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내가 대세

언제부터인가 전문 카메라의 행방이 묘연해졌지만 유독 미러리스 카메라 사용자만큼은 빠르게 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허술함을 채우면서, DSLR처럼 무기로 느껴지지 않는 궁극의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여다봤다.

Good 셀카를 즐기는당신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Bad 좀 더 고화질이길 바라는건 욕심일까?

Good 셀카를 즐기는
당신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Bad 좀 더 고화질이길 바라는
건 욕심일까?

1 감성을 담은 올림푸스 PEN Lite E – PL5

올림푸스 PEN은 카메라의 한 획을 그었다. 최신의 기술을 탑재하면서도 아날로그와 복고풍의 매력을 더한 까닭에, 사진을 잘 찍지 않는 사람도 갖고 싶은 카메라로 등극했다. 올림푸스의 새 카메라 PEN Lite E – PL5는 PEN보다 상위 기종인 OM-D모델의 센서를 탑재한 첫 번째 PEN 카메라다. 즉, 펜의 몸을 가지고 있지만 기술력에서 한 단계 진보한 것이다. 1230만 화소에서 1720만 화소로 발전하면서도 노이즈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OM-D의 센서 덕이다. 오토포커스의 속도는 동급 최고이고, 피사체가 움직이는 순간에도 정확히 장면을 포착하는 ‘터치 AF촬영’은 록페스티벌에서 슬램을 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한다. 기존의 E – PL2의 경우 실제 색감보다 붉은 기가 많이 돌아 화이트 밸런스를 조정해야 할 때가 많았는데, 그 점이 확실히 개선되었다. 또 아트필터를 기존보다 2배로 늘려 한 번의 촬영만으로도 21가지 다른 콘셉트의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셀카’를 자주 사용한다면 ‘170도 회전형 틸트 LCD’가 마음에 들 것이다. 셀카를 촬영할 때는 손을 들어 위에서 아래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렌즈와 눈의 시선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완해 170도를 선택한 것이다. 디스플레이를 상하 방향으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낮은 자세에서 올려다보거나 아래로 내려다볼 때의 앵글의 촬영도 더욱 간편해졌다 . 또 LCD에 특수 지문 방지 코팅 처리가 되어 있어 유난히 카메라의 청결에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쾌재를 부를 만하다. 블랙, 실버, 화이트 세 가지 색상으로 선보인다. 89만9천원.

Good 카메라의 기본적인 역할에 충실하다.Bad 수동 조작까지 기대하지는 말자.

Good 카메라의 기본적인 역할에 충실하다.
Bad 수동 조작까지 기대하지는 말자.

2 인물 촬영에는 소니 NEX-3N

손예진은 소니 NEX-3N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세상 모든 얼굴이 작품이 되는 카메라.” 광고 대본대로 읽은 걸 알면서도 ‘어쩌면 나도?’ 하고 기대를 하게 된다. 그녀의 작은 손에 쏙 들어가는 NEX-3N은 기존 시리즈 NEX- C3나 NEX- F3 등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더 작아진 느낌이다. 전동줌 방식을 채용해 기존 줌렌즈보다 절반가량 크기를 줄였기 때문이다. 제품 무게 역시 210g으로 부담 없이 핸드백 속에 넣을 수 있다. 새로운 전동줌과 함께 카메라 보디에 줌레버를 채용했고, 셔터 버튼 주위에 전원 레버와 함께 줌레버 버튼을 별도로 배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줌레버는 전동줌렌즈뿐 아니라 카메라의 디지털줌 기능까지 조작할 수 있어 고배율 촬영이 가능하고 셀카를 찍을 때도 한 손으로 쉽게 밀고 당겨 촬영할 수 있게 하는 기능 만점의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기존 3F와 같은 1610만 화소이며, 180도 회전 플립 LCD를 탑재했다. 손예진이 셀카를 찍는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810도 플립 LCD는 셀카 촬영에 특화된 디스플레이다. 피부를 화사한 톤으로 자동 보정해주는 ‘소프트스킨’ 기능도 강화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손예진만큼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니 과한 욕심은 금물.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새로운 그립 디자인을 적용해 카메라를 떨어뜨리는 불상사를 막았고, 실내 촬영 시 내장된 플래시를 개방하고 손가락으로 뒤로 젖히면 천장을 거쳐 아래로 빛을 반사하는 일명 ‘천장 바운스’ 효과까지 낼 수 있다. 꼭 필요하거나 있으면 편리한 기능을 강화한 반면 수동 조작을 위한 아날로그 다이얼이나 스마트 기능 등 부가적인 요소들은 과감하게 제외했기 때문에 전문적인 촬영과 수동 조작을 원한다면 NEX-3N보다 NEX-5R을 선택하는 편이 좋겠다. 69만8천원.

Good DSLR에 가장가까운 미러리스 카메라.Bad 무게까지 DSLR에가깝다는 것이 함정.

Good DSLR에 가장
가까운 미러리스 카메라.
Bad 무게까지 DSLR에
가깝다는 것이 함정.

3 동영상에 강한 파나소닉 루믹스 GH3

파나소닉 루믹스 GH3의 외형과 크기만 보면 DSLR이라 단정할 수도 있다. 크기나 모양새, 심지어 무게까지 DSLR을 빼다 박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나소닉 루믹스 GH3는 반사경이 없는 전형적인 미러리스 구조의 내부에, 렌즈 역시 미러리스 규격인 ‘마이크로 포서드’를 사용하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미러리스 카메라다. 루믹스 GH3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파나소닉 미러리스 카메라 제품군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파나소닉 미러리스 카메라는 ‘GF-GX-G-GH’로 구성되어 있는데 GF 쪽으로 갈수록 휴대성과 편의성을, GH 쪽으로 갈수록 성능이 강조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즉 GH 시리즈가 파나소닉 미러리스 라인 중 가장 비싸며 고성능을 갖춘 이른바 ‘플래그십’ 제품이라는 뜻이다. 플래그십 제품이라면 일반인보다는 전문가 시장을 노리기 마련이다. 조작부를 최대한 간략하게 구성하는 여타 미러리스 카메라와 달리 GH3는 다이얼이 5개, 버튼은 15개에 이르고, 여기에 외부 조명을 케이블로 연결해 연동 촬영이 가능한 ‘플래시 싱크로 소켓’까지 있다. 이 정도면 중상급형 DSLR 수준이라 부를 만하다. 여기에 중상급형 이상의 DSLR에만 적용되는 세로그립(배터리 및 그립감 향상용 주변기기)을 옵션으로 준비해둔 것도 매력적이다. 다만 그렇게 기능을 키우다 보니 1kg에 이를 정도로 무게가 상당하다는 점이 최대의 약점이다. 상당수 미러리스에는 광학식 뷰파인더(OVF)가 탑재되어 있지만 GH3는 전자식 뷰파인더(EVF)를 탑재해 화질을 높였고, 시야율도 100%로 원본 왜곡을 최소화했다. 와이파이가 탑재되어 있어 사진 공유는 물론 본체의 원격 조종도 가능하다. 여기서 끝난다면 좀 싱거울 수도 있겠다. 다른 미러스와 가장 큰 차별점은 뛰어난 동영상 촬영 기능에 있다. HDMI 단자를 연결하면 외부 모니터를 통해 모니터링을 하며 촬영할 수 있고, 자동으로 타임코드가 기록되어 편집도 쉽다. 사진을 넘어 동영상 촬영에도 욕심을 내고 싶다면 파나소닉 루믹스 GH3가 최선이다. 1백49만9천원.

Good 고속 연사 촬영에 독보적이다.Bad 화소에 대한 욕심을 버려라.

Good 고속 연사 촬영에 독보적이다.
Bad 화소에 대한 욕심을 버려라.

4 쉽고 가벼운 니콘 1 S1

니콘 1 S1 디자인은 일명 ‘똑딱이’라 불리는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 201g이라는 무게만큼 색깔도 매력적이다. 핑크, 화이트, 블랙, 레드, 카키 등 5개의 컬러로 구성되었는데, 특히 카키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세련된 컬러감을 자랑한다. 상위 모델인 니콘 1 V2와 동일한 슈퍼 하이 스피드 AF CMOS 센서를 장착했고, 화상 처리 엔진 ‘EXPEED3 A’를 탑재했지만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유효 화소수 10,11만 픽셀로 비교적 선명한 색채의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타 사의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해 우수한 성적은 아니다. 때문에 똑딱이의 둔탁함에 이력이 났지만 DSLR처럼 무겁고 복잡한 카메라가 질색인, 렌즈 교환식 카메라에 막 입문하려는 이들에게 적합한 카메라라 할 수 있겠다. S1의 최대 매력 자본은 초당 약 15장의 속도로 최대 15장까지 고속 연사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AF를 고정할 경우에는 초당 약 60장의 속도로 촬영할 수 있다. 유난히 움직임이 빠른 애완견을 기르고 있거나 정신없이 쫓아다니는 아이를 실시간으로 담고 싶은 엄마라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만족할 만한 사진을 얻어낼 수 있을 거다. 애완견 또는 아이의 사진에 욕심내는 이라면 SNS 활동도 활발하기 마련. 스마트 커넥터를 장착하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원격으로 조작하거나 촬영할 수 있어 실시간 블로깅과 SNS 업로드가 가능하다. 가격 718,000원 대.

Good 화질과 터치, 공유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서인정받아야 마땅하다.Bad 디스플레이의 화질은 왜 2010년 수준인 걸까.

Good 화질과 터치, 공유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서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Bad 디스플레이의 화질은 왜 2010년 수준인 걸까.

5 찰나의 순간까지 포착하는 삼성 NX300

삼성은 왜 예쁘고 멋진 배우를 제쳐두고 우사인 볼트를 모델로 선정했을까? NX300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선택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2030만 고화소의 APS-C 타입 CMOS 이미지 센서로 사실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특징은 ‘하이브리드 AF기술’을 적용한 점이라 할 수 있다. AF란 오토 포커스를 줄여 부르는 말로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DSLR 카메라에서 사용되는 ‘위상차 AF’와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사용되는 ‘콘트라스트 AF’를 동시에 이용해 초점을 잡는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모든 기능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 위상차 AF는 속도가 빠른 반면 정확도가 떨어지고, 콘트라스트 AF는 정확도는 높지만 속도가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 삼성은 이 지점에서 ‘하이브리드 AF’라는 묘수를 내놓았다. 이 둘의 장점만을 취해 움직이는 피사체의 이동과 노출 변화에 정확하고 신속한 촬영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 기능을 자랑하기 위해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라 불리는 우사인 볼트는 최고의 모델이었다. /16000초라는 엄청난 셔터 스피드가 더해져 달리는 우사인 볼트는 물론 고속 주행하는 자동차를 찍어도 마치 멈춰있는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삼성의 장기인 공유 정신은 카메라에서도 발현된다. 사진을 찍는 동시에 공유가 되는 오토셰어 기능으로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P C로 자동으로 사진이 업로드되어 실시간으로 SNS 업로드를 즐길 수 있다. 89만9천원.

Good 모두가 인정한 화질, 감성이 충만한 디자인.Bad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하면 본체나 렌즈모두 조금 큰 편이다.

Good 모두가 인정한 화질, 감성이 충만한 디자인.
Bad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하면 본체나 렌즈
모두 조금 큰 편이다.

6 본분에 충실한 후지필름 X – E1

후지필름 X – E1은 미러리스 카메라로 불리는 걸 원치 않는다. 그들은 이 카메라를 ‘프리미엄 렌즈교환형’ 카메라라 부른다. 기존의 미러리스와는 뭔가 다르다는 차별점을 보여주고 싶은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2년 연속 CES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후 지필름 X 시리즈를 보고 있자면 상은 괜히, 아무나 받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필름 카메라 시절 인기를 끌었던 RF 카메라의 디자인을 채용한 만큼 그 외모부터가 심상치 않다. 메탈과 가죽을 적절히 배치해 단순하면서도 멋스러운 투 톤 디자인이 매력적이고, 전체적으로 무광인 가운데 전원과 셔터 버튼만 홀로 크롬 도금을 해, 반짝반짝 빛나게 한 점도 칭찬할 만하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그보다 더 힘을 실은 건 내부 기능이다. 즉, 멋을 부리기에 앞서 카메라로서의 본분에 충실했다는 사실이다. 다른 ‘여성중심적’ 경쟁품들은 뷰파인더 없이 LCD 화면만 있는 경우가 많지만 X – E1은 100% 시야각의 OLED 전자식 뷰파인더를 채택해 눈을 떼지 않고도 포커스 셀렉트버튼, 셔터 스피트 다이얼, 노출 다이얼 등 촬영에 필요한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하면 본체나 렌즈 모두 조금 큰 편이지만 RF 카메라처럼 왼손으로 셔터와 본체를 지탱하고 오른손으로 촬영하면 매우 안정감 있는 무게다. X시리즈에 탑재된 1600만 화소의 센서는 후지필름의 독자적인 센서로 누구나 인정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화질을 만들어낸다. 179만9천원.

Good 캐논의 광각렌즈를 사용하는미러리스는 EOS - M뿐이다.Bad 순간적인 움직임을포착하기는 역부족이다.

Good 캐논의 광각렌즈를 사용하는
미러리스는 EOS – M뿐이다.
Bad 순간적인 움직임을
포착하기는 역부족이다.

7 색감은 역시 캐논 EOS – M

마지막까지 자존심을 지켜온 캐논도 지난여름 결국 캐논의 첫 번째 미러리스 카메라 EOS – M의 존재를 밝혔다. 빠른 속도로 커가는 미러리스 시장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던 거다. 디지털 카메라의 1인자인 캐논인 만큼 그들이 내놓은 첫 미러리스 EOS – M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뚜껑은 열렸고 캐논은 역시 캐논이었다. 먼저 디자인은 렌즈를 장착하지 않고 보디만 보면 일반 컴팩트 카메라와 다를 것이 없을 정도로 깔끔하다. 배터리 포함 298g으로 비슷한 스펙의 DSLR인 EOS 650D의 575g보다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도 가벼워졌다. EOS – M은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나 DSLR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드 다이얼을 단순화했다. 일반적인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에서나 볼 수 있듯이 모드 다이얼을 ‘장면 인텔리전트 오토’와 수동 촬영 그리고 동영상 촬영의 세 가지 모드로 구분했고 촬영 방식은 터치 LCD를 통해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한결 편리해졌다. 터치 조작만으로 초점을 맞추고 자동으로 촬영까지 되는 ‘터치 셔터’ 기능과 ‘멀티 터치’를 지원해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처럼 손가락으로 화면을 키우고 줄일 수 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칭찬할 만한 점은 캐논의 DSLR 카메라 EOS 650D의 성능을 그대로 가져온 덕분에 압도적인 해상력을 자랑한다는 사실이다. 캐논의 DSLR을 쓰는 사람들은 어댑터만 구입하면 렌즈를 호환할 수 있어 세컨드 카메라로 활용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72만8천원.

    에디터
    조소영
    포토그래퍼
    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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