. 물론 모든 향수에는 각각의 보디 제품들도 함께한다. 단, 그의 컬렉션에는 마스카라, 파운데이션, 아이섀도가 없다. 맨얼굴을 감추는 두꺼운 메이크업은 마이클 코어스가 지향하는 아름다움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 가지 파우더를 베이스로 한 브론저, 그리고 셀프 태너는 그의 컬렉션에 올라 있다. 모두 생트로페 해안의 요트에서 한 달간 바캉스를 즐기고 온 듯한 젯셋룩을 연출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들이니까.
Make up Collection
“대중들이 패션에 보다 쉽게 다가가게 하는 것이 내가 해온 일 중의 하나다”라고 마이클 코어스는 말한다. 론칭과 함께 24개 제품을 내놓은 마이클 코어스 메이크업의 대표 제품들은 이것이다.
Marc Jacobs
마크 제이콥스의 메이크업이라니! 결과는 역시였다. 뷰티에 관해서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뷰티 에디터조차 사랑에 빠질 화려한 컬러들, 스타일리시한 패키지, 여기에 재미있는 이름까지 더해졌다. 마크 제이콥스는 여성스러운 매력을 한껏 끌어올리는 다양한 컬러의 메이크업을 제안하며 대중 앞에 자신의 뷰티 세계를 펼치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간 마크 제이콥스는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듯한 모델들을 런웨이에 올렸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패션쇼를 위한 메이크업 차트에는 녹색 아이섀도와 푸시아색 립글로스가 포함되어 있었다. 변화가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자연스러운 모습의 소녀, 그게 제가 매 시즌 추구한 모습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런 얼굴이 뭔가 미완성처럼 보였어요. 제 쇼가 좀 더 드라마틱하게 바뀌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고, 아니면 제가 좀 더 성숙해졌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어쨌거나 전 메이크업이 필수적인 액세서리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눈썹을 다듬을 때도 단순하지만은 않게, 좀 더 에지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메이크업 제품이 필요했죠.” 그러고선 말을 이었다.
“패션쇼에서는 항상 메이크업 아티스트 프랑수아 나스의 손길을 빌렸는데, 그래서 좀 더 드라마틱한 무드가 연출된 것 같아요. 70년대나 80년대를 연상시키는 룩이 대부분이었죠. 물론 쇼는 좀 더 극적인 요소를 첨가해 연출했어요. 실제론 그와 다르겠지요.” 그렇다면 실제 거리에서 마크 제이콥스가 마주치고 싶어 하는 메이크업은 어떤 것일까? 마크 제이콥스는 여성스러운 메이크업이라고 잘라 말했다. “레이디 가가나 니키 미냐의 메이크업처럼 괴상한 메이크업은 보고 싶지 않아요. 그런 화장은 제가 그리던 것과는 거리가 머니까요. 여성스러운 매력을 감추는 화장은 딱 질색이에요.” 그의 메이크업 뮤즈도 패션과 마찬가지로 소피아 코폴라와 아티스트 레이첼 페인슈타인이다. 레이첼의 메이크업은 소피아의 메이크업보다는 좀 과장된 스타일이지만, 적어도 괴상하지는 않으니까. 그는 좋아하는 메이크업 룩은 흥미롭게도 눈과 발에 있다고 말한다. “ 전 아이 메이크업에 끌려요. 한겨울에 맨발을 보는 것도 좋아하죠. 발톱 끝에 어두운 네일 컬러를 발랐다면 더할 나위 없이 멋지죠.”
In Marc’s Bag
“이번 컬렉션 가운데에는 제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려고 만든 제품들도 있어요. 매트한 립밤인 립락 모이스처밤(오른쪽)은 제가 좋아하는 민트 향이 나요. 브로우 태머는 제가 타 브랜드 제품으로도 사용해온 제품이고요. 이제 제 라인이 생겼으니 제 것을 사용하겠죠. 그리고 언더아이 컨실러인 리메디 컨실러펜(왼쪽)은 마사지할 수 있는 팔라듐 팁이 달려 있어 다크서클을 커버하고 싶은 아침에 아주 유용한 제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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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강미선, 엘리자베스 시걸, 패트리샤 토르톨라니
- 포토그래퍼
- KIM WESTERN ARNOLD, JAMES COCHRANE, JOHN MANO , David C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